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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 "공급확대에만 치우친 1.31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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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시민단체들 "공급확대에만 치우친 1.31 대책"

참여연대-경실련, '비판적 논평' 발표

임대주택을 2017년까지 모두 340만 가구를 공급해 전체 주택에서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20%까지 올리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1.31 부동산 대책에 대해 정부의 대책을 꾸준히 감시해 온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경실련이 1일 논평을 내놨다.
  
  이들 두 단체는 일정한 온도차를 보이면서도 이번에도 1.31 대책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번 대책이 임대주택 공급량에만 무게가 실리면서 관리 대책 등 함께 고려돼야 할 주요한 정책들이 빠져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참여연대 "임대주택 공급계획 마련에만 급급"
  
  먼저 참여연대는 정부가 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키로 한 대목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양적 공급에만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고려하지 못했고, 예정 입주자들의 소득 수준에 비해 높게 책정된 임대료를 대표적인 문제로 꼽았다.
  
  이들은 논평에서 "공공임대주택을 340만 가구까지 이르게 한다는 정책은 반드시 실현되여야 한다"면서도 "이번 정책 역시 양적 공급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임대주택에 거주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은 빈곤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도시개발은 대중교통망의 연결, 공원·문화시설 등 기반시설의 마련, 초·중·고교 설립을 통한 교육보장과 기업시설 유치를 통한 고용망 연계 등과 같이 종합적인 기능을 갖추도록 시간을 두고 진행돼야 한다"며 임대주택 공급과 함께 입주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반시설 마련을 강조했다.
  
  이들은 또 "4000만 원이 넘기도 하는 임대보증금과 월 40만~50만 원에 달하는 임대료가 부담스러워서 국민임대주택에 입주를 포기하는 저소득층이 늘고 있다"면서 "주거안정이라는 임대주택공급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입주하는 주민들의 소득수준을 감안한 임대료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임대주택펀드 등에서 재원을 조달해 올해부터 2017년까지 매년 5만 가구씩 총 50만 가구를 공급할 예정인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의 경우 월 임대료(공과금, 관리비 제외)만 52만1000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실련 "질 나쁜 임대주택 개선없이 공급만 하자고?"
  
  경실련은 먼저 이번 대책에서 임대주택에 대한 관리방안이 누락된 것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그동안 임대주택에는 관리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저소득층, 무능력한 계층이 싼 값에 사는 곳으로 여겨지고 기피하는 주택으로 인식됐다"며 "쾌적한 주거여건을 유지하도록 하는 관리 방안이 있어야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임대주택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중소득 이하 국민들에게 저렴하게 살 아파트만 지어주겠다는 것은 정부 정책자들의 오만함"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정부가 340만 가구의 공급대책을 내놓으면서도 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정부가 임대주택펀드를 조성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국고채수익률+α의 수익률을 보장해주기로 한 데 대해 "결국 사업시행자는 수익을 내기 위해 현재처럼 원가를 부풀려 국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것도 아니라면 혈세인 막대한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일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은 이들 두 단체들의 논평 전문이다.
  
  ▶ 경실련 논평
  
  "공공주택에 대한 철학과 근본적인 확충방안도 없는 개발정책으로 서민들을 두 번 울리지 마라"
  
  정부는 31일 당정간 협의를 거쳐 '2017년까지 총340만채의 장기임대주택공급, 건설재원 마련을 위한 임대주택 펀드 조성, 분양주택 공급확대를 위한 택지개발 규제완화 및 공공부문 역할 강화, 서민주거 금융비용 지원확대, 주택바우처 제도 도입'을 주용 내용으로 하는 '주택시장안정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공공부문 역할강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정부는 그동안 발표된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제도적 기반의 정착과 성과를 기대한다며 이제는 부동산 정책의 중점을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복지 향상으로 나가야 한다고 하였다. 경실련은 정부가 밝힌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인식에 전혀 동의하지 않으며, 1.31대책이 근본적으로 주택문제를 해결할 방안과 의지도 없으면서 서민들을 위한다는 명분에 집착하여 서둘러서 발표된 허점투성이 선심정책이라고 평가한다.
  
  첫째, 그동안 경실련과 시민들이 참여정부 이후 지속된 집값폭등에 대한 해법으로 요구해 온 근본대책들이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다.
  
