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한마디로 오해나 의심받을 행동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제주도가 최근 우근민 지사의 민선5기 4년 치적을 담은 홍보 문서를 5급(사무관급) 이상 간부 공무원에게 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정가에서는 6.4 지방선거와 관련해 벌써부터 공무원을 동원한 '관권선거'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는 최근 '지난 4년여 도민과 합심하여 이룬 의미있는 변화'라는 제목의 A4용지 6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사무관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에게 배부했다.
이 문서를 간부공무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면서 '모두 내용을 숙지하라'는 문구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은 민선 5기 우근민 지사가 이뤄낸 치적이 대부분이다. 우 지사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못한 내용은 없고, 좋은 점만 나열했다.
문서에는 우 지사가 취임 초기 공언했던 경제성장, 재정, 사회통합, 미래비전 등 4대 위기를 극복하고, 제주의료원, 도립무용단, 동서교통 등 노동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했다고 적시돼 있다.
또한 유네스코 3관왕,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통한 제주브랜드 글로벌화, 경제성장률 5.3%, 고용률 70.8% 전국 1위, 인구증가율 전국 최고, 제주관광 1000만 시대 개막 및 외국인 관광객 200만 명 초과 달성, 안전행정부가 인정한 건전재정 실현 등이 명시됐다.
이와 함께 농가수입 3년 연속 1위, 감귤 8500억 원 조수입 실현, 수출 6억 불 달성, 삼다수 매출 1920억 원, 골목상권 매출 연 10% 상승 등의 치적도 나와 있다.
제주도는 이 문서를 간부 공무원들을 통해 도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 지사는 12개 읍면 연두방문 과정에서 한 간부공무원이 민선5기 4년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우물쭈물하자 타박했다는 얘기가 있다.
문제는 우근민 도정에 대한 일방적인 치적 홍보다. 특히 사무관급 이상이라면 제주에서 상당한 오피니언 리더다.
읍면동장 이상 간부 공무원들이 일반 주민들을 만나면서 도정에 유리한 점만 부각시키면 실제로 도민들은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지방정가 일각에서 6.4지방선거를 겨냥한 사전 민심 다지기로 보는 이유다. .
모 정당 관계자는 "우근민 지사가 현역임에도 여론조사 결과 2-3위로 낮게 나오자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며 "읍면 연두방문에 이어 도정에 유리한 것만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건 공무원을 동원한 관권선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문서를 작성한 제주도 정책기획관실 관계자는 "지난해 제주도정 성과를 공무원들에게 알리려고 내부적으로 만든 것"이라며 "사무관급 이상 간부 공무원이라면 도정 현안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반 도민들에게 도정홍보를 하기 위해 만든 자료는 아니"라며 "도정에서 미비한 점은 각 과별로 알고 있기에 적시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제주의 소리=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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