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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보이네?

[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8> 우소망

<숫자를 찾아라!> 시간이었다.
사진 수업에서 많이 활용하는 커리큘럼이지만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무심하게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사물들을 꼼꼼히 관찰하는 일은
사진수업에서 가장 기본이기에 그 만큼 중요한 수업이다.

늘 바라보던 사물, 공간, 사람들 안에서 숨어있는 이미지를 발견하는 즐거움은
사진 찍는 또 하나의 매력중 하나이다.

이곳 친구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운동장, 조그만 정원, 교실이 전부다.
담장 너머로 나갈 수 없으니 갑갑할 노릇이다.
해마다 친구들은 바뀌지만 나는 4년째 이 공간에서 사진 수업을 한다.
수업을 이끄는 나로서는 꼼수부릴 시간도 없이
머리를 짜내야 친구들이 식상해하지 않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닫힌 공간.
어쩌면 사진 찍는데 최악의 조건이자 동시에 최선의 조건이기도 했다.
이 친구들이랑 수업하면서 이런 최악의 조건들이 어떻게 최선이 되는지를 보게 되었다.
나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 몸으로 부대끼면서 느꼈다.

최악의 조건은 항상 실험의 대상이다.

실험들은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가끔은 성공했다.
그 성공이 지금껏 이 친구들을 이끌어가는 것인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즐기면서 사진에 재미를 배워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달님아! 만들어서 찍었니?"

"아~뇨. 자세히 보라고해서 봤더니 보이던데요"

달님이가 찾은 숫자는 3과 6이다.
세상에 이렇게 예쁜 숫자가 또 있을까?

놀랍다.
더 이상 찍을 게 없을 것 같은데도 새로운 것들이 자꾸 나오니!

신기하다.
사물의 디테일한 변화를 나도 이곳에서 새롭게 느끼고, 이 친구들을 통해 눈뜬다.

사진가 고현주씨는 2008년부터 안양소년원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연재는 그 아이들이 소년원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찍어낸 사진을 고현주씨가 정리한 것입니다. 그는 시소(SEESAW)라는 지원센터를 통해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아이들이 사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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