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으로부터 수 차례 영입 제안을 받았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부산시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뜻을 고수했다.
오 전 장관은 이날 문화방송(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부산시민들이 제게 바라는 최선의 선택이 무소속 시민 후보로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방선거 출마가 거론되어온 오 전 장관은 안철수 위원장의 수 차례에 걸친 제안에도 야권을 아우른 '통 큰 연대'를 고집하며 새정치연합행(行)을 거부했다.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통합 선언 이후 통합 신당 합류가 점쳐졌지만, 지난 5일 무소속으로 예비 후보에 등록하며 신당 합류에도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에 대해 오 전 장관은 "이번에 제가 출마하게 된 것도 시민들이 기성정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정당이 아닌 인물을 선택해보자라는 희망이 저로 하여금 분출된 것"이라며 "따라서 처음부터 저는 '통 큰 연대'라는 것을 만들어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당 소속으로 시장에 당선된 분이라고 할지라도 일단 시장이 된 순간부터는 탈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저에게 굳이 당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부산당'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싶은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통합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통합 신당만으로는 부산시민의 뜻을 수렴하기에는 부족하다"며 "그래서 시민사회단체와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많은 분들까지도 통 큰 연대에 포함시켜 부산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도록 하는 모양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간보기 정치' 비판도…'신당行 줄타기'는 이제 끝?
당선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는 오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선언으로 통합 신당의 부산 선거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무소속 출마를 주장하면서도 통합신당 합류에 대해 모호한 여지를 남겨온 오 전 장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간보기 정치'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자신의 지지율만 믿고 뚜렷한 입장 표명을 미루며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 전 장관은 지난 3일 서울에서 안철수 의원과 회동한 뒤 "중앙에서 정당과 정당이 연대했다고 지방에서도 그 틀을 그대로 갖고 간다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당 합류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도 "앞으로 (안 위원장과) 의미 있는 대화, 만남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이날 회동 후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통합신당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무소속 시민 후보의 위상을 지켜나가겠다"면서도 "무소속 후보의 한계를 잘 알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새로운 선택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신당행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때문에 오 전 장관이 지지율 추이에 따라 신당에 합류하거나 아예 무소속으로 남아 신당의 외곽 지원을 요구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무소속 후보로 민주당의 측면 지원을 받아 당선된 김두관 전 경남지사나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을 선언하며 새누리당과의 1대1 구도를 구축한데다 정의당의 경우 일부 지역에선 후보를 아예 내지 않으며 '야권 단결' 요구에 부응하는 마당에, 오 전 장관의 '무소속 시민 후보' 요구가 야권에 관철될 가능성과 명분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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