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와 백령도에 이어 강원도 삼척에서도 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발견됨에 따라 군의 방공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아직 군이 소형 무인기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눈뜬 장님처럼 군이 앉아서 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최근에 출현했기 때문에 우리 군이 (아직은) 그에 대해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위협이 나타났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최근 추락한 무인기들은 전부 군이 아닌 민간인을 통해 발견됐다. 군의 방공망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김대변인은 “북한이 갖고 있는 기존의 4가지 무인기는 다 우리 레이더에 잡히는 것이지만 최근 들어와서 소형 무인기를 북한이 만든 것 같다”며 현재의 레이더망으로는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날 오전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김관진 장관이 “우선 GOP등 전방 지역에서부터 후방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존 전력으로 감시, 탐지, 식별 및 타격에 이르기까지 대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또 소형 무인기가 “앞으로는 엄밀 침투 및 테러목적 등 공격용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지휘관회의에서 김 장관이 ‘방공작전에 흠이 있었다’, ‘실패로 보인다’ 등의 지적을 전혀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새로운 위협이 나타났기 때문에 그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군사작전 및 방공작전 차원에서 대책을 빨리 마련하자는 것을 강조했다”고 답했다.
전날 합동참모본부가 소형 무인기가 북한의 것으로 확정될 경우 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김 대변인은 “일단은 우리 영공에 불법으로 비행체를 침투시킨 것 자체가 정전협정 위반이며 국제협약에도 위반된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강원도에서 약초를 채취하던 주민 3명이 신고한 것으로, 이들은 지난해 10월 야산에 추락한 무인기를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국방부는 이 무인기는 경기도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와 외형이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무인기에 애매한 태도 보여
북한은 무인기 추락과 관련해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7일 발표한 성명에서 “저들의 범죄적인 미사일 개발책동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못하고 그 무슨 무인기 소동을 벌이면서 주의를 딴 데로 돌아가게 해보려고 가소롭게 책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성공에 대해 ‘미사일 개발 책동’으로 규정하고, 남한이 이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무인기로 시선을 돌리려고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5일 북한 전략군 대변인은 남측에서 "난데없는 무인기 사건이 발생했다"며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청와대와 경복궁 일대를 포함한 서울 도심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고 얻어맞고 있는 백령도 상공까지 누비고 유유히 비행했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이런 표현으로 미루어보아 무인기와의 관련성을 간접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태도는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 때와는 다소 다르다. 당시 북한은 진상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도 밝히며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실제 자신들의 무인기가 추락한 것이지만 현시점에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기에는 미사일 발사와 이에 따른 안보리의 언론 성명 발표 등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현 정세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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