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 기자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부적절한 성적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이른바 '조철봉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4일 일제히 강 대표의 발언을 맹공하며 당 대표직과 함께 의원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성(性)나라당의 대표로서 손색이 없다"면서 "이것이 한두 번도 아니고 수십 번의 성적 추행을 일삼은 한나라당의 문화이고 본질"이라고 맹폭했다.
서 부대변인은 "더 이상 한나라당을 정당으로, 강재섭 대표를 정당의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며 "국민의 모범이 아니라 성적 문란의 대명사인 강 대표는 국회의원 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몰아쳤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보도를 보면 제1야당의 대표가 한 발언이라고 차마 믿기지 않는 수준"이라며 "지난 해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끊임없이 성 관련 범죄를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신년벽두부터 당 대표가 나서서 당의 본색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그 동안 강재섭 대표가 참정치 운동이니 한나라당 윤리 회복이니 준엄한 얼굴로 이야기 하다 못해 팔 걷어 부치고 봉사활동에 나서는 모습까지 연출했던 것을 생각하면 대낮 기자간담회의 낯 뜨거운 발언들이 아연하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강재섭 대표는 정초 대낮부터 국민들의 마음과 귀를 더럽힌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지고 당 대표 자리에서 사퇴 하는 것은 물론 국회의원 직함도 내 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자정 노력은 말할 것도 없고, 법으로도 그 어떤 봉사활동으로도 한나라당의 돌출행동은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절망스럽다"고 비꼬았다.
인명진 "강 대표, 정치적·윤리적 책임 져야"
한편 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농담이라도 인터넷에 퍼지고 사람들이 정색하고 문제 삼으면 문제가 될 사안"이라며 "부끄럽고 미안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대표가 한 일인데 강 대표가 정치적·윤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게 어디 윤리위 소관인가. 강 대표가 스스로 결정해야지, 윤리위가 이래라저래라 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당을 책임지는 사람인데 스스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질타가 계속되지 않겠나. 국민들이 흡족할 만큼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견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듯 보이지만 윤리위 차원에서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