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노회찬·심상정 의원 이어 문성현 대표도 '대망'
권영길 의원은 정규직 노동자의 양보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지원하는 '사회적 연대' 프로그램을 통한 '1위 굳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민노당=민주노총당'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간의 차별도 완화함으로써 서민경제의 회복을 꾀한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대국민 인지도가 높고 당내 지지도도 우위를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행보를 하고 있다.
노회찬 의원은 주로 민생현장 챙기기를 통한 대민접촉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노 의원은 지난 12일 서민경제 살리기의 일환으로 열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운동 선포식'에 참석했다. 또 무주택서민 주거안정 대책, 저소득층 겨울나기 난방지원 등 핵심 민생 지원사업을 위한 현장방문과 정책간담회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노 의원 측은 "아직까지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를 시도할 시기는 아니라고 보지만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내년 초가 되면 (차별성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서민경제, 주택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적 대안 마련을 통해 역전의 발판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심 의원 측은 "당의 여러 어려움 속에서 경선을 통해 어떻게 하면 당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당이 서민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정책 개발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성현 대표도 12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로서 대선 출마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사항이 아니겠느냐"면서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에 문성현도 들어가야 판이 제대로 짜이지 않겠느냐"고 대권경쟁에 가세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대선에서 깜짝 놀랄만한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 관리 능력의 부재가 민노당 위기의 핵심"
주자들의 발걸음은 바빠지고 있지만 민노당의 대선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민노당 싱크탱크인 진보정치연구소가 13일 주최한 '민주노동당 2007년 주요 대선의제와 전망' 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당의 위기관리 능력, 대선 주자들의 낮은 인지도 등을 지적하며 험로를 예고했다.
진보정치연구소 김윤철 기획실장은 "내년 대선의 키워드는 강한 리더십에 대한 열망"이라면서 "북핵이나 공안사건 자체가 민노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 당이 그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국민에게 답을 주지 못한 것이 위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가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 때문"이라며 "청계천 개발에도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전 시장이 갈등을 관리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민노당의 대선후보는 국가의 비전을 대중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후보,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 즉 이명박에 맞장 뜰 수 있는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 중 민노당 지지자는 9.4%로 3위에 그쳤다"면서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문성현 등은 아직 국민들에게 차별화된 대선후보로 인식되고 있지도 못하다"고 꼬집었다.
홍 소장은 "정치권이 급속히 대선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민노당의 정당지지도 정체가 계속될 경우 한나라당 후보 중심으로 정책과 이미지 선점이 이뤄질 것"이라며 "따라서 민노당은 후보를 조기에 가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토론에 나선 민노당 방석수 대선기획단 간사도 "내년 대선은 100만 표냐, 300만 표냐의 문제가 아니라 당이 살아남느냐, 아니면 왜소한 소수정당으로 전락하느냐의 문제"라면서 "각 후보들도 오는 1월 중에는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각자의 비전과 구상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노당은 내년 2월로 예정된 정기중앙위원회와 전당대회를 통해 경선방식과 시기를 결정하는 등 대선 체제를 구축을 위한 당력 모으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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