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대의 삶의 조건 자체가 불안한 이때, 삶을 더 불안하게 만들 것만 같은 '활동'이니 '운동'이니 하는 길을 택한 이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이들은 행복한가? 아니 그보다 일단 힘들지 않은가? 왜 시작했으며 왜 계속하는가? 이들이 탐색하는 세계의 진실은 무엇이며, 이들이 일구어가는 활동의 질량은 세계의 관성에 맞서 달리는 열차의 속력과 방향을 어디로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Basic Income Youth Network, 이하 BIYN)의 <2013 청년 활동가 인터뷰 프로젝트>는 각 분야의 청년 활동가들을 만나 지난 활동과 전망을 나누고, 기본소득과 교차점을 살펴본 기록이다. BIYN은 각 인터뷰이들이 걸어온 길의 가치를 믿고 이들의 서사와 메시지가 동시대의 친구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또한 이 인터뷰가 늘 활동으로만 설명되어왔던 이들의 고유한 얼굴을 좀 더 자세히 그려내고, 더 나아가 곳곳에 흩어져 있는 활동들을 잇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래의 인터뷰는 <프레시안> 연재를 위한 편집본입니다. 글 마지막의 링크에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BIYN 청년활동가 인터뷰 프로젝트, 지금까지의 인터뷰 모아서 보기 |
'리슨투더시티'의 디렉터 박은선은 말이 참 빠르다. 그 빠른 말을 빠뜨림 없이 챙기려는 글도 참 빠르다. 그의 글들을 따라 읽다보면 호흡이 가빠와 의식적으로 숨고르기를 해줘야할 정도다. 활동 리듬도 굉장하다. 분명히 여기서 이걸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보면 또 저기에 가있다. 낙동강 내성천, 또 강정, 노점상들이 철거당한 거리, 최근에는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현장까지. 대도시가 '침범'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는다. 그 와중에 웹자보를 만들어 돌리고,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글도 쓰고 세미나도 한다.
한편 그는 아침 일찍 화장을 하고 버스를 몇 차례 갈아타는 긴 출근을 떠났다가 빈 강의실을 본 후에야 그 날이 공휴일임을 깨닫는 사람이기도 하다. 초인같이 활동하다가도 이런 허술함을 들키며 인간미까지 어필하는 무서운 사람인 것이다. 이런 그를 처음 본 곳은 2011년 6월의 명동 카페 마리 농성장. 그날 저녁엔 평소와 달리 문화제가 끝난 후 깜짝 생일 파티가 열렸다. 그 주인공이 바로 박은선이었다. 도심 한 가운데, 강제 철거 반대 농성장에서의 생일 파티라니, 리슨투더시티의 연출력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난 6월, 연희동의 수유너머N에서 그를 만나 '빠른 말'들을 들었다.
BIYN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은선 : 저는 '리슨투더시티'라는 팀을 하고 있고, 미술도 하고 도시 문제도 다루고 여러 가지를 함께 하고 있어요. 제가 뭐라고 똑 부러지게 소개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옛날에는 "미술 합니다"라고 했는데, 이제는 미술이라는 게 경계가 없어지다 보니 얘기하기 어렵네요.
BIYN : '리슨투더시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박은선 : 미술 하는 친구들, 디자인이나 건축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도시 문제를 좀 더 다각적으로 보자며 2009년부터 함께 작업을 했어요. 우리가 사는 도시는 단순히 도시라는 걸 넘어서 환경이기도 하고 예술을 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고, 굉장히 복잡한 층을 지니고 있는데, 그걸 잘 읽어보려고 시작했던 거예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단순히 도시만을 봐서는 온전한 이해가 어렵더라고요. 4대강 사업을 통해 강을 도시로 만드는 것을 보면서 '아, 이게 도시화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꼈죠.
BIYN : 최근에 리슨투더시티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나 활동은 무엇인가요?
박은선 : 우선은 예술을 하니까 '예술이 사회에서 하는 역할이 있나?'라는 생각을 계속 했었는데, 이런 것들이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친구들의 질문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요. 우리는 왜 사는지, 우리가 왜 공부하는지 잘 모르잖아요. 그런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에 관심이 많고요.
또 지금 여러 가지로 희망이 없는 상황인데,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견뎌야 되는가 혹은 타개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태도'에 관심이 많아요. 거리로 뛰어 나가서 모든 것에 반대한다고 얘기를 해야 할지, 전술은 어떻게 짜야 하며, '전술'이라는 표현은 맞는 건지 하는 고민들을 계속 하고 있죠.
