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둘러싼 유시민 복지부 장관과 박명재 행자부 장관의 신경전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 달 말 공무원연금개혁안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의 박 장관과 '국민연금개혁안보다 먼저 처리되야 한다'는 지론의 유 장관 사이에 국무회의 석상의 언쟁, 언론 보도 등으로 표출됐던 의견 충돌이 물밑으로 가라앉았다가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 유 장관이 "내가 국회로 돌아가 의원자격으로라도 입법안을 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는데 대해 박 장관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으며 직격탄을 날렸다.
유시민-박명재, 같은 시간 다른 방송에 출연해 다른 소리
박 장관은 27일 SBS라디오 <김신명숙의 전망대>에 출연해 '공무원 노조와 교섭으로 연금개혁안을 만드는 것은 50년 걸려도 안 된다'는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해 "그건 (유 장관) 본인이 잘 모르고 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또한 '유 장관은 국회에 돌아가면 의원으로서 자기라도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 내겠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건 뭐 국회 가면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고 지금은 공무인 입장이니까 현재는 공무원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교롭게도 유 장관은 같은 시간 KBS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 장관은 "공무원 연금과 국민연금은 앞 뒤 선후가 있는 건 아니다"면서도 "공무원 연금은 국민 연금의 일부분이고 그래서 국민연금이 통과되는 것을 보게 되면 저희들이 (공무원 연금개혁에서) 급물살을 탈 수가 있겠다"고 '공무원 연금 개혁은 국민 연금 개혁 이후'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열린우리당을 맹렬히 비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 장관은 "여러 가지 정치적 견해도 다를 수 있다"면서도 "요즘 여당이 중심도 없고 책임성도 결여돼 공감대 형성이 낮다"고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 지연에 대해 우리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한나라당이 협의에 응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선 "아마도 중요한 법안이기 때문이고 아직도 시기가 있기 때문에 협의해 잘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만약 2월 임시국회에서 (국민연금개혁안) 처리가 어려우면 4월 국회도 있는 만큼 개혁입법이 잘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여 마음이 급한 유 장관과는 역시 대조적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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