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8일 오전에 열린 국회대책회의에서 전날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논리적으로도 부적절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최고 책임자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말"이라며 "한 마디로 몰상식의 극치"라고 강력 비판했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7일 시드니 동포 간담회에서 "(북한에) 핵무기가 있다고 할지라도 한국의 군사력은 충분히 우월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북한이 설사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을)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런 대통령의 언행이 북한의 오판을 불러 일으키고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책임은 한국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이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이런 발언이 북한의 핵을 폐기시키려는 우방과 온 국민의 전열을 혼란시키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전히 북한이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발언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황진하 국제위원장도 "이런 말장난으로 인해 (대통령이) 국민과 국제사회에서 '말 사기꾼'으로 확인될까 걱정"이라며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해도 부족할 판에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 집권연장의 노림수"
한편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는 여권 인사의 남북 정상회담 관련 언급과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방북 등을 예의 주시하면서 '북풍'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지난 5일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내년 3~4월이 적기"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었다.
이에 대해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정동영 의원의 발언과 이종석 장관의 방북, 그리고 정부가 제출한 1조2000억 원의 남북 협력기금 사용안 등은 내년의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치밀한 포석"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정치적 쇼에는 집권연장의 노림수가 숨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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