BIYN : 내성천을 매개로 4대강 사업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작업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거죠?
박은선 : 내성천에는 지율스님이라는 전임 활동가가 있고, 저는 그 사이에서 서울과 내성천을 연결하는 일을 하는데, 지금 내성천이 많이 허물어지긴 했어요. 처음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감당이 안 됐는데, 이렇게 밖에 안 됐구나 같은 걸 배우는 것 같아요. 내성천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계속 생각하고 있고요.
그리고 저희가 이번에 동대문디자인파크에 대해서 책을 만들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자하 하디드(Zaha Hadid)나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같은 유명한 건축가들이 어떻게 신자유주의와 도시와 연결되는지에 관해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어요. 이번에는 자하 하디드가 비엔나에 만드는 건물을 찍고 왔어요.
▲ 리슨투더시티 디렉터 박은선.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
BIYN : 비엔나 가는 길에 터키에 머무르셨잖아요. 그런데 그때 마치 계획하고 가신 것처럼 거기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죠.(2013년 5월) 현장에서 어떤 것들을 느끼셨나요?
박은선 : 터키와 한국의 상황이 굉장히 비슷하다는 걸 느꼈어요. 터키도 빈부격차가 되게 심하고요. 이미 터키 이스탄불은 강남보다 더 럭셔리해요. 여러 가지 문제가 다층적으로 얽혀있는 상황에서, 권위적인 정부에 대한 불만과 신자유주의의 지나친 개발 문제가 맞물린 거죠. 결정적으로 '탁심광장'을 둘러싸고 사람들이 너무 화가 난 거예요. 사람이 만들긴 했지만 오랫동안 시민들이 공통적으로 가져왔던 자산인데 거기에 쇼핑몰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 천박하고,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한계에 도달한 것 같아요. 이 일을 계기로 그곳을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하늘, 땅, 공기 같은 공통재로 인지하게 된 거죠.
터키에서 경찰이 쓰는 폭력적인 진압 방식도 한국이랑 똑같아요. 한국에서 수출한 최루탄을 거기서 쓰고 있고요. 그런 것들이 재밌었어요. 신자유주의 정부들은 긴밀하게 진압 기술도 다 공유하고, 최고급 장비 나오면 서로 사주고, 공동구매하고.(웃음) 그에 비하면 지금과 다른, 뭔가 나은 삶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끼리는 언어 장벽도 있고, 연대라는 게 거의 힘들잖아요. 게으르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방법이 잘못된 건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BIYN : 은선이 예술 활동의 캔버스를 도시로 옮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박은선 : 처음에 저는 서양미술을 전공하면서 아카데믹하게 잘 그리는 작업을 했었어요. 그런데 돈 많으신 분들이 제 작품을 3000만 원짜리 에르메스 가방 사듯이 재미로 그냥 사는 거예요. 작품이 곧바로 교환가치를 가진 상품이 되는 걸 보면서 내가 이러려고 예술을 하는 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
두 번째로는 도시를 이해해야 예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옛날과 지금의 환경이나 조건들이 너무 다른데, 이런 변화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너무 자연스럽게 옛날과 똑같은 작품을 해왔다는 반성을 했어요.
2003년부터 뉴타운 개발을 너무 많이 했잖아요. 제가 예전에 건축회사에서 일을 했었는데, 회사 안에서도 이런 난개발을 불편하게 보고, 싫어하면서도 그냥 그걸 하고 있어요. 싫으면 하지 말아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데 회사도 다니고 일도 하면서 불평만 하는 거죠. 그래서 나는 다니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고, 회사를 그만 두고 작업을 시작했어요.
