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6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경향신문 1면에 실린 <'도탄'에 빠진 민생 '승부'에 빠진 노심> 기사와 한국일보 3면 <여와 싸움 나선 노, 국정 팽개치나> 기사에 대해 "이는 해외토픽 수준의 기사요, 국제적 망신에 가까운 사고"라고 비난한 데 대해 7일자 신문에서 한 면을 털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것.
"청와대가 무능하거나 참모들이 오판했거나"
이 신문은 양 비서관이 지적한 5가지 항목에 대해 차례로 답했다. '대통령이 출국 전에 쓴 편지 한 통만 갖고 순방외교 중인 대통령 등 뒤에서 정치올인에만 골몰하고 국정 마무리를 외면한다고 단정한 근거'를 묻는 질문에 이 신문은 "대통령은 임기 관련 언급을 한 국무회의에서나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나 조류인플루엔자, 부동산 가격 급등,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 시급한 국정 현안을 설명하거나 염려하는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경향신문은 "열린우리당이 순방외교 돌입을 기점으로 당·청 갈등의 냉각기에 들어갈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편지글을 공개한 것은 여당의 의원설문조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그것이야말로 정치 올인 의도가 아니고 무엇인가"고 되묻기도 했다.
이어 이 신문은 "편지글 공개가 낳을 해석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청와대가 무능한 것이고, 그 점을 알면서도 공개를 강행했다면 참모들이 오판한 것"고 청와대를 공박했다.
또한 각종 경제지표도 좋은데 '도탄'이라는 단어를 지면에 실었다는 비판에 대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도탄'의 뜻을 '진구렁에 빠지고 숯불에 탄다는 뜻으로, 몹시 곤궁하여 고통스러운 지경을 이르는 말'이라고 쓰고 있다"며 "사상 최악의 경제 양극화 상황을 '몹시 곤궁하여 고통스러운 지경'으로 표현한 것이 과연 불합리한가"라고 답했다.
'대통령 지지가 낮다고 비방을 흥행으로 삼는 행태는 하이에나의 속성'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신문은 "권력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의 정당한 역할 수행을 '하이에나 행태'라며 비방하는 것은 청와대의 민심에 대한 인식 수준을 여실히 반영하는 것"이라며 "본지는 한·미 FTA 협상과 부동산 정책 등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해 시시비비를 따져 왔고 이같은 보도자세는 대통령 지지율의 등락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경향신문의 이 기사는 이례적으로 '편집국 정치부'명의로 작성됐다.
한편 청와대에 의해 역시 '하이에나'로 지적된 한국일보는 "양 비서관이 대통령의 편지 한 통에 요동을 치는 신문들이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일보 기사에 대해 강한 적의를 표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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