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방선거, 최선 다할 것…새정치는 삶 정치"

창당 준비기구 공식 출범…"한국정치 재편 필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창당을 목표로 '국민과 함께하는 새 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공식 밝혔다. 지방선거 참여 방침과 함께 '새 정치'의 내용에 대해 큰 틀에서 '정의, 복지, 평화'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점이나 인선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안 의원은 28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이제 저는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자 한다. (이는) 공식적인 정치세력화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추진위원회와 창당의 관계에 대해 "당연히 지향점은 창당이다.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존재하고, 추진위원회는 그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정리했다.

안 의원은 이어도 상공의 중국 방공식별구역(ADIZ) 문제와 북핵 문제, 육아·교육·일자리·노후 문제 등의 내우외환을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건강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우리 정치에서 국민의 삶이 사라진 탓"이라고 풀이했다.

안 의원은 "이제는 현실 정치인이 된 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무한 책임을 느끼며 뼈 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이런 반성의 바탕 위에서,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고 정치세력화의 정당성을 밝혔다.

특히 질의응답에서 정계 개편에 대해 "새 정치 추진 과정에서 한국 정치의 재편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만드는 것이 저희가 새 정치를 추진하는 목표"라고 언급한 것은 눈길을 끈다. 그는 "한국 정치에 변화가 필요하고 틀이 필요하다"며 기존 정당들과의 관계에 대해 "생산적인 경쟁 관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새 정치는 삶의 정치…정치 기본은 정의·평화·복지"

안 의원은 이어 새 정치세력이 지향해야 할 바에 대해 개략적으로 말했다. 그는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소망하는 정치는 민생정치요, 생활정치"라며 "이런 국민의 절실한 요구에 가치 있는 '삶의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삶의 정치란 바로 기본을 생각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국가 목표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 따라서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평화통일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위해 정치개혁을 비롯한 경제·사회·교육 분야의 구조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지금 우리는 그 구체적 정책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신당의 방향성에 대해 정의, 평화, 복지라는 단어를 들어 설명하면서 "이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각각의 가치에 대한 안 의원의 발표 내용이다.

정의

정치는 정의의 실현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의 핵심은 공정이다. 공정은 기회의 평등과 함께 가능성의 평등을 담보하면서 복지국가의 건설을 지탱해 주는 중심 가치다.

복지

복지는 해석과 방법 논쟁으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한다. 복지는 이념투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좌우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실질적 복지로 삶의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

평화

평화는 인권과 함께 우리가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이며 정의와 복지의 실현을 위한 필수적인 환경이다. 그리고 평화통일 정책의 수립과 실천은 헌법의 명령이며 천 년 넘게 통일국가를 유지해 온 조국에 대한 우리 세대의 역사적 사명이다.

"지방선거, 최선 다해 책임있게 참여"…슬로건은 "국민과 함께"

안 의원은 다음으로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각자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니다"라며 "저희들은 극단주의와 독단론이 아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정치공간이며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논의구조,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국민통합의 정치세력이 될 것"이라고 신당 운영의 기초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정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은 국민의 힘"이라며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 마지막 부분을 인용한 뒤 "그 세 가지 가치를 한 데 담아, 가는 길을 '국민과 함께' 로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지방선거 참여 방침에 대해 "최선을 다해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고 밝혔으나 "지금 시점에서 개별 지역에 대해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구체적 출마 지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창당의 구체적인 시점과 참여하는 주요 인물에 대해서는 "시점은 새정치추진위원회에서 로드맵을 만들 것"이며 "함께 하실 분들은 추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실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인재 영입과 관련해 "지금까지도 여러 분을 만나뵀다"며 "새정치추진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면 이제 공식적이고 적극적으로, 속도감 있게 여러 분들을 만나 뵙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낸 정도였다.

'삶의 정치'의 구체적 내용은 전국을 순회하며 '새 정치 국민 토론회'를 여는 등 계획된 행사 일정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회견 중 필요성을 역설한 정치·경제·사회 분야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격차 해소"를 기본 방침으로 들면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함께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모든 개혁이 맞춰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득권과의 여러 논의, 설득 과정, 현명한 여러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 기회를 가지고 준비한 부분을 하나하나 내놓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