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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피는 남편, 아내의 단죄, 그 섬뜩한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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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피는 남편, 아내의 단죄, 그 섬뜩한 결말은…

[TV PLAY] 불륜으로 얽힌 두 부부, <따뜻한 말 한마디>

SBS <따뜻한 말 한마디>는 KBS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에 이은 하명희 작가의 '결혼 3부작' 마지막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부부클리닉 : 사랑과 전쟁>으로 전국의 부부 수만큼 다양한 이혼사례들을 촘촘하게 그려낸 하명희 작가는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를 통해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이 당면하는 현실적인 벽을 리얼하게 담아냈다. 단순히 예단을 얼마하고 예물을 몇 세트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결혼 준비하면서 30년 가까이 몰랐던 친정 엄마의 진짜 모습을 발견한 딸과 친정 엄마의 마찰 등 우리가 미처 몰랐던 문제들까지 콕 집어냈다.

▲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의 은진&성수 부부. ⓒSBS

<따뜻한 말 한마디>는 서로 불륜을 저지른 은진(한혜진)-성수(이상우) 부부와 더 이상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미경(김지수)-재학(지진희) 부부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다. 어쩌면 <부부클리닉 : 사랑과 전쟁>의 한 에피소드일 수도 있고,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의 커플이 부부가 된 이후의 모습일 수도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 표현했듯이 '불륜=나쁜 것', '불륜=가정 파탄범'이라는 단순한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진이 왜 불륜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럼에도 왜 여태껏 성수와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지 부부 관계와 감정에 대해 진지하게 파고든다. 만약 <사랑과 전쟁>이었다면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클로징 멘트로 끝나거나 단호하게 이혼으로 마무리됐을 것이다. 하지만 SBS <따뜻한 말 한마디>는 불륜 그 후, 서로에게 상처 되는 말만 던지고 공격하는 부부의 모습을 비춘다.

초반 1, 2회에서 두 부부는 서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다. 은진이 대학 시절부터 결혼까지 한 번도 남편 말고 다른 사람을 쳐다보지 않다가 딱 1년 동안 산후우울증을 겪는 사이 남편 성수는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렸다. 이미 용서를 결심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은진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상처로 남았고, 그 상처는 맞바람이라는 복수로 표출된다.

은진-성수 부부가 그나마 감정을 표출하면서 싸우는 부부라면, 미경-재학 부부는 "문제는 덮으면 덮을수록 커지는 거래"라는 은진의 딸 윤정의 말처럼 애써 갈등을 덮고 괜찮은 척 살아가는 케이스다. 두 부부 모두 문제가 있지만, 굳이 따지자면 후자의 심각성이 더 크다. 남편의 외도를 알고 내연녀와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웠던 은진은 잠시나마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기회가 이었다. 하지만 미경은 불 꺼진 방에서 홀로 남편의 외도현장이 찍힌 사진을 보며 흐느껴 우는 것이 감정 표현의 전부였다.

미경이 먼저 재학을 향해 "사랑해"라고 말한다. 재학이 "미안해"라고 답한다. 미경이 좀 더 절실하게 외친다. "사랑해!!" 재학이 힘없이 같은 대답을 반복한다. "미안해…." 이는 재학-미경 부부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재학은 쑥스러워서가 아니라 마음이 시키지 않아서 사랑한다는 말을 내뱉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경은 재학으로부터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하고, 불륜을 목격한 와중에도 애써 현실을 부정하려 한다.

▲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의 미경&재학 부부. ⓒSBS

은진과 미경 모두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피해자지만, 그럼에도 미경은 더 불행한 캐릭터로 비춰진다. 그녀는 아버지의 외도로 끔찍한 유년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남편의 외도까지 남몰래 지켜보고 있다. 심지어 그 내연녀는 자신과 함께 쿠킹 클래스에 다니는 여자(은진)다. 물론 절대 티를 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남편을 "과분한 남자"라며 "그 남자를 지키기 위해 뭐든지 다 할 것"이라 말한다. 대체 어떤 속셈인지 알 수가 없다.

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흥미로운 캐릭터가 미경인 건 그래서다. 은진의 가족들이 장례식 가는 길에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하고, 은진이 협박메일과 의문의 쪽지를 받고, 마트에서 의문의 남자에게 미행을 당한다. 급기야 은진의 딸 윤정이 잠시 사라졌다가 돌아왔다.

과연 이 모든 것이 정말로 미경의 계획이었을까. <따뜻한 말 한마디>는 미경의 철저한 계획이었을 것이라는 심증만 남겨둔 채 2회를 마무리했다. 남편 회사에 도시락을 싸가고 까다로운 시부모에게도 고분고분한 미경의 숨겨진 면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미경의 캐릭터가 어떻게 드러나느냐에 따라, <따뜻한 말 한마디>는 섬뜩한 불륜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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