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25일 "민주당이 갈라선 것은 큰 불행이었다"며 "이제 다시 또 결심할 때가 됐다.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자택에서 민주당 장상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반세기 동안 민주당을 지지해 온 사람들이 어떤 심정인지를 보는 것이 근본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 창당 시 내세운 민주주의, 평화통일, 시장경제의 3원칙이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국민은 이를 지지해 두 번 정권을 줬다"면서 "위기에 처했을 때 살아날 수 있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 뜻을 받들고 희생하는 것이며, 다음 정권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바라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면 희생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정치인을 보면 국민 이야기는 말로만 하고, 내 이해와 국민 이해가 다르면 내 이익을 택하는 것을 봤다"며 "중대한 기로라고 생각되는데, 민주당도 둘째이고, 대통령도 둘째다.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통적 지지층 복원'을 강조해 왔던 그의 이같은 언급은 옛 민주당의 분당사태로 나뉘어져 있는 민주평화개혁 세력의 통합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달 초 노무현 대통령이 '신당 반대' 입장을 강하게 피력한 뒤 나온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이 열린우리당은 물론, 범 여권의 신당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는 "나는 이미 정치에서 물러난 사람이고 관심은 있지만 이래라저래라 이야기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하지만 나는 정치를 하면서 국민의 생각이 어디에 있는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목숨까지 내놓고 살아 왔고, 국민에게 충성을 다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노무현 대통령도 민주당의 공천으로 당선시켰다. 당이 갈라설 때 나간 사람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만 민주당 일부에서도 `빨리 나가라, 나가면 잘될 것이다'고 공공연하게 얘기했다"며 "민주당 지지자가 어떻게 생각했겠냐.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장상 대표에게 "이화여대 총장으로서 좋은 역량을 발휘했다. 경험을 살려서 잘 하실 줄 믿는다"고 덕담을 건넸고, 최근 의원 직을 상실한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해선 "젊었을 때부터 나하고 함께 고생 많이 했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장상 대표는 "어깨는 무겁지만 불안하지는 않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며 "국민에게 초점을 맞추고 민주당의 가치를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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