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불씨 다시 살리나

남북, 14일 오전 판문점에서 고위급 회담 속개하기로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남북이 14일 판문점에서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 이번 만남이 이산가족 상봉 성사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오늘 12시 북측은 통지문을 통해 오늘 오후 3시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접촉을 속개하자고 제의해왔다”며 “우리 측은 고위급 접촉 속개에 동의하면서 내일 10시에 만나자고 수정 제의했고 북한이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속개’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지난 12일 있었던 회담에서 남북이 종결회의 없이 회담을 끝냈기 때문이다. 양측은 이날 이례적으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회담을 끝냈고 회담 대표단은 인사도 없이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지난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인 만큼 14일 회담은 이와 관련된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은 24일 시작될 한미 연합 군사훈련 '키리졸브'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없다고 못 박았고 남측은 훈련을 연기할 수 없으며 25일까지 이어지는 상봉은 합의된 사항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남북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며 어떤 합의도 내지 못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오는 20일 계획된 상봉이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 북측의 제의로 이산가족 상봉 성사의 가능성이 다시 열리게 됐다. 14일 다시 마주앉은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 성사라는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