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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 충돌로 가고 있다"

[해외시각] 양국 동시에 NSC 설치, 심상치 않은 움직임

중국과 일본이 최근 거의 동시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라는 기구를 신설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국제안보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NSC라는 조직은 태생 자체가 언제 전쟁에 돌입할지 모르는 갈등 관계의 산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7년 당시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백악관에 설치한 것이 시초다.

NSC는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대외정책·군사정책과 국내정책까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기구로서 평시에는 유명무실하게 운용되기도 하지만,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핵심기구로 중심에 등장한다. NSC는 미국에서 시작된 이후 동맹국들에게도 차용된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일당 독재체제의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그동안 NSC 형태의 기구가 굳이 필요하지 않았다. 또한 전후 평화헌법 체제를 지속해온 일본에서도 NSC는 논의의 대상도 되지 못했다.

이때문에 같은 시기에 중국과 일본이 NSC를 설치한다고 나선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적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에 18일 게재된 '중국과 일본은 충돌로 가고 있다(China and Japan are heading for a collision)'라는 칼럼은 그 의미를 분석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으로부터 받은 수모를 극복하는 것이 공산당의 중요한 과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센카쿠 열도 분쟁이 도화선 될 위험 커

중국 정부가 군사 정보 치안 조직을 조율하는 국가안전위원회(중국판 NSC)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다. 일본 정부도 NSC를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NSC를 출범시키기 위한 법안이 중의원을 통과해 참의원에서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편집자).

군사안보조직을 현대적으로 재편한다는 것이 평시라면 우려할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평시가 아니다. 지난 1년 사이 일본과 중국은 센카쿠(중국 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싸고 위험한 군사 대치 상황을 연출했다.

얼마 전에는 1주일만에 3번이나 중국의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일본의 전투기들이 급발진하는 사건이 잇따랐다. 반면 중국은 일본의 선박들이 실전 해상훈련을 하는 장소에 근접하는 식으로 도발을 하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이처럼 양국간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로 안보조직의 개편에 나선 것은 상당히 불길한 징조다.

중국과 일본 어느 쪽도 전쟁을 원한다고는 믿기 어렵다. 가장 큰 리스크는 센카쿠 분쟁이 우발적인 충돌로 이어지고, 민족주의적 강경파의 논리에 편승해 되돌리기 어려운 방향으로 치달을 가능성이다.

이미 양국은 분쟁지역에서 도발이 계속된다면 군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중국의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말로 할 단계는 지났고, 전쟁준비에 돌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편집자)

최근 필자는 베이징에서 중국의 인민해방군 최고위 인사가 "중국은 일본이 1930년 대에 저지른 군국주의 침략을 허용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직접 들었다. 그 몇 주 앞서 도쿄에서 필자는 일본의 한 관료가 "중국은 1930년대에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태평양에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들었다.

세계 2위와 3위의 경제대국인 중국과 일본이 서로 충돌한다면 큰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양국의 분쟁은 전세계의 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크다. 미국은 미·일 안보조약에 따라 일본을 방어하는 동맹관계를 맺고 있다. 센카쿠 열도에서 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은 일본의 편을 들게 되어 있다.

중국의 경제력· 군사력 확대, 일본의 초조감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고조되는 배경에는 중국의 경제력 확대가 있다. 2020년이면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측들이 우세하다. 1880년대부터 유지되어온 미국이 1위 자리에서 밀려난다는 것이다.

군사력에서 아직 규모나 수준에 있어서 중국은 미국에 적수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중국의 군사비 지출이 급증하는 반면, 미국 국방부는 위축되고 있다. 일본은 군사비 지출을 소폭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나라빚이 너무 많아 중국의 군사비 지출을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경제력이나 군사비 지출에서 이런 변화는 향후 힘의 균형을 예측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이런 불확실성은 자신의 한계와 역량을 시험해보고 싶은 유혹에 끌리게 하는 법이다.

게다가 중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원한관계가 깊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일본의 침략으로 겪은 수모를 극복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이 해야 할 역사적으로 중요한 책무"라고 말했다.

반면 일본 아베 정부는 과거의 역사에 대해 국수주의적이며, 반성을 모르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상호파괴적인 충돌을 피하려면, 양국 모두 노선을 바꿔야 한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힘이 약해지고 있는 시기에 과거의 역사에 대해 반성을 모르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일본의 태도에 경약하는 것은 중국뿐이 아니라, 같은 아픔을 겪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반면 일본은 중국의 힘이 급격히 커지는 것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중국은 이 점을 이해하고 영토분쟁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일본의 입지를 명시적으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중국에도 이롭다. 이렇게 서로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효과를 발휘해야, 중국으로서도 방해를 받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의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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