  국민땅을 강제수용해서 추진하는 신도시에서 공동주택지는 민간에 매각하지 말고 모두 공영개발하여 공공주택으로 확충하라는 것, 소비자를 위한 후분양제를 즉각 이행하라는 것, 주택분양가격의 투명화를 위해 공공은 물론 민간까지 현행법에 있는 약 60개 항목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이를 계약서에 첨부시켜 소비자들의 법적인 권리를 보호하라는 것과 같은 요구는 언급도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투기근절과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근본대책도 제시되지 않은 채 임대주택의 양적확충만 언급하는 것이 정부가 근본적으로 서민주거불안을 해결하려는 의지도 없다는 것을 선언한 것과 같다고 본다. 1.31대책은 2017년까지 주택건설 물량을 대량으로 발주하려는 부동산개발정부의 선심정책일 뿐이다.
  
  둘째, 임대주택의 관리체계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
  
  대책에는 공급만 있고 지은 주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없다. 그동안 우리 정부의 주택정책은 소유(분양)위주이다 보니 임대주택은 잘 짓지도 않았을 뿐 만 아니라 관리계획도 없었다. 때문에 임대주택은 저소득층, 무능력한 계층이 싼값에 사는 곳으로 여겨지고 기피하는 주택으로 인식되어 왔다. 따라서 주택이 소유를 통한 자산증식 수단이 아니라 주거를 위한 공간이라는 인식전환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집을 잘 짓는 것과 함께 쾌적한 주거여건을 유지하도록 관리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럴 때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장기임대주택사업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중소득 이하 국민들에게 저렴하게 살 아파트만 지어 주겠다는 것은 정부 정책자들의 오만함이다.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정부가 340만채의 공급대책을 발표하면서 관리대책을 내놓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한심한 정책이다.
  
  셋째, 건설재원 마련도 불투명하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2007부터 2019년까지 약 연평균 7조원 수준의 재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정부가 국민연금, 우체국, 농협 등 장기투자성 자금운용기관으로부터 융자를 받아 재원을 마련하다고 한다. 그러나 주택사업의 투자는 투자자가 판단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정부가 섣부른 정책에 투자자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 '국고채수익률+∝'까지 보장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펀드자금은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 주택공사, 지자체에 출자하여 주택을 건설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사업시행자는 투자이익을 내기위해 현재처럼 원가를 부풀려 고분양가를 책정하여 국민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것밖에 없다. 그것도 아니라면 혈세인 국가재정으로 투자자의 손실을 보장해줘야 하는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펀드는 정부가 무리한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엄격한 기준과 평가없이 장기투자성 자금을 끌어다 쓰고 손해나면 재정으로 보장해 주겠다는 처음부터 잘못된 시각에서 시작된 것이다.
  
  넷째, 공공부문의 역할 강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 또한 허점투성이 이다.
  
  국가가 공인하는 부동산개발사업체인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그동안 땅장사와 집장사로 국민들을 상대로 수익사업에 몰두하여 공공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수없이 받아왔다. 그럼에도 1.31대책에서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역할을 여전히 분양주택공급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을 뿐 공공주택 확충과 관리 등 공공부문을 정상화하기위한 언급은 없다. 또한 이제는 토지공사도 택지개발을 넘어서 주택사업까지 참여시키려고 한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으로 공기업의 존립목적, 업무 범위, 인력자원, 경영의 효율성 등에 대한 평가없이 일감만 안겨준다면, 이는 필시 공기업의 인력 충원의 근거로 활용되어 같은 사업을 중복적으로 담당하는 공룡을 만들 것 이다.
  
  따라서 장기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건설하고 관리하려면 공공주택의 건설뿐 만 아니라 공급, 유지, 관리를 위한 정부의 '공공주택원스톱서비스'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고, 경실련은 이의 대안으로 '주택청' 신설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주택청은 토지공사(토지신탁)와 주택공사(뉴하우징), 국민주택기금, 주택금융공사, 그리고 건교부의 주택정책 및 계획 기능까지 포괄해야하며, 민간영역을 제외한 정부의 주거지원이 필요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서비스하는 기관으로 되어야하며, 공공주택 확충방안에는 이러한 주택정책 전담기구의 전면적인 개혁방안도 함께 제시되었어야 했다.
  