새로운 언어를 만드는 작업, 권력의 쟁취 이상의 것
BIYN : 작업이나 활동을 하며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나요?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
예를 들면 강 자체가 하나의 가치 같은 건데, 설명하기도 어렵고 공감대를 만들기가 너무 힘들어요. 분명히 강이나 바다, 산 이런 게 중요한데,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하나도 안 중요한 것 같아요. 지율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발톱에 바른 매니큐어만큼이라도 강을 생각하면 강이 이렇게 안 됐을 거라고요. 발톱에 바른 게 조금만 벗겨져도 빨리 다시 칠해야지 하면서 신경 쓰는데, 강이 파괴되는 일이 그만큼도 불편하지 않은 거죠. 누구를 비난할 수도 없는 일이고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으니 답답하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게 뭘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사람들이 일차원적인 것에 주로 반응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국정원 조사 같은 것도 중요한 문제긴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사실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닐 것 같거든요. 그런 것 말고 공공의 조건, 삶의 조건이 흔들렸다고 생각되는 일들에 대해 같이 반응했으면 좋겠어요. 쌍용자동차에서 대량 해고를 하고 무력 진압을 심하게 했다던가, 용산 참사와 연결된 주거권 문제도 그렇고, 강정마을처럼 공동체가 파괴되는 문제들이요. 이런 데 예민하게 반응했으면 하는데 이런 것보다 정치적 권력 싸움에만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운동이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관심이 있다면, 싸워 이겨야 한다는 접근도 필요할 테지만 무엇보다 자기만의 새로운 언어를 만드는 게 필요해요. 사실은 그게 진짜 힘든 거죠. 언어도 만들어야 하고, 과정도 만들어야 하고요. 권력의 쟁취 이상의 것은 뭐가 있을까 하는 고민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BIYN : 리슨투더시티는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박은선 : 엄청 노력하고 있어요. 매일매일 고민하느라 잠이 오지 않죠. (웃음)
BIYN : 계속 그렇게 판을 벌리고 언어를 만들고 고민하게 하는 영감이나 원동력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박은선 : 우선은 예술이라는 베이스가 그렇죠. 게다가 지금 그 어떤 때보다 예술가의 비율이 높아요. 미대 졸업생들이 굉장히 많아지면서, 불안정 노동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어요. 미술 시장이 붕괴되어서 이제 예술을 해서는 아무도 돈을 못 벌어요. 딱 좋은 상황이죠. 돈 잘 벌고 작품 잘 팔릴 때는 '나만 잘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보편적인데, 조금 바뀐 거 같아요.
또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진단하는 것 자체가 창조적인 작업이잖아요. 진단을 하면 그에 대한 반응으로 여러 가지 자기만의 치료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요. 그때 예술에서도 참고할 수 있고, 철학자나 다른 사람의 삶에서도 얼마든지 충분히 배울 수 있고요.
제가 예술을 오래 해왔고 강의도 하고 있는데, 예술이라는 것이 진짜 보잘 것 없어요. 아무나 할 수 있고 권위가 필요한 것도 아닌데 괜히 예술대학을 만들었어요. 미술대학 나온 사람은 공감할 텐데, 예전에는 누가 예술적 재능이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저 기집애가 재능이 있네. 이러면서 괜히 긴장하고, '집안도 좋은데 작업도 괜찮으니까 오래가겠다. 저것이 나보다 잘 되겠군.' 이런 계산을 한단 말예요. 경쟁의 상대로 계속 보는 거죠.
지금은 누구나 잠재성이 있고, 누구나 다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나니까 훨씬 재밌어요. 창의적이라는 것도 별 게 아니에요. 우리에게 익숙한 감각과 다른 감각을 개발해내고 보여주는 거예요. 삶의 지혜이기도 하면서 삶의 예술이기도 하고, 재밌어요.
일상을 유지하는 감각 자체를 바꾸자
BIYN : 혹시 지금 참여하고 있는 네트워크가 있나요?
박은선 : 순수미술이나 설치, 비디오 작업하는 정말 돈 못 버는 작가들과 모임 준비를 일 년 넘게 하고 있는데, 다들 너무 바빠요. 한 번씩 전시도 해보고, 예술 제도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얘기하는 모임이에요.
예술 지원이라는 게 되게 이상하거든요. 그게 어떻게 이상한지 감각적으로는 알지만 한 번도 언어화하거나 문서화하진 못했어요. 그래서 저번에 처음으로 아르코미술관에 건의를 해봤는데 굉장히 고무적이었죠. 그리고 11월 중에 스크리닝을 한 번 하려고 해요. 작가들 작품을 계속 틀면서 아래에 자막으로 우리의 요구 사항들을 흘리기로 했어요. (웃음)
BIYN : 다들 바쁘니까 모여서 뭘 함께 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요.
박은선 : 사람들이 지금 관심을 갖고 있는 것보다 일상의 리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쉽게 못 모이는 거겠죠. 일상을 유지하면서 뭔가 다른 걸 만들어야 하잖아요. 예를 들어 터키에서도 사람들이 밤에 집회에 나왔다가도 아침에는 일하러 가야해요. 아니면 밤에 자러 간다거나. 일상을 유지하는 감각 자체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은 안 일어나는 거죠. 그렇게 하지 말라고 누가 강요할 수 없잖아요.
