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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안철수 식 ‘새정치’, 최대 수혜자는 이건희!"

[정책쟁점 일문일답] "권력에 대한 성찰 없는 '새정치'"

1.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합니다.
⇨ 심 원내대표는 이날 대표연설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기초정당공천제 폐지는 잘못된 특권을 내려놓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책임정치를 포기하는 것"이라 질타했습니다. “새정치가 아니라 반(反)정치”라는 겁니다. 또 그는 과거에 “야권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정당을 제대로 만드는 정도(正道)로 가지 않고, 정당의 책임을 무너뜨리는 포퓰리즘의 길을 걸어왔”는데 이번에 새정치민주연합이 또 그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야당이 약해진 것이 정당의 내면을 단단히 하고 스스로 강해짐으로써 권한과 책임을 다하기보다, 눈앞의 포퓰리즘에 편승해 정당을 약화시켜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 심 원내대표는 기초정당공천제 폐지가 책임정치를 포기하는 것이라 했는데요. 이런 주장, 타당한 것인가요?
⇨ 타당하다고 봅니다.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지방정치가 많이 썩어 있어 부정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기초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정당들은 그들의 부정비리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모든 책임이 개인 책임이 되는 것입니다. 책임정치라는 것은 정당이 공천한 인물이 부정비리에 연루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정당이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하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SNS가 발달해서 어떤 정치인이 부정비리를 저지르면 누리꾼들은 소속 정당부터 검색해 보고, 자신의 정당 선호도에 그 사건을 반영합니다. 그런데 기초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어떻게 될까요? 지방정치에 대한 외부통제가 더욱더 어려워지는 겁니다. 물론 지방토호들은 환호성을 지르겠지만 말입니다.
3. 심 원내대표는 야당이 약해졌고, 또 야당 스스로 정당을 약화시켜왔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런 지적도 타당한 것인가요?
⇨ 타당한 지적입니다. 과거 야당 스스로를 약화시킨 사람들은 ‘열린우리당’ 인사들이었습니다. 정치학자들에 따르면 권력의 본질은 ‘영향력’입니다. 따라서 권력에는 정치권력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권력, 언론권력, 문화권력, 교육권력 등등 권력에도 종류가 아주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재벌 총수들이 휘두르는 경제권력이 엄청나게 큽니다. 재벌 총수들은 막강한 광고주 권력을 활용하여 언론권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위협적입니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은 재벌 총수의 권력이 상상 이상으로 비대한 한국적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정당 약화를 시도했습니다. 하책(下策) 중의 최하책(最下策)이었습니다.

4. 정당 약화의 최대 수혜자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수구파 정치인들과 경제관료들입니다. 열린우리당 인사들은 권력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인식했습니다. 정치권력과 언론권력 정도만을 권력으로 인식한 겁니다. 물론 그들이 공개적으로 정치권력과 언론권력만 권력이라고 밝힌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태를 보면 그들이 권력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인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 그들이 권력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인식한 이유가 뭔가요?
⇨ 경제평론을 하는 사람 중에서 경제학 개론서를 읽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평론을 하는 사람 중에는 정치학 개론서를 읽지 않은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정치학에 대한 기본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 입담만으로 정치평론을 하는 사례도 많고, 정치학에 대한 기본 개념 없이 정치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열린우리당 인사들도 권력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하지 못했고, 권력을 정치권력과 언론권력 정도로만 지나치게 협소하게 인식한 것입니다.

6. 노무현 전 대통령도 권력 내려놓기를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인식했는데요. 이것을 그의 실수로 봐야 하나요?
⇨ 그의 실수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정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지만 실수도 저질렀는데요. 그가 주력한 ‘정보공개 확대와 투명성 확대’는 앞으로도 한국 정치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겁니다. 그러나 권력 내려놓기를 시도한 것은 큰 실수였습니다. 그는 임기 중반에 이렇게 실토한 적이 있습니다. “권력은 자본으로 넘어 갔다.” 임기 초부터 그것을 알았어야 했습니다.

7.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초에 왜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을까요?
⇨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재벌)에 대한 그와 그의 측근들의 사고가 깊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은 그들만의 한계는 아니었습니다. 당시의 진보진영 지식인들 대다수가 그들과 같이 권력에 대해 깊이 사고하지 못했습니다.

8. 권력에 대해 깊이 사고하지 못하면 어떤 부작용이 있나요?
⇨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라는 탁월한 평론가가 있습니다. 진 교수에게는 권력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그에게는 상당한 권력이 있습니다. 즉 그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럼 진보진영은 진 교수에게 어떤 주문을 해야 할까요?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마라고 주문해야 할까요? 진보진영 인사 중에 그런 엉터리 주문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노 전 대통령 주변의 지식인들은 권력을 내려놓으려는 그를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위대한 업적이 될 것이라 우겼습니다. 권력에 대해 깊이 사고하지 못하면 그들과 같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9. 정당이 기득권을 내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건가요?
⇨ 새누리당더러 기득권을 내려 놓으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습니다. 그러나 야당더러 기득권을 내려 놓으라 우기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새정치를 내세운 새정치연합 발기인들의 면면을 보면 이들이 과거 민주당 인사들보다 더 진보적이라거나 더 개혁적이라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새정치는 상대적으로 덜 진보적이고 덜 개혁적인 사람들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서 보다 더 진보적이고 더 개혁적인 사람들을 물러나게 하는 정치를 말하는 것인데요. 이런 정치를 어떻게 새정치라 부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10. 새정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통합 전에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높았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 2002년 대선 때 정몽준 의원도 그와 유사한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에 응하기 직전 정 의원 지지율은 30%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 대다수는 정 의원의 그런 개인적인 생각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정 의원을 지지한 사람들 대다수는 여야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던 사람들(정치보다는 차라리 축구가 더 낫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만, 두 사람이 단일화에 성공하자 대다수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찍었을 뿐인데요. 안철수 대표도 자신의 지지율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두어서는 안됩니다. 안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여야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안 대표에 대한 그들의 정치적 충성도(투표행위에 있어서의 충성도)는 매우 낮습니다. 언뜻 새롭고 신선해 보이는 안 대표가 정치권에 등장하자 일시적으로 기대를 걸었지만, 새로움과 신선함이 사라지면 언제라도 지지 대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란 뜻입니다.

