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12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무상 대중교통 실현'을 핵심 복지 정책으로 제시했다. 교육감 시절 무상급식 확대에 주력했던 '김상곤표 복지'가 이번엔 버스 공영제를 통한 무상 대중교통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김 전 교육감은 이날 경기도의회와 국회에서 잇따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버스 완전 공영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해 무상 대중교통의 첫 걸음을 떼겠다"고 밝혔다.
그는 "5년 전 무상급식을 시작할 때 많은 우려가 있었고 심지어 비웃기까지 했지만, 무상급식은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져나갔다"면서 "이제 보편적 복지는 시대정신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지사가 되면 최우선적으로 복지를 강화하겠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살펴 복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없애고, 위기에 처한 분들의 삶을 절망에 구출하겠다"고 했다.
재원 조달 우려에 대해선 "복지는 어려울 때 필요한 것"이라며 "복지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문제"라고 했다.
핵심 복지 과제로는 무상 대중교통 실현과 함께 '책임 의료 체계 구축'을 내걸었다. 김 전 교육감은 "치매로 고통받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해 단 한 명도 외면 당하지 않는 책임 의료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역시 경기지사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원혜영 의원의 버스공영제 공약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엔 "대동소이하며, 선진국에서도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정책의 내용에 대해선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김 전 교육감은 주요 공약으로 △혁신대학 네트워크 구축 △교육전원도시 건설 △공공기관 비정규직 고용 및 근로조건 개선 △저임금근로자의 생활 개선을 위한 생활임금조례 추진 △영세상인 및 재래시장 협동조합과 상인회 지원 △산업단지 및 사무실 밀집 지역에 공공보육 시설 확충 △개성공단-경기북부 산업벨트 조성 △경원선(의정부-원산) 개발 등을 제시했다.
재선 교육감에서 정치인으로의 첫 발을 뗀 김 전 교육감은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1년 동안 우리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국민을 외면하는 권력 통치가 이 나라 정치를 마비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제민주화 공약 파기와 양극화 심화를 언급하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저들의 거짓말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상곤 회견장 나타난 김영선 "나도 질문하겠다"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김 전 교육감의 출마 기자회견에는 역시 경기지사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김영선 전 의원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로고가 새겨진 붉은 점퍼를 입고 등장한 김 전 의원은 김 전 교육감과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에 "나도 질문 하나 하겠다"며 사회자에 질문권을 요청했다.
이에 사회자와 참석자들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니 양해해 달라"며 제지했지만, 김 전 의원은 이후에도 "공개된 석상인 만큼 공개 질의를 하겠다"고 발언권을 거듭 요청해 김 전 교육감 측 지지자들로부터 "예의가 없다"는 야유를 듣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김상곤 전 교육감은 김 전 의원을 먼저 찾아 악수를 건네며 "기자회견이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김 전 교육감의 출마 회견이 끝난 뒤 같은 장소에서 예정된 자신의 기자회견을 위해 브리핑룸을 찾았다가 김 전 교육감의 회견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