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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여강 따라 아홉사리길 걸은 후 쫀득한 토종닭 요리"

[알림] 음식문화학교의 봄소풍

음식 속의 문화, 문화 속의 음식을 찾는 음식문화학교(교장 김학민) 제30강이 4월 20일(토요일) 경기도 여주군 일대에서 열립니다. 봄기운 가득한 여강을 따라 아홉사리 과거 길을 걸은 후 토종닭 백숙으로 점심을 먹고, 세종대왕을 모신 영릉의 원찰 신륵사 관람과 여주 5일장을 체험하는 하루 일정입니다. 아침에 서울에서 떠나는 스쿨버스를 마련하였습니다.

제30강의 요점은 이렇게 정리됩니다(수업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도 있습니다)

* 스쿨버스 안에서 듣는 교장선생님의 '토종닭의 재발견'
* 부라우나루 느티나무 군락지에서의 이야기 나눔
* 조선시대 과거길 '아홉사리길' 걷기
* 홍일선 시인에게 듣는 '날아다니는 닭' 이야기
* <바보숲 명상농원>에서 쫀득한 토종닭 백숙으로 점심
* 유정란, 자연산 닭고기, 된장, 간장 구입하기
* 영릉의 원찰 신륵사 관람
* 여주 5일장에서 봄나물 사기


▲ 음식문화학교 제30강 답사로 Ⓒ음식문화학교

4월 20일 아침 8시에 서울에서 스쿨버스가 출발합니다. 7시 50분까지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음식문화학교> 버스에 탑승바랍니다. 김밥과 식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 시간 가량 야트막한 산길을 걷습니다. 가벼운 옷차림에 등산화나 트레킹화를 신고 오시기 바랍니다.

[여주(驪州)] 여주는 삼한시대에는 마한 땅이었다가 삼국이 성립되면서 처음에는 백제, 나중에는 고구려가 세를 확장하면서 고구려의 영역이 되었다. 당시의 고을 이름은 골내근현(骨乃斤縣)이었다. 이후 신라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골내근현은 신라에 편입되고 경덕왕 때 황효(黃驍)라고 고쳤다. 그러나 황효란 명칭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으며, 1257년(고려 고종 44)에 영의(永義)라고 고쳤다가 1305년(고려 충렬왕 31)에는 여흥이라 했다(여흥은 고종의 황후인 여흥민씨 민비의 바로 그 본관이다). 조선조 예종 원년(1469)에 세종대왕의 영릉을 이곳으로 천릉하고, 그해 여흥과 인접해 있던 천령현(川寧縣)을 폐합시키고 지명을 여주로 고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10시. 버스는 중부고속도로 경유, 영동고속도로를 바꿔 타고 여주읍 단현리에 닿습니다. 단현리는 이명박 정권의 대표적 환경 파괴 '4대강 사업'의 남한강 강천보가 있는 곳입니다. 버스에서 내려 동네 골목길을 따라 10여 분쯤 강으로 내려가면 남한강의 빼어난 경관인 부라우나루가 나옵니다.

▲ 아름다운 부라우나루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음식문화학교

흘러간 강물처럼 옛 나루의 떠들썩한 풍경은 사라졌지만, 시원한 그늘 아래 앉아 나룻배를 기다렸던, 사공들이 김치 쪼가리에 탁배기를 들이키며 앉아 쉬었던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옛 나루의 영화를 떠오르게 합니다. 여기 나루에 앉아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여강의 아름다움과 인간사의 새록스러운 사연들을 나눕니다.

[여강(驪江)]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 옛 문헌에는 오대산 우통수(于筒水)를 남한강의 발원지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남한강은 태백시 금대산 검용소(儉龍沼)에서 발원한다는 게 요즈음의 정설이다. 검용소에서 출발하여 실낱 같은 개울로 이어져 내려오던 남한강 원류는 정선에 이르러 조양강(朝陽江)이 되고 동강(東江)이 되었다가, 영월에서 금장강(金障江)과 합류한다. 단양에서 황강(黃江)을 이루고 충주에서 달천(達川)과 합쳐진 물은 부론에서 섬강(蟾江)을 받아들인 뒤 여주에서 여강(驪江)이 된다. 곧 지금과 같이 한강이라는 통칭은 없었고, 강이 흐르는 각 지방마다 고유의 강 이름이 있었다. 서울의 옛 지명이 한산주인 바, 서울 일대에서 부르던 강 이름이 한강이었다.

11시. 부라우나루를 떠나 버스로 15분 정도 이동, 흔암리 청소년수련원으로 갑니다. 여기에서 버스는 일행을 내려준 뒤 다시 돌아 <바보숲 명상농원>이 있는 점동면 도리 마을회관 앞으로 가고, 일행은 굽이굽이 '아홉사리 과거길'을 걸어 넘어갑니다.

