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표결처리"…"주택법처리 약속부터"

3월국회 진통 예상, 한나라 '단독소집'에 반발

2월 임시국회에 이어 3월 임시국회도 사립학교법, 주택법 개정 등 쟁점을 둘러싼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한나라당은 12일부터 한 달 간의 일정으로 3월 국회를 소집할 것을 요구해 이날 정식으로 임시국회가 소집되긴 했지만, 열린우리당이 주택법 등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약속이 우선이라며 국회 소집에 불응해 임시국회는 유회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교섭단체 간에 의사일정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통합신당 준비모임,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들도 한나라당의 독자적 국회소집에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 "우리당,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정치"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은 지난 2월 국회에서 주택법 처리를 빌미로 국회를 파행시켰다"면서 "열린우리당은 이제는 국회를 아예 열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돌아와야 국회를 열 수 있다는 열린우리당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다"면서 "한 입을 갖고 두 말을 하는 정치로 국회가 공전되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은 당초 임 의장의 해외순방이 끝난 뒤인 20일 께 임시국회를 소집하자고 제안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도 "오늘 당장 국회가 열리지 않더라도 앞으로 2~3일 동안 열린우리당이나 제3교섭단체의 뜻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3월 국회에서 사학법 표결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당 "민생법안 처리 약속부터"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은 2월 국회가 끝나기 전부터 수석부대표 회담을 통해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3월 국회를 열자고 누차 제안했지만 한나라당은 일체 대화에 응하지 않다가 갑자기 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으로 냈다"면서 "이는 과거 한나라당의 뿌리인 독재정당에서 나온 '나를 따르라'는 식의 처신"이라고 맹비난했다.
    
    장 원내대표는 "우리당은 민생입법의 최우선 처리에 한나라당이 동의하고, 통합신당파 등 다른 야당도 동의한다면 민생국회를 즉각 소집해 민생입법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면서 "국회의 실상을 놓고 한나라당과 맞장 무한토론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통합신당 준비모임의 최용규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독선적이고 정략적 행태로 인해 국민의 무서운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 "한나라 정치적 의도"…민노 "사학법에 또다시 발목 잡힐 것"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들도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3월 국회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임시국회를 소집해 민생법안을 처리하자는 데 대해선 반대할 이유가 없고 국회를 열자는 데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한나라당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갖고 국회를 소집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의총을 소집해 당의 입장을 다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이영순 공보부대표는 "주택법 개정안만 다루는 임시국회라면 응하겠지만 한나라당이 제안한 방식대로라면 또 다시 사학법에 발목이 잡힐 것인 만큼 국회를 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원내 수석부대표 간 접촉을 통해 의사일정과 원구성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회담에서 우리당은 한나라당 측에 "주택법 등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한다"는 점을 문서로 확약할 것을,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서 표결 처리하는 데 합의하라"고 각각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