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안철수, 新 아닌 '쉰' 정치" 맹비난

與 "꼼수, 곁불정치"…野에선 민주당 '견제', 정의당은 "환영"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창당을 목표로 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 출범을 공식 선언한 데 대해 여야 정치권은 상이한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해 비판에 나섰고, 민주당은 유보적 태도를 취하는 가운데 견제구를 날렸다. '환영'이라는 말은 의석수 5석의 정의당에서만 나왔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국민들은 안 의원의 기자회견을 많이 기대하셨고, 또 기대가 컸던 만큼 회견을 보고 많이 실망하셨을 것"이라며 "이번에도 구체적 비전보다는 애매한 입장만을 반복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민 대변인은 "확실한 창당 시기나 신당의 이념과 철학 등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새로운 정치세력에 참여할 사람들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와 신당 창당이 야권연대를 두고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는 양상으로 나타난다면, 변화와 새 정치는 그야말로 공허한 바람이 될 것이고 국민들은 안 의원의 정치 리더십에 또 한 번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안 의원의 행보가 야권세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며 "안 의원은 이제 더 이상 본인 특유의, 안개 속을 걷는 듯한 애매모호한 화법이 아니라,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적극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아니면 말고 식 화법은 안 의원이 그렇게 외쳐대는 새 정치를 오히려 방해하는 '공적 1호'"라며 "특히 민주당 눈치보기 식의 곁불정치를 한다면 그야말로 '신(新)정치'가 아니라 '쉰 정치'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새누라당에 어부지리 안돼" 거리두기…정의당은 "협력관계 이루자"

민주당은 유보적 태도의 논평을 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 의원의 세력화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며 "(안 의원은) 앞으로 시간을 두고 준비해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켜보겠다"고 했다.

배 대변인은 그러나 "다만 안 의원의 세력화가 자칫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지금 청와대와 집권 여당은 불법적인 국가기관 대선개입에 대해 어떠한 책임 있는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를 위해 '정도'를 걷겠다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안 의원에게 촉구했다.

이는 최근의 대치 정국에 대해 안 의원이 "우리 정치는 극한적 대립만 지속하고 있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한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자 안 의원에 대한 견제 심리 발동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안 의원이 앞서 대선개입 특검을 제안한 만큼, 초연한 제3세력으로 여야와 차별화하려 할 것이 아니라 집권세력과의 싸움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는 주문으로도 읽힌다.

제3야당인 정의당은 안 의원의 회견 직후 심상정 원내대표가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심 원내대표는 "새 정치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고 장도에 나서는 안 의원이 첫 걸음을 뗀 것을 환영하며, 성공을 기원한다"면서 "안 의원이 새 정치에 대한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길을 올곧게 간다면 정의당은 경쟁적 협력관계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