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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회견 보며 YS가 떠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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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 대통령 회견 보며 YS가 떠오르는 이유

[정책쟁점 일문일답] "외환위기 교훈 되새겨야"

1.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집권 2년차 경제분야 국정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어떻게 보았습니까?
⇨ 저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보고 그의 참모들이 '양의 탈을 쓴 늑대'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통령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경제민주화는 온데간데 없고 세계경제를 망치고 국내경제를 망친 '레이건, 대처, YS(김영삼)'의 깃발이 청와대 상공을 음산하게 뒤덮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2. 박 대통령은 이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3대 추진 전략' 중심으로 실천해 갈 것이라고 했는데요. 3대 추진 전략은 어떤 것을 지칭하는 겁니까?
⇨ 박 대통령은 3대 추진 전략으로 △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하는 개혁을 통해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고, △ 창조경제를 통해 역동적인 혁신경제를 만들며, △ 내수를 활성화해 내수와 수출이 균형 있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3. 이와 같은 전략을 '양의 탈을 쓴 늑대' 전략, '레이건, 대처, YS(김영삼)'의 전략이라 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악마는 각론에 숨어있'기 때문에 대통령 연설문이나 정부 발표문을 볼 때는 항상 각론을 잘 살펴야 합니다. 박 대통령의 연설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투자관련 규제를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해서 꼭 필요한 규제가 아니면 모두 풀겠습니다. 규제총량제를 도입하여 부문별로 할당량을 부여해서 관리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공세적인 규제 완화 전략이 바로 김영삼 정부가 대한민국을 '외환위기'라는 절벽으로 몰아갈 때 쓰던 전략입니다. '규제완화만이 살 길이다.' 이것이 바로 김영삼 정부의 핵심 구호였습니다. 그리고 이 구호에 따라 무분별하게 추진했던 금융규제 완화가 치명적인 '외환위기'를 불러왔습니다.

4. 박 대통령은 핵심적인 규제완화 대상으로 "보건의료, 교육, 금융" 등을 거론했는데요.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 박 대통령이 6일 연설에서 여러 가지 요란한 구호들을 동원했지만, 그 밑바닥에 깔린 핵심정책은 '공공부문 민영화'였습니다. "보건의료, 교육, 금융" 등이 모두 공공성이 매우 강한 분야입니다. 또 박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할애한 시간을 보아도 청와대의 최대 관심사가 '공기업 민영화와 의료 민영화'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공기업 비판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또 "보건의료, 교육, 금융 등의 규제완화"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요.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박근혜 정부의 최대 관심사가 '공공부문 민영화', 특히 '공기업 민영화와 의료 민영화'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 극소수지만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내수와 수출의 균형 있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점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들의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 그 사람들이 크게 오해한 것입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의 천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어제의 악마(혹은 천사)가 오늘의 천사(혹은 악마)로 갑자기 변하는 것은 막장드라마에서나 나오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박 대통령이 갑자기 '내수와 수출의 균형 있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대외경제 환경이 나빠져 어차피 대기업들도 수출에서 과거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에, 내수 부문에서 대자본이나 부유층에게 뭔가를 퍼줄 목적으로 그런 구호를 내거는 겁니다. 이와 같은 전후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극소수지만 진보진영 일각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6. 어차피 대기업들도 수출에서 과거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 우리나라 수출의 1/4을 중국이 소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이 40여 년간의 고성장 시대를 마감하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고성장 시대가 마감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어떻게 될까요? 과거와 같은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들 사정도 좋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부자감세의 영향으로 재정위기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재정위기는 다른 위기와 달리 장기간 해결이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향후 5~10년간 우리나라 수출은 이와 같은 대외환경 악화로 상당히 고전하게 될 겁니다.

7. 박근혜 정부가 내수 부문에서 대자본이나 부유층에게 어떻게 퍼주려 하고 있습니까?
⇨ 철도 부문을 살펴보면, 이들은 수서발KTX를 민영화해서 대자본에게 폭리를 안기려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면 수서발KTX를 특별법의 적용을 받는 공사 형태가 아닌 상법의 적용을 받는 주식회사 형태로 세울 리가 없습니다. 또 국토부는 이명박 정부 때 적자노선도 민영화해서 정부보조금 입찰제를 실시할 계획을 세운 바 있습니다. 적자노선 철도도 민영화해서 맥쿼리인프라에게 퍼 주었던 것처럼 적자노선 철도에도 혈세를 퍼 주겠다는 것입니다.

8. 의료민영화를 하면 부유층들은 어떤 방식으로 이익을 얻게 됩니까?
⇨ 현행법에는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이나 학교법인 등도 자법인을 둘 수 있지만, 그 자법인의 수익도 모두 모법인의 원래 목적, 즉 의료, 교육 등에만 쓰여져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발표한 '4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보면 맥쿼리인프라와 같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재무적 투자자로 하여금 의료법인 자법인에 빨대를 꽂고 수익을 빼돌릴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약 정부 구상대로 법규가 개정된다면 지금까지 많은 돈을 벌어들인 대형병원 소유주들과 부유층들이 대리인을 내세워 맥쿼리인프라와 같은 집합투자회사를 세우고 자법인에 빨대를 꽂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건강보험공단 지원금과 환자들 본인부담금으로 충당되는 의료법인 운용자금 중 상당 부분이 맥쿼리인프라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에게 유출될 겁니다. 물론 재무적 투자자들은 의료법인으로부터 빨아들인 수익금을 대형병원 소유주들과 부유층들에게 나눠 주게 됩니다.

9. 맥쿼리인프라와 유사한 재무적 투자자들이 의료법인에 빨대를 꽂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빨아가면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
⇨ 서울지하철 9호선 운용회사처럼 의료법인(모법인과 자법인)은 더 궁핍해지고 그렇게 되면 정부가 택할 수 있는 것은 둘 중 하나입니다. 하나는 지속적으로 건강보험료를 올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하는 것입니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는 건강보험 재정이 건전할 때만 유지됩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나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 파탄이 납니다. 그리고 양자의 파탄은 곧 미국식 의료체제라는 지옥이 한국에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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