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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X) 근로자(O)…국립국어원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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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X) 근로자(O)…국립국어원 제정신인가?

92년 자료 내밀었다 망신…심상정 "정신 차리라"

노동절을 하루 앞둔 30일, 국립국어원이 '노동자'라는 단어를 '근로자'로 '순화'해 써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빚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국립국어원은 이날 오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노동자'는 '근로자'로 다듬어 써야 바람직하다"고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 따르면,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1992년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국어순화자료집>에 '노동자'를 '근로자'로 순화해 표현하라고 적시돼 있어 그를 따라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1992년 당시 국립국어원은 '순화'의 근거로 '부정적 의미 내포'를 들었다.

그러나 심상정 의원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국어원은 그 바로 이듬해인 1993년도 <국어순화자료집>부터는 '노동자'를 그대로 써도 무방한 용어로 수정했다.

국어원은 논란이 일자 이날 저녁 다시 트위터를 통해 "'노동자'도 쓸 수 있는 말"이라며 "1993년 '노동자'를 순화 대상어에서 제외한 바 있음을 확인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레시안


심 의원은 "1992년부터 12년이 지난 2014년까지 정부기관인 국립국어원은 '노동자'를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노동에 대한 인식 수준이 그대로 드러난 해프닝"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립국어원, 정신 차려야 (한다)"라며 "바뀐 매뉴얼조차 확인하지 않은 국립국어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어원은 앞서 지난달 '사랑'이란 낱말의 뜻풀이 가운데 연애감정으로서의 사랑의 정의를 이성애 중심주의적으로 바꾸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국어원은 지난 2012년 이 항목을 '어떤 상대의 매력에 끌려 열렬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으로 수정했다가 기독교 단체 등 보수층의 항의를 받고 최근 다시 '남녀 간에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런 일'로 재수정했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한 달도 안돼 연이어 논란을 자초한 국어원에 비판을 쏟아냈다. 한 트위터 이용자(@mana***)는 "국립국어원 트위터관리자님, 당신도 월급 받으면 노동자"라고 비꼬았고, 다른 이용자(@jamon***)도 "사랑에 대한 정의도 후퇴시키질 않나, 노동자를 근로자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질 않나. 왜 이러는가, 정말"이라고 짜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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