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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 '축' 신장개업… 그런데 뭐하는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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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 '축' 신장개업… 그런데 뭐하는 가게?

[이철희의 이쑤시개] 민주당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

"가게가 새로 생긴다며? 뭐하는 데래?"
"글쎄…. 새로 생기는 건 맞는데, 뭘 파는 곳인지는 모르겠어."

통합 신당 신장개업 발표, 2주가 지났다. 그러나 지지율은 30% 대에 머물러 있다. 3월 첫 주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을 한 자릿수 차로 따라잡으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격차는 다시 두 자릿수로 벌어졌다. 이 같은 지지율 정체는 기대와 달리, 창당이 지지부진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관련 기사 : 통합신당 '컨벤션 효과' 끝…지지율 '주춤')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출연한 민주당 최재천 의원은 13일 "예상보다 일주일 정도 더딘 수준"이라며 "절차적인 부분에서 삐끗해 정치공학적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같이 새 가게(정당)를 만든다는 소문은 났지만, '왜 합쳤는지' '어떤 물건을 팔 건지' 등 이유와 목표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쑤시개> 진행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과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는 야권이 유일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에 맞서 '뭉쳐야 산다'는데 동의하며 통합 신당 창당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당은 '민주 대 반민주'와 같은 과거 프레임에서 벗어나 먹고사는 문제 즉, '복지'를 전면에 내세운 수권 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팟캐스트 바로 듣기)

▲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신당추진단 분과위원장단 합동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 안철수' 구도에 '복지'를 붙여라!

이철희 소장은 야권의 통합 논의 배경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꼽았다. '선거의 여왕' 박 대통령이 당내 중진을 대거 차출하며 총 동원령을 내리는 등 6.4 지방선거를 시끄러운 정치 선거로 만든 것이 야권의 결집을 불렀다는 것이다.

이로써 구도는 '박근혜 대 야권' 또는 '박근혜 대 안철수'로 바뀌었다. 그러나 전선이 인물 대결로 형성되면, 패자 쪽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야권은 왕창 망할 수 있다". 지금처럼 절차에 발목이 잡혀 유권자 설득에 실패, 외면까지 당한다면 신당의 운명은 '도로 민주당'이 될 수도 있다.

최재천 의원도 창당 발표문 내용대로 새 정치와 민생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처음부터 무엇을 위한 민생 중심주의인지 제시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보다 정책적 수렴도가 높은 경제민주화나 기초연금법을 포함한 복지 정책을 통합의 명분으로 부각했어야 한다는 문제 인식이다.

이철희 소장은 "지금 통합 신당은 투 트랙(two track)으로 가야 한다. 절차를 밟는 한 트랙과 지방선거 전략과 전체 동력을 가져가는 또 한 트랙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번 선거가 '복지'를 가지고 전선이 형성된다면 야권이 분리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동시에 "삶의 문제로 새누리당과의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내라"고 강조했다.

김윤철 교수와 이종훈 평론가도 같은 의견이었다. 특히 기초연금법과 관련해 집권여당의 '불효자 정당' 공세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득하위 100%와 70%를 문제 삼아 20만 원을 주네, 마네' 하는 싸움이 길어질수록 야권에 부정적이라는 판단이다. 대신 "우리가 대선에서 졌기 때문에 더 좋은 안(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 원 일괄 지급)을 실행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겨야겠다"라며 유권자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라고 귀띔했다.

고장 난 레코드 '민주 대 반민주', 언제까지?

최재천 의원은 지방선거와 신당 창당 전략으로 '민생'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조언에 공감하면서도 민주당 내 만연해 있는 '민주 대 반민주' 인식의 한계를 토로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이나 검찰의 정치 공작에 대해 끊임없이 싸우면서 대통령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게 민주당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철희 소장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 대 반민주' 세력을 견제할 수 있는 '복지' 세력이 형성됐어야 한다며 "국회의원이나 당 관련자로 지난 시대를 경영한 사람들을 몰아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 시대도 시원치 않게 한 사람들이 복지 시대도 우리가 주도하겠다고 하니까" 대중의 신뢰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김윤철 교수도 "그게 새 정치다"라고 호응하며, 민주당이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인재 영입과 대중 설득에 무관심했다고 비난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도 중요한 문제지만, 현재는 우리가 목표로 한 경제민주화를 중심으로 가겠다'와 같은 정치적 과정이 없었으며 안철수 의원이 제시한 새 정치를 풍부하게 하는 논의도 없었다는 것. 김윤철 교수는 "한 마디로 민주당은 정치를 안 했다"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모순의 대안으로 이철희 소장은 리더십을 강조했다. '통합'이라는 통 큰 결단을 내린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에게도 "리더로서의 자격 이상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며 통합에만 초점을 맞춘 에이전트 노릇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재천 의원은 "이철희 소장이 번역한 샤츠슈나이더의 책<민주주의의 정당적 기초>(페이퍼로드 펴냄)에서 '정당은 리더십이 사라진 곳에 관료주의가 판을 친다'고 했다"며 "민주당은 지금 '정당 관료주의'에 젖어 버렸다. 새로운 리더십, 즉 머리가 커져야 하는데 몸만 커졌다"라고 자체 평가했다.

결국 지방선거는 통합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얻은 야권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야권 후보들 간의 경쟁이 정책을 중심으로 한 차기 리더들의 싸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철 교수는 이번 선거가 "차기 대선을 향한 야권 재편의 정수가 될 것"이라며 "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해 하나의 빅 리그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원순·안희정·노회찬 등 정당과 이념, 계파에 상관없이 야권의 유력 인사들이 겨루는 장이 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야권의 수권 의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철희 소장 역시 "지방선거가 끝나면 전면적으로 리더십 경쟁에 들어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이기는 사람이 실제 야권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지분을 가진다고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종훈 평론가는 "정당 흐름 상 새누리당은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내려오는 것밖에 없다. 반면, 통합 신당은 올라가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야권은 선거가 없는 2년 동안 국민들이 보기에 선거보다 더 재미있는 박 터지는 싸움을 벌여야 한다. 지도자 경쟁, 리더 경쟁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근혜, 국무회의 때 빨간 잠바 입고 나올 것"

최재천 : 지방선거 이후 새누리당의 모습이 궁금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세가 없는 선거다. 절대적 리더가 없는 상태에서 지방선거가 끝나면 분열이 가시화될 것이다.

이철희 : 박 대통령, 매일 유세 하고 있지 않나.

김윤철 : 조만간 국무회의 때 빨간 잠바 입고 나올 것이다.

이철희 : 요즘 용어 격하더라.

김윤철 : '불타는 애국심' 같은 말은 경기동부가 많이 쓰는 건데….

최재천 : 원수, 암 덩어리, 쳐부수어야 할 등 센 단어를 많이 쓰고 있다.

이종훈 : 북한 말을 그대로 받은 줄 알았다.

김윤철 : 아, '통일 대박'이라고 하더니 그래서 자꾸 북한 용어를 쓰나?

이철희 : 그런 건 다음 주 <이쑤시개>에 출연할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온다. 이런 건 또 노 전 대표 전공이다.

▲ 3월 13일 <이철희의 이쑤시개> 녹음 현장. 왼쪽부터 최재천 의원, 김윤철 교수, 이철희 소장, 이종훈 평론가. Ⓒ프레시안(최형락)

*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3003번(정보이용료 1000원)으로 응원 또는 의견을 보내주세요. 여러분이 보낸 문자는 일주일 단위로 기사 및 방송에 소개됩니다.

정보이용료 1000원이 부과되는 #3003번 문자는 SKT, KT, LG U+ 통신사 이용자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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