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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농심'…"박근혜 외교 놀음에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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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농심'…"박근혜 외교 놀음에 죽어간다"

정부, TPP 가입 전단계 공식 표명…농민들 '부글부글'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 참여 '관심 표명'을 하며, 예비 양자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농민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국은 그간 TPP 참여를 원하는 미국과, 동아시아 경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중국 사이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으나 이날 현 장관이 '관심 표명'을 하면서 사실상 참여를 기정사실화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함께 양대 농민 단체 중 하나로 회원수 12만 명에 달하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은 29일 성명을 내고 "최근 졸속 공청회를 개최하더니 완전한 시장개방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TPP가입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며 "정부가 농업을 홀대하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이렇게 막무가내로 농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으니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고 정부를 규탄했다.

비교적 온건 성향으로 평가받는 한농연이 전면에 나서면서 과거 우루과이라운드, 한-칠레FTA, 한-미FTA 등의 과정에서 발생한 정부와 농민의 충돌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전농을 비롯해 자유무역협정(FTA) 대응 범국민대책위원회, 한-중FTA중단 농축산비상대책위원회 등도 TPP 참여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농심(農心)이 심상치 않다. 닷새 전인 24일은 한-미FTA 반대 시위를 하다가 전경의 방패 가격에 의해 사망한 전용철 농민의 8주기였다.

▲지난 1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TPP 공청회에서 TPP 반대 시위를 벌이는 농민들. '대통령 외교놀음에 농민들은 죽어간다'는 문구를 한 농민이 들고 있다. ⓒ한농연

"TPP 참여 마지막 단계"…"300만 농민, 저지에 사활 걸겠다"

TPP는 환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가하는 미국 주도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모든 분야의 관세 철폐를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미국 등에 비해 경쟁력이 약한 쌀 분야 등 농업 부분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실이 산업통상부로부터 받은 TPP 참여 절차 관련 자료에 따르면 관심 표명은 '참여공식선언'이 절차와는 구별되긴 하나, 일단 발을 담근 이상 참여가 유력하다는 게 한농연 등의 주장이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도 이날 "이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단계"라고 말했다. 참여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말이다.

TPP 참여절차는 먼저 △참여 희망 국가의 '관심표명' → △기존 참여국과 참여 가능성 타진(예비 양자협의) → △참여희망국가의 참여선언 → △기존 참여국별 참여조건 협의(공식 양자협의) → △기존 참여국의 승인절차(컨센서스) →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미 의회 통보(90일 사전통보 절차 적용) → △참여희망국의 TPP 참여(협상참여/가입)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관련해 한농연은 "우리나라처럼 후발 TPP가입국은 기존 TPP 협상의 결과물에 따라 전 품목 개방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농업부문 역시 완전한 시장개방이 이루어 질 것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우리나라에 앞서 가입한 일본의 전례를 보면, 가입 당시 일본의 주요농산물인 쌀·밀·육류·유제품·설탕 등 5대 민감농산물 절대 개방 반대 의사를 표명하였으나, TPP참여로 인하여 농산물 시장 전면개방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일본은 TPP가입을 위해 1970년부터 시행해온 식량생산조절정책 제도 폐지 및 농업보조금 축소단계를 밟고 있으며, 11월 26일 TPP협상 당시 자유화율 95%를 주장하였으나, 다른 참여국의 수입품 관세 전면 철폐 요구로 인하여 묵살당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TPP가입의 '미래'라는 것이 한농연의 주장이다.

한농연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의 경제적 타당성 효과 분석' 보고서를 인용한 후 "TPP 협상에 참여하는 경우 5년에 0.05%, 장기간에 걸친 10년에 2.58% 추가성장에 그쳐 경제적 파급력이 지급히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하며 "경제적 효과는 극히 미미하고 피해는 막대하다는 것이 정부와 개방을 부추기는 연구기관을 제외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이어 "이득은 불투명하고 참여하지 않아도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참여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이런 해괴망측한 TPP가입을 검토하는 정부의 의도를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TPP는 완전개방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농축산업을 포함하여 개별 산업간 미치는 파급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고, 우리산업의 지속성은 담보될 수 없다"며 "한농연을 비롯한 300만 농민들은 정부의 TPP 참여의사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정부가 'TPP 관심 표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우리농업 죽이기에 앞장선다면, 300만 농민들은 사활을 걸고 정부를 향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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