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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서발KTX 10% 요금 인하"…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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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서발KTX 10% 요금 인하"…비결은?

코레일 내부 문서 "매표 업무까지 코레일에 위탁"

수서발KTX주식회사가 업무의 상당 부분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에 위탁하는 것을 통해 '요금 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문건이 나왔다. 정부와 코레일 측이 주장하는 '수서발KTX주식회사의 요금 10% 인하' 방안이 사실 코레일에 대한 광범위한 업무 위탁으로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레시안>이 9일 무소속 박주선 의원실을 통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입수한 코레일의 수서발KTX주식회사 '사업 개요' 문건에는 수서발KTX주식회사는 "수송 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코레일에 위탁"한다고 돼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수서발KTX주식회사는 역무(전용역 3개, 수서, 동탄, 지제역)와 승무 일부(기장 및 열차팀장)만 직영하고, 공용역 14개 역무, 승무(열차 승무원), 매표, 철도차량(임대 등), 차량정비, 사고복구, 고객센터 등을 코레일 계열사 등에 위탁한다.

이 문건은 "코레일 대비 (열차 요금) 10% 인하, 탄력적 할인 체계로 실질 운임 인하"라고 언급하고 있다. 결국 수서발KTX주식회사의 대표적인 차별화 서비스는 요금 인하 뿐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막대한 정보구축 비용, 역사 건설 비용, 고객 관리 비용 등을 모두 싼 값으로 코레일에 위탁함으로써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이 문건은 수서발KTX주식회사가 "저비용, 고효율의 민간 경영기법 도입으로 생산성을 극대화"시키며, "비핵심분야 위탁 관리를 통한 운영 효율성 증대", "성과 관리 체계 확립으로 구성원의 생산성 극대화" 등을 추구한다고 적혀 있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객원연구위원은 "결국 코레일에 업무를 위탁함으로써 요금 등을 낮추고 수익을 올린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극도의 사회적 갈등 속에서 탄생한 수서발KTX의 모습이 이런 식이라면 정말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이런 식의 시스템으로 철도산업 발전 방안을 찾는 것이라면, 차라리 사막에서 우물을 찾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사업개요 중


정부는 수서발KTX주식회사 설립 근거 중 하나로 "서비스 수준 향상"을 들고 있지만, 피부로 와닿는 고객 서비스의 핵심 부분인 열차승무원, 매표시스템, 고객센터 등은 모두 코레일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서발KTX주식회사 설립 목적에는 "부문별 차별화된 운영을 통한 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고속철도 부문 경쟁 체제 도입"이라고 돼 있다. '차별화된 운영'은 별도의 주식회사로서 당연히 수반되는 회계 투명성(회계 분리), 임금 체계 등 일반적인 '회사 업무' 뿐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수서발KTX주식회사의 이같은 운영 시스템의 '미래'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크림 스키밍(cream skiming)'(원유 중에서 맛있는 크림만을 분리해 채집하는 데서 유래된 개념으로 통신·철도 등에서 장사가 되는 '알짜' 부문을 중심으로 중심으로 민영화가 선택적으로 진행된다는 의미)을 언급하며 민영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었다. 이런 운영시스템이라면 군침을 흘리지 않을 민간 기업은 없다.

결국 코레일은 수서발KTX주식회사의 대부분의 업무를 그대로 떠안게 돼 자체 경쟁력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토부가 벼르고 있는 코레일의 구조조정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현재 국토부는 화물, 차량 임대, 정비 부문을 따로 떼는 방식으로 코레일을 분리할 계획을 내놓은 상황이다. 이는 지분만 갖고 있는 지주회사 코레일의 철도 시스템 통제력, 나아가 정부의 철도 시스템 통제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코레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어갈 수밖에 없는 반면, 수서발KTX주식회사의 앞길은 탄탄대로일 것으로 보인다. 그 끝에는 유 의원이 지적한대로, '철도 민영화'가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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