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여성 재소자 비하 발언과 군부대 골프 등 당 소속 의원들이 일으킨 부적절한 행각에 대한 옹호성 발언을 했다.
한나라당 여성위원회가 소속 의원과 당원협의회 위원장 부인들을 대상으로 19일 개최한 워크숍에서 인 위원장은 "요즘은 세상이 이상해서 조금만 손 건드려도 성폭행으로 신문에 난다"며 "(이재웅 의원의 발언도) 내가 알아보니 아슬아슬한 농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재웅 의원은 지난 달 기자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여성 재소자들이 창틀에 기대서 남성이 지나가면 '한번 줄까, 한번 줄까' 하더라"고 말했다가 구설수에 올랐었다.
'군부대 골프' 파문을 일으킨 송영선, 공성진, 김학송 의원에 대해서도 인 위원장은 "있을 수 있는 일인데 함정에 빠진 것"이라며 "큰 잘못도 아닌데 (이들이) 순진해서 덜컥 넘어갔다"고 말했다.
"남편들 술 마시면 밥을 굶겨라"
인 위원장은 또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수해가 났을 때 외국에서 골프를 쳤지만 문제가 없었고 어떤 당의 간부는 간첩 혐의로 기소됐다"며 "하지만 한나라당에서 문제가 생기면 국민들은 그냥 두지 못 한다"고 항변했다.
인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아직 2%쯤 부족한 정당"이라며 "제발 남편들 술 좀 안 먹게 해달라. 술 마시면 밥을 주지 말아 달라"고 문제의 원인을 '술 탓'으로 돌렸다. 최연희 의원과 정석래 당원협의회장 등의 잇따른 '성 추문'이 음주 상태에서 벌어진 점을 의식한 발언이다.
인 위원장은 "한나라당을 죽어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30%다. 50% 정도의 지지율도 하루아침에 나갈 수 있다. 줄 서고 다니다가 술 먹고 엉뚱한 일이나 하고, 이제 무슨 짓이냐"고 짐짓 목소리를 높였지만, 성추문 연루자들이 하나 같이 만취를 면피 수단으로 삼은 것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인 셈이다.
강재섭 대표도 "정권이 한번 넘어가면 찾아오는 것은 힘들다"면서 "신랑들이 대충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온 가족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 (남편들이) 술을 마신다고 하면 인명진 목사님이 잡아간다고 못 먹게 하라"고 가세했다.
'문제의원' 부인들은 불참
한편 이날 행사에는 '부적절한 행각'을 보여 온 의원들의 부인들은 정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근 '광주는 해방구' 발언과 공천 잡음 논란으로 경고 조치를 받은 김용갑 의원의 부인, '군부대 골프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김학송, 공성진 의원의 부인 등은 참가하지 않았다.
또 북한 핵실험의 충격 뒤에 슬그머니 정계복귀를 선언한 김덕룡 의원의 부인도 나타나지 않았다. 김 의원의 부인은 지난 4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었다. '여성 재소자 비하' 파문의 당사자인 이재웅 의원의 부인만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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