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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체포에서 처형까지… 北 이례적 행보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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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체포에서 처형까지… 北 이례적 행보의 연속

장성택, 체포 나흘만에 특별군사재판 회부 후 즉시 처형

지난 8일 체포됐던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나흘 만에 처형됐다. 체포 사진과 죄목, 처형 이유 등을 공개한 장성택의 숙청 과정은 이례적인 일들의 연속이었다.

장성택의 실각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지난 3일 국정원이 배포한 긴급 자료가 시작이었다. 당시 국정원은 장성택의 측근인 리룡하 노동당 행정부 1부부장,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이 공개 처형됐다며 장성택 역시 실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안보 관계 부처는 저마다 조금씩 다른 분석을 내놨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장성택이 실각을 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장성택 실각에는 추가적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 간 엇갈리는 평가 속에 지난 7일 북한이 장성택의 모습이 삭제된 기록영화를 공개하면서 장성택 실각은 기정사실로 굳어져 갔다. 이후 9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장성택의 실각을 전했다. 통신은 장성택이 반(反)당·반(反)혁명 종파행위를 저질렀다며 A4용지 4쪽 분량의 보도를 통해 장성택의 죄목을 낱낱이 밝혔다.

북한의 이례적 행보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과거 숙청 사례와 비교해볼 때 이렇게 죄목을 상세히 공개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죄목을) 자세히 언급했다. 신변상의 비리도 낱낱이 열거했다. 이런 사례는 처음이라고 본다"며 "김정은, 김정일, 김일성 시대를 통틀어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를 통해 9일 오후 장성택이 체포되는 장면을 보도했다. 장성택은 전날인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후 현장에서 체포됐는데, 방송이 이날 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장 부위원장이 인민보안원 두 명에게 끌려나가는 사진을 그대로 방영한 것이다.

북한은 13일 장성택이 체포된 지 나흘 만인 12일에 특별군사재판을 열어 장성택에 사형을 판결하고 즉시 집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의 재판 과정과 죄목, 장성택이 법정에서 했던 진술을 A4 7쪽의 분량으로 자세히 소개했다. 이어 장성택이 법정에서 수갑을 차고 있는 사진도 공개하면서 이번 숙청의 전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북한이 이처럼 이례적으로 장성택의 체포와 처형까지 전 과정을 자세히 전한 데에는 북한 내부의 장성택 세력을 확실히 제거하겠다는 국내적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 내부의 파워 엘리트들에게 감히 도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장성택과 그 세력이 북한에서 상당한 세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장성택이 상당한 권력자였다는 것도 드러난 셈이 됐다. 특히 김정은 시대에 숙청됐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장성택이 인척이었다는 점도 북한이 이례적 행보를 보인 이유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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