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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실각, 김정은 1인 통치 강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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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실각, 김정은 1인 통치 강화되나?

[전망] 장성택 실각 여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자 김정은 체제의 2인자로 알려져 있던 장성택이 실각했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북한 내부 정치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장성택의 실각이 말 그대로 '가능성'일 뿐이고 그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보다 신중한 평가와 전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최룡해와 장성택은 서로 견제를 하고 있는데, 김정은이 권력을 운용하는 차원에서 장성택을 제거한다는 것은 효과적인 통치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특히 장성택은 친인척이라는 특별한 범주에 있는 사람"이라면서 장성택의 실각과 그 이유에 대한 보다 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 역시 "정치적인 측면에서 보면 최룡해와 장성택이 서로 견제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이 장성택 없이 생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이 최룡해를 동원해서 장성택을 내쳤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럼 김정은은 누구랑 정치를 하나"라며 최룡해가 장성택을 제거했을 가능성에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장성택의 측근인 노동당 행정부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처형됐다는 것 외에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없다.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어떤 이유에서 실각됐는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나오지 않았다. 다만 장성택의 측근이 공개처형되는 정도의 사건이 있었다면 장성택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성택, 정말 밀려났다면

장성택의 실각이 가능성이 아니라 사실로 드러난다면 북한 내부의 정치권력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예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김정은의 권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 북한 김정은 체제를 뒷받침해온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9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65주년 기념일 행사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왼쪽), 최룡해 인민국 총정치국장(가운데)이 함께 참석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경남대 김근식 교수는 "최룡해와 장성택 간 갈등이 생겨서 장성택이 실각했다면 북한 내부의 권력 중심은 김정은과 최룡해로 정리된 것"이라면서 "이는 김정은 중심의 새로운 통치 시스템이 완성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번 사태로 김정은 리더십이 안정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학순 수석연구위원 역시 "김정은의 결정으로 장성택이 제거된 것이라면 그만큼 김정은의 힘과 위상이 뚜렷해졌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또 "북한의 수령제 정치가 나름대로 안정된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라며 "김정은은 더 강력한 힘을 갖고 자기 시대를 안정적으로 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는 달리 김정은이 강경노선을 주장하는 세력들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장성택이 개혁개방과 평화 경제를 강조했다면 기존에 북한 당 지도부나 선전선동부 등의 보수세력들은 자주와 존엄, 핵무력 등을 강조하는데, 이 세력들이 이권을 놓고 벌이는 갈등 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장 선임연구원은 "당과 군 내에 이러한 보수세력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조직적으로 공세를 했다면 김정은 입장에서도 그냥 넘어가긴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표면적으로 보면 김정은으로 권력이 집중된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오히려 김정은이 조직화된 기존의 보수세력의 등에 업혀서 가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김정은의 권력 집중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다.

남북관계에 부정적 VS. 영향 없을 것

장성택의 실각이 기정사실화 될 경우 남북관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성택이 북한 내부에서 경제 개혁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혔기 때문에 남북 교류협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내부에서 저런 문제가 생기면 섬세하게 정책을 조율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성택이 밀려나면 평화와 경제, 대외 협력 및 개방 등을 강조하던 세력들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남북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남북관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사실상 2인자로 올라섰다고 가정했을 때, 최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명령을 그대로 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존의 병진노선을 비롯한 김 제1위원장의 정책 노선은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근식 교수는 "최룡해는 맞춤형 인간"이라며 "이미 김정은 시대에서 나올 수 있는 큰 틀의 정치, 군사, 경제적인 입장들이 정리가 됐기 때문에 최룡해는 거기에 맞춰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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