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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복지부 기자단에 '대통령 발언 유감'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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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복지부 기자단에 '대통령 발언 유감' 표명

복지부 기자단 반발에 이례적 즉각 해명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기자실에 딱 죽치고 앉아 담합이나 하는" 기자들로 지목된 보건복지부 출입 기자들이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청와대가 사실상 이를 받아들였다.

또한 복지부 기자들로부터 원인제공자로 지목당한 유시민 장관 역시 자신의 책임을 시인했다.

"대통령 뜻은 그게 아닌데…유감이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16일 밤 '보건복지담당 기자 일동의 성명서에 대한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 글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발언 내용을 정확히 살펴보면 알겠지만, 대통령은 일부 TV방송의 보도를 거론하면서 정부정책의 전반적 내용을 충실히 전하기보다는 획일적인 내용으로 보도하는 잘못된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또한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기자실만을 특별히 '기사를 가공하고 담합하는 곳'으로 지칭한 것도 아니다"고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애썼다.

윤 수석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보건복지 담당 기자들 모두가 획일적 보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졌다면 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복지부 기자들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윤 수석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증진계획'에 대한 보건복지담당 기자들의 보도태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관해 일부 언론들이 '대선용' 등으로 폄하하곤 하는 데 대한 적절한 예를 들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결국 복지부 기자들의 보도에 대한 노 대통령의 비판은 적절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15일 국민건강증진방안을 브리핑하면서 유시민 장관이 별 상관도 없는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의 공약을 들먹여 비판을 자초했다는 후문이다.

유시민 "모두가 나의 불찰"

한편 이번 파문의 직접적 도화선이 된 유 장관은 "모두 나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16일 저녁 기자들을 만나 "발표 전에 기자들과 세미나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냥) 협의하게 되면 예산을 따내거나 정책을 본격화하기 어려운 만큼 일단 아젠다로 던진 것"이라고 말해 후속 예산 대책이 부족했음을 시인했다.

유 장관은 " (대통령의) 담합 표현에 걱정이 들긴 했다"면서도 "그런데 신문, 방송 논조가 실제 비슷하기도 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래도 대통령의 표현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유 장관은 "보스의 표현 방식, 어휘 선택에 부하가 가치판단을 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인격을 비하하거나 조소하는 발언은 아니다. 내가 부족해 이렇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좀 더 정보 서비스를 제공했더라면 대통령이 사례로 드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16일 오전 국무회의 석상에서 복지부의 건강증진계획에 대한 '재원 마련 대책이 부족하다'는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며 "어느 한 방향으로 보도할지 압축하는 역할을 기자실에서 한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외교부 장관과 국정홍보처장에게 "(해외에서도) 기자실이 담합을 하는지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날 오후 복지부 출입기자단은 긴급 회동을 갖고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한편 '유시민 장관의 브리핑에서부터 재원마련이 빠져 있었다'고 밝히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전 언론을 다시 '담합'시킨 노 대통령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한 반응은 언론사의 성향을 막론하고 공통적이었다. 거의 모든 신문이 현장 기자 칼럼의 형식을 통해 노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하는 한편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물론 한겨레신문과 한국일보, 국민일보와 세계일보도 17일 사설을 통해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복지부 현장 기자들은 물론 신문사들이 '담합'이라도 한듯 한 목소리를 낸 것은 대통령이 복지부 정책발표 앞뒤의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과 현 정부 들어 상당히 바뀐 부처 기자실 시스템을 노 대통령 스스로가 도외시한 탓이 크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청와대도 이례적으로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나선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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