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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직접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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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직접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 맡는다

통일 문제 주도권 의지 표명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를 목표로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한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의 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결정했다. 박 대통령과 함께 위원회를 이끌어갈 부위원장에는 정부 내 장관급 인사와 민간 인사 각 한 명씩을 두기로 했다.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14일 오전 브리핑을 갖고 통준위의 구성 및 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주 수석은 “준비위의 위원장은 대통령으로 하고 위원장을 포함한 50인 이내의 정부 및 민간 위원으로 구성할 것이며 정부 및 민간에서 각각 한 명씩 두 명의 부위원장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수석은 이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둘 예정”이라며 “준비위의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부위원장과 각 분과위원장으로 구성된 기획운영단을 두며 통일 준비 과정에 있어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필요한 자문단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준위 구성 안에 대해 “청와대, 통일부 등 관계부처 간 충분하고 심도 깊은 협의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 통일준비위원회 조직도.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아래 2명의 부위원장과 기획운영단, 분과위원회, 사무국 등을 둘 예정이다. ⓒ통일부

통준위는 주로 통일 과제와 관련한 연구 및 사회적 공감대 확산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 수석은 “준비위는 앞으로 통일준비를 위한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제반 분야별 통일준비과제를 발굴, 연구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통일에 대한 세대 간 인식 통합과 사회적 합의를 촉진하고 정부기관, 사회단체 연구기관 간 협력을 통해 통일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기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위원회 기구의 위원장을 대통령이 직접 맡는 것이 이례적인 일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이 지난 1월 6일 신년 기자회견부터 “통일은 대박”이라며 통일을 사회적 담론으로 이끌어낸 만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통일 담론 확산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만드는 과정에서 협의한 끝에 통일 문제의 성격이라든가 중요성, 국민적 관심을 봤을 때 대통령이 맡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다른 위원회 같은 경우에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올해 1월에 설치된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장도 대통령이고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도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며 이번 일이 특이한 사례가 아님을 강조했다.

통준위 부위원장, 어느 부처가 맡게 되나

통준위 위원장을 대통령이 직접 맡게 되면서 사실상 통준위를 이끌어가게 될 부위원장에 어느 부처 장관이 임명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준위에는 기획재정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다양한 부처의 장관이 정부위원으로 참여하게 되는데, 부위원장이 사실상 이들 정부위원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어느 부처 장관이 부위원장을 맡느냐에 따라 통준위의 성격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통준위 부위원장을 맡게 되느냐는 질문에 통일부 당국자는 “지금 현재 어느 부처 장관이 부위원장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많이 앞서나가는 것”이라며 “일단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령이 확정되고 나서 인선에 들어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통준위가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할 권한이 있는 기구는 아니지만, 통일 문제를 다루는 대통령 직속 기구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무게감은 적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정부 부처 내에서 이미 통일 문제를 다루고 있는 주무 부처인 통일부 장관이 부위원장을 맡는 것이 향후 통일 준비를 하는 데 있어 적절하지 않겠느냐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 역시 “위원회에서의 내용이 정책에 효과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통일부 장관이 부위원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이렇게 되면 통일부 장관이 상대적으로 위상이 높아져 대북 협상력도 커지게 되고, 이는 향후 남북 당국 간 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국방부나 국정원을 비롯해 정보안보 부처의 장이 부위원장을 맡을 경우 사실상 북한의 붕괴를 상정하고 흡수통일을 준비하는 위원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비해 통일을 준비하자는 인식이 통준위에 투영돼 자칫 통준위가 건설적인 통일 준비가 아닌, 북한을 자극하기만 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통준위가 연구 기관으로 규정되면서 기존에 대통령에게 통일정책 전반에 대한 자문·건의 기능을 담당했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그 기능이 겹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민주평통은 헌법기구고 통준위는 일종의 민간 협의 기구”라며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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