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남북, 이산가족 제물로 기싸움 하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남북, 이산가족 제물로 기싸움 하나

北 "훈련과 상봉 같이 할 수 없다" VS 南 "훈련 연기 못한다"

지난 12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기간에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남한의 입장이 팽팽하게 부딪히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남북이 서로 각자의 ‘원칙’만 내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군사훈련 기간 중에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할 수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산가족 상봉이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KR)가 24일에 시작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24, 25일에는 상봉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에 정부는 인도적 문제와 정치·군사적인 문제를 연계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다. 이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에도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더 이상 연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군사훈련과 이산가족 상봉을 같이할 수 없다고 못 박은 만큼, 설사 20일부터 열리는 상봉이 시작되더라도 23일부터 시작되는 후반기 상봉은 취소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북한이 매체를 통해 입장을 전달하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기 위한 선발대는 예정대로 15일 금강산 현지로 떠난다. 이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명확한 것이 없기 때문에 당초 예정됐던 선발대는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강산에는 남한의 제설차량을 비롯해 지원 인력 70여 명이 상봉 준비를 위해 현지 체류 중이다.

양보 없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끝내 무산되나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훈련의 일정을 두고 서로의 원칙만 강조함에 따라 상봉이 무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협상을 해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원칙을 상대에게 관철하려고만 하는 ‘기싸움’에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이 바람 앞에 촛불 신세가 된 것이다.

북한이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이틀만 연기하라는 것인데 그 정도는 받아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통일부 당국자는 “원칙적으로 상봉과 훈련을 연계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일단 한 번 미루면 그 다음 일을 예상할 수 없다”며 훈련 연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북한이 24, 25일에 상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면 전반기 상봉은 추진하고 후반기 상봉은 연기하는 방식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당국자는 “예정됐던 상봉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일정 부분만 상봉을 하는 방식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북한 역시 한미 군사 훈련을 중단하라는 자신들의 원칙에 입각해 훈련기간 중에는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없다는 경직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지난 1월 24일 밝힌 공개서한에서 북한은 최고사령관, 즉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특명을 받았다고 밝혔다”며 “북한의 회담 대표단이 한미 훈련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굽히면서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있다고 밝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