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제1비서의 호칭을 변경한 것은 이달 초로 추정된다. 조선중앙TV가 지난 1일 황해남도 신원군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태양상(초상화) 모자이크 벽화가 건립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장면에서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라는 대형 현수막이 화면에 잡혔다. 또 지난 6일 노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 1면에 실린 전국 건설 부문 책임자들의 평양역 집결 사진에도 유사한 내용의 현수막이 사진에 있었다.
▲ 1일 조선중앙TV에 등장한 '위대한 령도자' 현수막(위)과 6일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사진(아래) ⓒ연합뉴스 |
가장 최근에는 장성택을 체포했던 지난 8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에도 이 글귀가 공개됐다. <조선중앙통신>이 발행한 이날 회의 사진에는 회의장 정면에 김정은 제1비서를 '위대한 령도자'로 표현한 대형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그동안 북한은 김정은 제1비서를 '경애하는 원수님', '최고 령도자' 등으로 불렀다. '위대한 령도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만 썼다는 점을 미뤄볼 때 북한이 이 호칭을 김정은 제1비서에게도 썼다는 것은 곧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작업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정은 제1비서의 호칭은 시기별로 바뀌어 왔다. 공식 후계자로 지정됐을 때는 '존경하는 대장동지'라는 호칭으로 불렸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에는 '경애하는 원수님'으로 주로 불려왔다. 통일부는 지난달 28일 김정은 호칭 관련 자료를 배포하며 향후 김정은의 권력이 공고해지면 김정은을 부르는 호칭에 '위대한' 이라는 단어를 넣어 호칭을 격상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수차례 호칭이 바뀌었다. 그는 공식 후계자 단계에서는 '친애하는 지도자'로, 사실상 집권을 완성한 단계에서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으로, 김정일 사후에는 '위대한 령도자'로 단계적으로 호칭이 격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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