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해 분신한 허세욱(56) 씨에 대해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좌파들은 그 동안 '우파들에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왜 막장인생인 분이 몸을 던져야 하나"고 독설을 퍼부었다.
허 씨는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인 서울 하얏트호텔 입구에서 전날 분신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최고위원은 "허 씨의 분신은 안타깝다"면서도 "영국군 장교는 앞장섰기 때문에 전사율이 가장 높았다. (좌파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주장했다. 지도급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뒤로 숨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높아지고 있는 한미 FTA 반대여론과 관련해 전 최고위원은 "한미 FTA는 당에 손해가 되더라도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꿋꿋하게 가야 한다"면서 "물꼬는 노무현 대통령이 텄지만 그 완성은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을 도우면서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알아둬야 할 것은 토끼장의 토끼로 사느냐, 풍요로운 초원의 사자로 사느냐의 문제"라면서 "우리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재섭 대표는 "허 씨가 분신을 기도해 중태에 빠져 있다고 한다. 온 국민과 함께 쾌유를 기원한다"면서 "한미 FTA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긴장을 풀지 말고 6월 말 서명시점까지 최선을 다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타결과 비준은 기본적으로 별개의 사안"이라며 "한미 FTA는 글로벌 경쟁시대의 대세다. 보약이 되어야 하지만 독약이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은 협상결과가 통보되는 대로 그 내용을 면밀히 평가해 대응책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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