BIYN :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은선 : 보편 복지를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사회에서, 기본소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약인 거잖아요. 모두에게 조건 없이 돈을 준다는 것이 황당한 개념일 수 있지만 지금 선택적, 시혜적 복지라는 게 거의 불가능한 걸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으로 풀어내면 긍정적인 가능성들이 많아질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상상력을 가능하게 할 거고요. 물론 국가의 시스템을 인정하는 거고, 권력에 의해 나쁘게 쓰일 가능성도 많은데, 에너지가 그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잘 지켜봐야겠죠.
'예술인 복지법'에서도 누가 예술가인지 선별하는 기준과 과정이 너무 멍청해요. 예를 들어 지율스님이 최근에 영화를 찍으셨는데 사진도 되게 잘 찍으시고, 돋보기안경 쓰고 영화편집도 혼자서 하시거든요. 정부 기준으로 보면 작품이 있으니까 예술인에 해당돼요. 그리고 동네에 어떤 아줌마가 계시는데, 장미를 너무 잘 그려요. 전시도 많이 해요. 이 분은 예술가인가? 정부의 기준으로 보면 예술가인데, 예술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기준으로 보면 예술가가 아닐 수도 있어요. 왜냐면 새로운 것을 못 만들었거든요. 반면 미술대학을 나와서 잠재성과 재능이 있는 친구인데 운이 안 따라서 전시를 못했어요. 이 경우는 예술가가 못 되는 거예요. 지금 상황으로서는 이렇게 사각지대가 계속 생기죠.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
BIYN : 은선은 활동가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박은선 :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미술계에서 우리를 활동가 그룹으로 부르는 걸 되게 싫어해요. 활동가 라이센스가 따로 있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는 하고 싶은 행동을 하고 보여주고 싶은 걸 보여줄 뿐인데 자기들 필요에 따라 활동가 딱지를 붙였다 뗐다 하는 거예요.
특히 미술계에서 필요할 때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그룹이 있다'하면서 갖다 써요. 그런데 맘에 안 들면 "쟤네들 활동가야, 예술가 아니야"라고 하거든요. 그렇게 말려들면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최대한 꼬리표를 안 붙이려고 노력해요.
BIYN :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요?
박은선 : 다큐멘터리 잘 찍고, '어바니즘(urbanism)'에 대한 책을 잘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 일어난 현상을 정리한 책들이 너무 없어서 정리를 좀 하고 싶어요. 그리고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artist-run-space(아티스트가 직접 운영하는 공간)'를 갖고 싶어요. 그래서 부평에 있는 콜트콜텍 공장에 작가들이 함께 작업실을 만들고 들어간 거였는데, 올해 2월에 용역에게 침탈당해서 없어지고 너무 속상했어요. 사실 공간이 있으면 족쇄 같아서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공간이 있다는 건 어떤 것일지 궁금해서 한번 운영해보고 싶어요. <어반 드로잉스>(독립예술 건축 잡지)도 계속 내고요. 어차피 돈 안 되는 것들이지만요.
돈을 많이 벌면 안 되는데, 그렇다고 죽으면 안 돼요. 이게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에요. (웃음) 돈을 많이 벌면 분열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굶어죽지 않을 만큼만 아슬아슬하게 벌면서 계속 재밌는 걸 하는 게 저희 목표에요.
나이가 들면 권위가 생길 수 있잖아요?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남들이 붙여주니까. 그 때에도 경계에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 좋겠어요. 주류에 편입되지 않으면 좋겠어요.
최근 리슨투더시티는 '개발 독재 시대의 건축과 디자인 기록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남산 밑의 아주 오래된 아파트에 새 작업실을 얻었다. 토크쇼, 영화제 등의 행사도 열고, 공간대여 사업도 할 예정이라며 입주를 앞두고 한껏 사람들을 초대하고 있다. 서울시티의 랜드마크인 남산타워를 이웃 삼은 남산 '회현 시범아파트'와 리슨투더시티가 묘하게 어울린다. 리슨투더시티-런-스페이스에서 만들어낼 새로운 언어들이 궁금하고 기대된다.
(☞인터뷰 전문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은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조건 없이 보편적으로 지급되는 소득을 말합니다.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Basic Income Youth Network, 이하 BIYN)는 기본소득이 실현된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모인 개인 및 단체들의 네트워크입니다. BIYN는 한국사회에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알리고, 신자유주의의 누적된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당사자인 청'소'년(0세~30대)이 먼저 그리고 같이 기본소득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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