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21일 신당의 기초선거 무(無)공천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민주당 일각의 지적에 대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이 민주당과의 '통합 지렛대'였던 만큼,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새정치연합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무공천 재검토에 대한 질문을 받자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서로 어려움을 나눠서 짊어지고 가기로 이미 약속했던 사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새정치비전위원회에서 제안을 해도 이를 받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엔 "김한길 대표와 제가 합의해서 신당 창당이 시작됐고, 그 합의 정신에 입각한 중요한 사안"이라며 독립 기구인 비전위가 제안하더라도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통합 합의 당사자인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정당공천 폐지는 정당과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내려 놓으라는 국민들의 오랜 명령"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권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형태로 무공천 결정을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선 무공천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동영 상임고문이 "기초선거 무공천이 과연 안 의원이 이야기하는 '새 정치'인지 회의적"이라며 물꼬를 텄고, 박지원 의원도 전날 "승리해야 새 정치가 가능하다"며 무공천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당 밖 전문가들로 꾸려진 새정치비전위원회 역시 무공천에 대해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혀, 향후 비전위가 무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당이 이를 거부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위원장은 비전위가 제시하는 정치 혁신안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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