  다섯째, 공공택지의 민간판매 금지와 개발이익환수장치 마련이 전제되지 않는 공공주택 확충은 실현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진행된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사업도 당초 목표인 연간 10만호 건립계획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유는 재원이나 택지확보의 어려움, 슬럼화를 우려한 지자체 반발 등 때문이다. 특히 강제수용한 신도시내 공동주택지의 절반이상을 민간에 매각하거나 분양주택으로 할애하는 것을 고집하면서 한편으로 그린벨트를 파괴해 택지를 확보하는 방식에 대한 전면개선없이는 260만호는 커녕 기존 100만호 국민임대주택 건설도 불가능하다. 재원마련을 위해 국민연기금 등을 활용하겠다는 것도 자칫 국민연기금 부실우려 논란만 부추기면서 현실적으로 이행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이미 정부가 추진하는 신도시 개발사업에서 수조원의 개발이익이 발생하고 있지만 개발이익환수장치 미비로 제대로 환수되지 못한 채 공기업, 건설업자와 투기꾼이 나눠먹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국민연기금을 활용하기 이전에 막대한 개발이익을 공공주택 확충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발이익 환수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여섯째, 택지개발사업에 대한 민간참여 허용은 민간건설업자에 대한 특혜일 뿐이다.
  
  정부는 임대주택 확충과 함께 분양주택 공급확대를 위한 대책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공공이 주도해왔던 택지개발사업을 민간·공공이 공동개발할 수 있도록 택촉법을 연내 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강제수용권까지 민간에게 부여하겠다는 것으로 명백한 특혜이다. 지금까지 택지개발사업은 국민땅을 강제수용하는 특권을 토주공 등 공기업에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업과 건설업자만 개발폭리를 독점하였을 뿐 국민들에게는 고분양가와 집값폭등만 안겨주면서 공공성을 크게 상실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택지개발사업의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는 전면적인 택촉법 개혁없이 강제수용권을 민간건설업자에게 까지 허용하겠다면 정부가 나서 국민의 재산권과 주거권은 뒷전인 채 건설업체 폭리만 보장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일곱째, 공공주택 확충방안의 목표도 꿰맞추기이다.
  
  정부가 발표한 총 340만채 중 현재 계획된 물량외에 실질적 증가는 155만채이다. 그러나 이중 비축용 장기임대주택 50만호는 10년후에는 순차적으로 매각하도록 하여 실질적인 임대주택이 아닌 10년짜리 무늬만 임대주택이다. 최소한 장기임대주택은 현행법에 있는 국민임대주택의 임대기간인 30년으로 해야 임대주택으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5년 민간임대사업을 10년 임대로 유도하겠다는 것도 최근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아 공급한 민간임대아파트의 부도사태로 저소득층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스럽다. 정부가 발표한 260만호 장기임대주택 공급 방안은 그동안 시민들이 요구해왔던 선진국수준인 공공주택 20% 확보라는 숫자에 꿰맞추기 위한 포장술이다.
  
  참여정부가 경기부양에 부동산정책을 동원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지난 30일 노무현대통령이 지방언론사편집국장과의 오찬에서 '지방경기활성화를 위한 11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고, 연이어 정부가 '260만호 임대주택 확충' 을 발표하는 것은 개발계획을 발표하여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어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발표하는 정책들마저 합리성이나 구체성이 결여되어 실현가능성도 의문스럽고, 대선을 앞두고 발표되는 선심성 정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경실련은 집값안정과 주거안정을 위해 참여정부가 섣부른 정책을 남발하기 보다는 투기근절과 집값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전념해주길 촉구한다. 이것이 그동안 참여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상처받은 국민들을 또 다시 울리지 않는 것 이다.
  
  ▶ 참여연대 논평
  
  "임대주택 정책,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하라"
  
