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동생인 김경희 당 비서가 당과 관련한 주요 직위에서 사실상 물러난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김경희가 북한에서 상영하는 기록영화에서 삭제된 것과 관련해 “북한 기록영화에서 김경희 등장 장면이 편집됐기 때문에 김경희가 당 관련 주요 직위에서 물러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정확히 숙청까지 갔는지 여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건립 업적을 다룬 기록영화 '영원한 태양의 성지로 만대에 빛내이시려'를 방영했다. 이 영화에서 김경희 비서가 나온 장면이 삭제된 채 방영됐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이 기록영화는 지난해 12월 13일 최초 방영 이래 올해 1월 4일, 5일과 2월 16일, 4월 15일 총 5차례 방영됐다”며 “앞에 세 번 방영했을 때는 김경희가 포함됐지만 2월 16일과 4월 15일 방영에서는 김경희가 나오는 장면이 다른 장면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전에도 숙청된 인사가 나오는 장면을 제거하고 다른 장면으로 대체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이번 조치는 북한 내에서 사실상 ‘김경희 흔적 지우기’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 회의 내각 인사를 발표하면서, 김경희가 오랜 기간 관여해왔던 경공업성의 책임자만을 제외하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역시 김경희 지우기의 일환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한편 김경희는 지난해 9월 9일 조선인민내무군 합주단 공연 관람을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하지 않았다. 그가 마지막 대외 활동을 벌인 것은 지난해 12월 14일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장의위원장 명단에 포함된 것이었으나 당시에도 이름만 올린 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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