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박근혜 대통령 겨냥 "불법 대통령"

"가차없는 보복행동 가해질 것" 위협도…국방부 "특이동향 없어"

북한이 장성택 처형 이후 처음으로 대남 위협과 비난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북한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일환에서 나온 조치라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정부는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 19일 국방위원회 명의의 전통문을 청와대 국가안보실 앞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우리(북한)의 최고 존엄에 대한 특대형 도발을 반복한다면 가차 없는 보복행동이 예고없이 무자비하게 가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이에 대해 우리도 국방부 명의 전통문을 보내 북측이 도발 시에는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문제 삼은 것은 지난 17일 일부 보수단체들이 서울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진행했던 '김정일 사망 2주년 축하 화형식'이다. 북한이 통지문을 보낸 이후에 북한군 움직임에 변화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 대변인은 "보통 북한이 12월에서 4월까지 훈련을 하는데 훈련하는 활동은 늘고 있지만 특이한 군사 동향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통일부 역시 이번 위협이 기존에 북한이 해왔던 위협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통지문 내용을 보면 북한이 그동안 기자회견이나 성명에서 밝혀왔던 내용과 특별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그동안 성명을 통해서도 무자비한 보복, 도발 등을 수차례 언급해 왔다. 이 통지문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통지문을 보낸 19일, 개성공단에서는 제4차 남북공동위원회 회의가 열렸고 G20 국제 금융기구 대표단이 공단을 방문했다. 북한이 이날 오전에 위협 통지문을 보냈음에도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한 이유에 대해 김 대변인은 "통지문 전달받고 국방부와 통일부 등 유관부처가 대응방안을 긴밀히 협의했다"면서 "(통지문 내용이)쉽게 볼 내용은 아니지만 대표단 방문이나 공동위 회의에 특별히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달콤한 공약, 쓰거운(쓴) 현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실명 비난에 나섰다. 통신은 박 대통령을 '불법 대통령'으로 규정하면서 "더러운 정치 협잡과 모략의 능수, 인민의 극악한 원수"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실명 비난이 최근에는 좀 주춤한 경향을 보였다. 최근 북한 내부 상황과 관련이 있는지는 관측을 해봐야 한다"면서 "정부는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