  1. 정부는 어제(1/31) 임대주택 공급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택시장 안정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공공부분 역할방안을 발표했다. 시장주택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을 완충, 견제할 수 있는 공공주택(사회주택)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공공임대주택을 선진국 수준인 재고주택의 2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대책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선진국에서는 재고주택의 20~30%에 이르는 공공임대주택이 시장주택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완충작용을 할 뿐 아니라 저소득층 주민들이 내 집 마련 걱정 없이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이 80만호에 불과해 전체재고주택의 5%에 못 미치고 있어 공공주택의 시장완충작용을 기대할 수 없다. 저소득 주민들은 공공임대주택의 부족으로 임대주택을 통한 주거안정을 내 집 마련의 대안으로 선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공공임대주택의 재고를 340만가구, 재고주택의 20%에 이르게 한다는 정책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2. 그러나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은 여전히 양적공급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임대주택에 거주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은 빈곤하다. 특히,「국민임대주택건설등에관한특별조치법」에 근거해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국민임대주택 위주로 도시를 개발하는 방식은 환경보전 및 국토계획정책에 반할 뿐만 아니라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의 질도 크게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도시개발은 대중교통망의 연결, 공원·문화시설 등 삶의 질을 담보할 기반시설의 마련, 초·중·고등학교 설립을 통한 교육보장, 각종기업시설의 유치를 통한 고용망 연계 등과 같이 종합적인 기능을 갖추도록 시간을 두고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임대주택의 양적공급을 촉진하는 데만 급급해 도시를 기획하다 보니 국민임대주택 위주의 도시는 분당·일산 등의 종합적인 도시개발과 달리 소규모의 베드타운 위주로 개발되어 학교·병원 등 기본적인 도시기반시설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곧, 건설단계부터 다른 신도시에 비하여 낙후된 도시로 전락할 개연성을 갖고 건설되는 것으로 주거복지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국민임대주택건설등에관한특별조치법」과 같은 특별법에 의해 기형적인 베드타운형의 도시를 건설할 것이 아니라 분당·일산과 같은 종합적인 체계를 갖는 도시를 건설하면서 그 안에 임대주택 비율을 늘리는 방향이 더 바람직하다.
  
  3. 주거안정이라는 임대주택공급의 목표를 이루기위해서는 입주하는 주민들의 소득수준을 감안한 임대료정책이 필요하다. 국민임대주택의 임대료를 택지비를 감정평가금액으로 하는 건설원가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각종 개발사업의 여파로 과거의 영구임대 주택 등에 비하여 국민임대주택의 임대료가 턱없이 높게 책정되고 있다. 영구임대주택의 보증금이 1,000만원에서 1,500만원 정도이고, 월 임대료와 관리비가 월 10~20만원 정도인데 비하여 국민임대의 경우에는 임대보증금이 4,000만원이 넘기도 하고 임대료와 관리비를 합하여 월40~50만원에 달해 입주를 포기하는 저소득층이 늘고 있다. 영구임대주택 입주자격을 월소득 1분위 이하 계층, 국민임대의 입주목표계층을 월소득 2~4분위 계층으로 하고 있으나, 높은 임대료 때문에 국민임대주택의 입주는 월소득 5분위 이상의 계층이 주를 이루고 정작 혜택을 봐야하는 월소득 2~4분위의 저소득층은 영구임대도 국민임대도 입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약속한 바처럼 임대료를 입주주민들의 소득수준과 연계하여 책정하는 '임대료차등부과제'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
  
  4.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대주택 정책의 일관성이다. 국민임대주택정책이 국민의 정부 초기 약 2만호 건설 계획에서 출발하여, 대통령선거 과정을 거치며 100만호 건설계획으로 확대되다 보니 그 실현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이에, 정부도 2007년까지 사업추진 이후 수요 등을 감안하여 다시 계획을 검토한다는 발표를 해 놓은 상황이다. 이에 더해 중산층을 위한 비축형 전세형 임대주택을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여 건설한다고 하니 종전의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계획은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갖게 한다. 재고주택의 20%에 달하는 340만호의 임대주택 건설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공공주택의 확대공급만이 요동치는 주택시장의 불안정을 일정부분 견제하고, 서민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5. 공공임대주택뿐만 아니라 환매조건부 또는 대지임대부의 공공분양주택 건설사업도 구체적인 건설 및 공급방안을 정해 놓고 추진해야 한다. 내집마련을 중요시 하는 국민정서를 감안할 때 공공임대주택의 건설이 확대되더라도 일정기간 매매·분양주택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수요가 충족되지 못하게 되면 집값상승의 악순환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공공임대주택정책처럼 환매조건부나 대지임대부 공공분양주택에 대하여도 건설목표, 의무건설비율 등을 정해 꾸준히 추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시범적으로 특정지역에서 한번 실시해 보자는 것은 그야말로 미봉책에 불과하다. 정부는 공급확대가 능사라는 단순한 정책에서 벗어나, 주택시장의 안정과 국민의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도모할 수 있는 양질의 주거복지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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