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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롤라 빙하와 칸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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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롤라 빙하와 칸쿤

한계만 드러내고 끝난 유엔기후변화협약

지난달 사진작업차 일주일의 여정으로 티베트 고원을 찾았습니다. 동행한 안내인이 지난 10년 동안 기후변화가 심각하게 진행돼 왔다는 얘기를 들려줍니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얌드로쵸 호수의 물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입니다. 여름은 더워졌고 겨울은 포근해진 탓에 카롤라 빙하Kharola glacier도 빠른 속도로 녹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2007년도에 작성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인 정부간기후변화전문위원회(IPCC)의 기후 변화보고서에 따르면 히말라야의 빙하는 2035년 이전에 모두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기후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칭장고원 지역의 빙하는 세계 평균기온 상승보다 4배이상 온도가 올라가고 있으며 향후 10년 안에 모든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지난 40년간 칭장고원(티베트 고원)에 있는 빙하의 3분의 2가 사라졌습니다. 칭장고원은 세계인구 1/5의 식수와 농업용수를 책임지는 아시아 주요 강들의 발원지입니다. 칭장고원의 빙하가 급속도로 녹아버린다면 많은 아시아인들이 고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2009년 8월 3일 중국 기상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9년 7월 평균기온은 히말라야 산맥 지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009년 티베트의 평균 기온은 섭씨 5.9도로 평년보다 1.5도 높았다고 관영 차이나 데일리가 29개 관측소의 기록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히말라야 빙하가 사라져가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맥시코 칸쿤에서 제 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자국 총회가 막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칸쿤 총회를 절반의 성공이라 자평하고 있지만 어디 그럴까요. 물론 녹색기후기금이라는 작은 수확도 있었습니다. 자금을 어떻게 조성할지에 대한 방안도 없는 선진국은 개발도상국도 의무감축 목표를 제시히라고 했고 개도국은 선진국이 먼저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라고 맞섰습니다. 결국 "각국은 향후 1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에 비해 25~40% 감축해야 한다는 과학자들의 권고에 주목한다"라는 전혀 구속력 없는 이상한 합의문이 도출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참 이상한 나라입니다. 청계천 복원하자고 하면서 수돗물 틀어놓고, 사대강 살리자고 하면서 포크레인으로 강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철새를 복원하자며 철새가 살 수 있는 얕은 수심을 모두 없애버립니다. 국격을 높히기 위해 2012년 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자국 총회를 유치하겠다고 하지만 이번 칸쿤회의에서 한국은 (개도국으로서)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에서 빠졌습니다.

국내의 한 환경단체는 UNFCCC가 각국 대표단들이 모여 거짓 약속으로 '지구를 위해 일하고 있다'도 떠들어 대는 국제 범죄자 집단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대한민국도 그 악명에 일조를 하게 될까요. 18차 회의에서는 강 파괴를 어떻게 강 살리기로 잘 포장했는지를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자리가 될까요.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전지구적인 노력이 절실합니다.

※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11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 190여개 회원국들은 칸쿤회의에서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지원을 위해 녹색기후기금으로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000억달러를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구체적으로 자금조성방안이 합의문에 담기지 않아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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