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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 어로구역, 전두환도 기획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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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 어로구역, 전두환도 기획했었다

80년대 경제 성장 등 자신감 바탕 실리외교 전환

“서울 평양 간 도로연결, 설악산과 금강산 자유관광 공동지역 개발, 남북 정규방송 자유롭게 청취, 자유로운 공동 어로구역 설정, 자원 공동개발...” 

언뜻 대북 포용정책을 펼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추진됐던 사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위에 열거된 사업들은 모두 전두환 정부 때 계획됐던 것들이다. 손재식 당시 국토통일원 장관은 1982년 2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개 시범 실천사업 제의’를 발표했다. 

당시 전두환 정부가 이처럼 북한에 대한 전향적인 제의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80년대 이후  남한이 경제적 측면을 포함해 전체적인 국력에서 북한보다 우세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6일 외교부가 공개한 제21차 외교문서 중 1982년 5월 당시 외무부에서 보고한 ‘6.23 평화통일 정책 선언과 한국의 외교정책’을 보면 이러한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 

보고서는 “1980년대 남북한 국력 및 외교 상황은 아국(我國)이 질적, 양적 측면에서 월등히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또 “88올림픽 유치와 경제적 발전으로 인한 국민적 자신감이 고취되어 있는 단계”이므로 “모든 면에서 대북한 우위를 진작시켜 나가는 공세적 외교 정책으로 대북 관계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밝혔다. 

대결외교에서 실리 외교로 전환 

한편으로는 전두환 정권 초기 북한과의 대립이 더 이상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있었다. 국가안전기획부는 82년 6월에 보고한 ‘민족화합 외교정책 선언(안)에 대한 검토 의견’에서 “기존 방식에 의한 대북괴 견제외교는 과열외교 경합에 따른 끝없는 국력 소모, 각국의 북괴카드 남용 풍조와 이에 대한 아국의 저자세 외교로 인한 국위 손상”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의 국제 상황을 “명분보다는 국익에 좌우되는 냉혹한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외무부 보고서에는 이런 지적이 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다. 남북이 상대보다 수교 국가를 하나라도 더 늘리겠다는 치열한 외교 경쟁 속에, 전통적인 남한의 우방들이 북한과 수교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남한에 경제적인 혜택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는 “전통적 우방 국가의 대북괴 불수교의 명분 (소위 북한 카드)에 아국이 경제적인 면에서 이용당하게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과의 수교 경쟁, 단독 수교 기반 유지와 북괴의 상주 공관 설치 저지를 위한 외교적 출혈 및 소모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진정한 실리 외교의 추구와 대북 경쟁을 보다 고차원적 차원에서 추구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이렇게 되면 북한과 원조 및 초청, 방문, 외교 공작 등 소모 경쟁을 줄이고 실리 위주에 따라 정상적인 정치, 경제, 문화 협력 관계를 정립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저하게 국익에 맞게 외교를 펼쳐나가면 훨씬 큰 이득이 돌아올 것이라는 계산이다. 한편으로는 그간 북한과 외교 경쟁으로 상당한 출혈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남북한 유엔 가입 문제에 있어서도 전두환 정부는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엔 가입과 관련해 보고서에는 “6천만 민족의 의사가 여하한(어떠한) 형태로든 유엔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유엔 가입 입장을 표명하고, 북한이 유엔 가입신청을 할 경우 이에 대하여 환영하는 아국 입장임을 천명함”이라고 명시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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