11. 새정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통합 전에 민주당의 지지율이 낮았다는 점에 대해 구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그 주장은 정당하다고 봅니다. 과거 민주당은 무상 복지 등 대대적인 복지확대 공약을 내세웠는데요. 왜 민주당의 지지율이 10% 내외로 추락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그들이 국민들을 속였기 때문입니다. 무상급식을 제외하고 민주당이 내세운 다른 복지확대 공약 중 ‘무상 복지’에 해당하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무상복지 선언을 했습니다. 불필요하게 포장지만 과격하게 색칠한 것입니다. 국민들의 거부감만 자초했습니다. 내용은 온건한데 포장지만 불필요하게 과격한 정책, 이런 정책은 대한민국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무상 복지’보다는 ‘반값 복지’가 훨씬 더 국민정서에 부합하는 복지입니다.

12.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은 핵심 공약으로 무상버스공약을 내놓았다고 하는데요.
⇨ 그 공약에 대해 국민들 중 70% 이상이 반대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우세하자 김 전 교육감은 100% 무상이 아니라고 물러섰다 하는데요. 이미 대국민 설득전략에서 실패한 것입니다. 혹자는 무상버스정책이 신안군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며 수도권에도 그것을 벤치마킹하자고 하는데요. 신안군과 수도권은 버스 수요 사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13. 신안군과 수도권은 버스 수요 사정이 어떻게 다릅니까?
⇨ 한국운수산업연구원의 안종복 박사가 2009년 말에 내놓은 보고서, ‘버스공영화 전면 시행으로 주민 교통편의 증진- 전남 신안군 농어촌버스’에 따르면 시행 전 신안군의 버스 보조금은 5억원이었습니다. 여기에 신안군이 8~9억원을 더 들여서 부분 무상버스를 시행하고 이용객을 늘렸습니다. 안 박사에 따르면 시행 후 버스 이용객이 5배 이상 늘었습니다. 버스이용객 중 75%가 65세 이상 고령층인데 이들에게서 버스요금을 받지 않자 버스이용객이 급증한 것입니다. 경기도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까? 신안군 고령층과 서울-경기도 출퇴근족들은 버스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무상버스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보다 더 정교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14. 야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기초선거 무공천 대응전략에 대해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서명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 이 운동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결과가 나타나야 합니다. 하나는 새누리당이 이 운동에 압박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들이 이 운동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새누리당도, 국민들도 이 운동에 관심이 없습니다.

15. 국민들은 왜 이 운동에 관심이 없나요?
⇨ 주식 투자자들 격언에 이런 게 있습니다. ‘노출된 재료는 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정치에도 이 격언은 유사하게 적용됩니다. ‘노출된 의도는 국민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민들 대다수는 이 운동이 진정성에서 우러나온 운동이 아니라 지방선거 참패를 피해가기 위한 운동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운동의 의도가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이 운동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겁니다.

16. 지방선거 보이콧을 통해 여당을 압박하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그 전략도 성공하려면 두 가지 결과가 나타나야 합니다. 하나는 모든 야당 후보들과 모든 무소속 후보들이 이에 호응해 주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보이콧을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두 가지 모두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칫 보이콧을 선언한 이후 여당이 이를 무시하고, 다른 야당들도 이에 호응하지 않으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진퇴양난의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17.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부 의원들은 기초선거 무공천에 따라 탈당하지 않고도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합니다.
⇨ 그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정당이 기초선거에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 경우 그 소속 당원이 해당 선거구의 후보자(정당소속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경우 정당소속후보자들이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받음을 표방할 수 있도록 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 소속 정당명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무합니다. 겉으로는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하고, 실제로는 정당들의 공천효과가 나타나도록 법을 만드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꼼수’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입니다.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큰 전략은 채택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18. 시민후보 추대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공천권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방안이라고 하는데요.
⇨ 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개적으로 시민사회단체에게 공천권을 넘기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시민사회단체가 받아 공천 원칙을 세우고, 선정된 후보에게 ‘시민후보’의 이름을 부여하는 방안입니다. 그러나 ‘공익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하는 시민단체가 집권을 주요 목표로 하는 정당의 공천을 대행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을 것입니다. 또 시민단체가 야당의 공천권을 대행할 경우 여당은 시민단체들을 향하여 특정 정당의 하수인이라는 공세를 펴며 여론몰이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 시민단체들이 야당을 대신해서 시민후보를 추대하는 경우에도 여전히 특정 번호를 받을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고, 시민후보로 추대된다 하더라도 민주당 정치경력이나 안철수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정치인들에 비해 특별히 차별성을 인정받기도 어렵습니다.

19.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하고, 후보들은 민주당 정치경력이나 안철수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는데 주력하면 유권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텐데요.
⇨ ‘꼼수와 진정성은 반대어’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20.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으로 인한 재앙을 피해갈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정치 개혁안'과 함께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를 동시에 발표하여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국민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비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들의 의정활동비를 현재 수준의 절반으로 낮추는 지방의회 개혁안'을 발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수많은 특권 중 이들의 사익을 보호하는 특권으로 전락한 것들을 반납하는 개혁안도 발표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개혁이 수반되지 않는 새정치는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밥그릇 싸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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