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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박근혜, 서방이라면 자리 보전도 확신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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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박근혜, 서방이라면 자리 보전도 확신 못해"

외신, '선장=살인자' 발언에 "부적절" 비난 쏟아져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선장과 일부 선원들이 “살인과도 같은 행태를 저질렀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을 두고 외신들은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비판을 받게 되자 이를 선장 한 명에게 돌리기 위해 “살인”이라는 표현을 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21일 한국판 페이지인 ‘코리아 리얼타임’에 ‘박근혜 대통령이 선원들을 비난한 것은 잘한 일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 대통령이 정부가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선장과 승무원들을 공개석상에서 규탄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트위터에서의 몇몇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문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박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불난 집에 부채질하나? 정부가 잘한 게 뭐가 있는가? 선장은 사고를 일으켰지만, 정부의 대응은 어설펐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한국 전문가라고 불리는 에이단 포스터 카터 씨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지방 선거와 연관시켰다. 그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6.4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선원들을 살인자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증권분석가인 다니엘 핑크스톤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선원에 대해) 그런 식으로 (살인이나 다름 없다) 말했다. 그들이 법정에서 어떻게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 사고 다음날인 지난 17일, 진도 근방 사고 해역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영국 일간지 <가디언> 역시 21일(현지시각)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전하면서 “세월호 침몰은 아주 끔찍한 일이지만, 이를 ‘살인’으로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 1987년 제브류헤에서 여객선이 침몰해 193명이 사망했을 때, 사람들은 “선수문을 닫지 않은 선원을 비난한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를 비난했다”면서 선장과 선원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서방에서는 이러한 국가적 비극에 뒤늦은 대처를 할 경우 지지율은 물론이고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지도자가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어떤 비극적인 사건이든 아이들과 관련된 것은 감정적인 반응을 유발하지만, 세월호의 선원들에게 ‘살인자’라는 딱지를 너무 쉽게 붙이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문화적 차이와 번역의 오류를 고려한다고 해도 박 대통령의 ‘살인자’라는 말은 눈에 띈다”면서 “태만과 두려움 때문에 사상자가 생겼을 때 한 사람에 '살인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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