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48명 "한미FTA 졸속협상…비준거부"

[한미FTA 뜯어보기 366]비상시국회의, 反한미FTA 움직임 본격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타결이 임박함에 따라 정치권의 반(反)FTA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국회의원 48명은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비상 시국회의를 열고 "지금처럼 졸속적인 수준으로 협상이 타결된다면 국회 차원의 비준거부 운동과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 및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속한 시일 내에 비상시국회의 대표단을 구성해 모임을 정례화 하는 한편 각 정당 및 그룹별로 참여의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비상시국회의에는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위원장인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 통합신당모임 이종걸 정책위의장,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단 대표, 민생정치모임 천정배 의원, 국민중심당 류근찬 의원, 무소속 임종인 의원 등 정치권 각 세력의 대표급 의원들이 망라돼 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제안문에서 "민생과 서민경제를 위협하고 국가주권을 훼손할 우려가 높은 한미 FTA 협상의 졸속타결이 임박했다"면서 "우리 의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우선 흩어져 있는 힘을 하나로 모아 한미 FTA 졸속타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밀실협상을 통해 국익과 민생이 훼손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실협상은 군사독재 정권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

제안문 발표에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근태 전 의장은 "협상 타결이 기정사실화되면 안 된다.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대로의 협상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이 모두 윈-윈하는 협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오늘은 운명의 마지막 날이다. 이대로 FTA가 졸속 타결된다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에게까지 준 영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밀실협상은 민주주의의 부정이자 군사 독재정권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협상의 내용을 철저히 따져보고 우리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면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단 대표는 "한미 FTA 협상은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미국의 고도의 전략"이라면서 "이미 미국은 평택을 통해 군사적 거점을 마련했다. 이런 면으로 보더라도 한미 FTA 협상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날 비상시국회의 제안문에 서명한 의원 48명.

강기갑, 강창일, 권영길, 김근태, 김낙성, 권오을, 김재윤, 김춘진, 김태홍, 김효석, 김희선, 노회찬, 단병호, 류근찬, 문학진, 손봉숙, 신기남, 신중식, 심상정, 양승조, 우원식, 우윤근, 유선호, 유승희, 이기우, 이계안, 이낙연, 이미경, 이상민, 이인영, 이종걸, 이영순, 임종인, 장향숙, 정봉주, 정성호, 정청래, 제종길, 조배숙, 천영세, 천정배, 최규성, 최재천, 한광원, 현애자, 홍문표, 홍미영(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