[아홉사리 과거길] '사리'는 굽이굽이 구부러진 형상을 말한다. 그러므로 아홉사리는 아홉 번 굽이치는 곳을 말하며, 전국에는 이런 지명이 여럿 있다. 이 고개는 조선시대 영남의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문경, 충주를 거쳐 남한강을 따라 송파나루로 갈 때 필히 넘는 길이라 하여 '아홉사리 과거길'이라 했다. 영남지방에서 서울로 과거시험을 보려고 갈 때 추풍령을 넘어 가면 시험에서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죽령을 넘어가면 시험에서 죽죽 미끄러진다는 속설이 있어, 문경 새재 코스를 택해 충주에서 남한강 가를 타고 내려가 이 아홉사리 고개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 길은 굽이굽이마다 여강이 내려다 보이고, 수목이 울창해 매우 아름답다.

12시 30분. 홍일선 시인이 살며 열과 성을 쏟아 가꾼 <바보숲 명상농원>에 도착합니다. 홍 시인은 몇 년 전 도회의 삶을 청산하고 여주로 내려와 하늘과 땅, 강을 벗 삼아 친환경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흙의 착한 마음을 믿는 이여
기다림이라는 길이라는 님
아직도 모시고 있다면
먼 길 그냥 더 가시게나
언제이고 어머니 뵙거든
흙에게 강에게 숲에게
나무호미 하나 깎아드리고
무릎 꿇어 삼배 올리시게나
- 홍일선의 시 <흙의 경전> 중에서

이 농원의 닭들은 천국에 살고 있습니다. 온 농원을 자유롭게 활보하며 나무에서 나무로 날아다닙니다. 새싹과 땅 속의 벌레들, 홍 시인이 손수 발효시켜 배합한 유기농 사료들이 주식입니다. 홍 시인은 이 닭들을 '닭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닭 한 마리를 잡을 때에도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그 영혼의 슬픔을 빌어줍니다.

오후 2시. 홍 시인의 어진 아내가 준비한 토종닭 백숙과 맛깔진 반찬, 능서막걸리로 맛있게 점심을 먹고 신륵사로 향합니다. 신륵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강가에 있는 절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벽절'이라고도 불렀습니다.

▲ 신륵사의 아침 Ⓒ신륵사

[신륵사(神勒寺)] 여주군 북내면 천송리 봉미산(鳳尾山)에 있는 절로, 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龍珠寺)의 말사이다. 신라 진평왕 때 원효가 창건하였다고 하나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절 이름을 '신륵'이라고 한 데는 미륵 또는 왕사 나옹(懶翁)이 신기한 굴레로 용마를 막았다는 전설에 의한다. 고려 고종 때 건너편 마을에 나타난 용마가 걷잡을 수 없이 사나웠는데, 이 때 인당대사(印塘大師)가 고삐를 잡으니 말이 순해졌으므로, 신력(神力)으로 제압하였다고 하여 신륵사라 하였다는 설도 있다. 이 절은 고려 때부터 벽절[甓寺]이라고도 불렸다. 이는 경내 동대(東臺) 위에 다층전탑이 있는데, 이 탑 전체를 벽돌[塼]로 쌓아 올린 데서 유래한 것이다. 이 절이 대찰을 이루게 된 것은 나옹이 이곳에서 갖가지 이적을 보이면서 입적하였기 때문인데, 조선시대에는 배불정책으로 크게 위축되었다. 그러나 광주의 대모산에 있던 영릉(세종의 능)이 여주로 이장된 1469년(예종 1)부터 왕실에서 신륵사를 영릉의 원찰(願刹)로 삼을 것을 결정하였고, 1472년(성종 3) 2월에 대규모 중창불사가 시작되어 8개월 만에 200여 칸의 건물을 보수 또는 신축하였다. 그러나 그 뒤 이 절은 사대부들이 풍류를 즐기는 장소로 전락했다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병화로 폐허가 되었다. 이를 1671년(현종 12) 계헌(戒軒)이 중건하였고, 1700년(숙종 26) 위학(偉學)과 그의 제자 우안(宇眼)·천심(天心) 등이 삼존상을 중수했으며, 이어서 1702년에도 중수하였다. 1726년(영조 2)에는 영순(英淳) 등이 동대에 있는 전탑을 중수했는데, 당시에 세웠던 비가 지금도 남아 있다. 신륵사에는 대리석재의 보물 제225호 다층석탑, 국내에서 유일하게 완성된 형태로 남아 있는 전탑인 보물 제226호 다층전탑(多層塼塔), 고려 말기의 대표적 부도양식을 띤 보물 제228호 보제존자석종(普濟尊者石鐘), 비천(飛天)과 용이 새겨져 그 형태가 매우 아름다운 보물 제231호 석등, 1379년 나옹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보물 제229호 보제존자석종비(普濟尊者石鐘碑), 이색과 나옹의 제자들이 대장경을 보관하는 대장각을 세운 연유를 기록한 보물 제230호 대장각기비(大藏閣記碑)가 있다.

오후 3시 30분, 여강 가의 유서 깊은 사찰 신륵사 관람을 마치고 마지막 일정인 여주 5일장을 돌아봅니다. 여주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농업고등학교가 있을 정도로 농업이 활발합니다. 또 여주는 강원도, 충청북도와도 접하고 있어 삼도의 물산이 모두 모이는 곳이라 그 5일장이 자못 볼 만합니다. 막걸리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오소리감투 등 돼지 내포를 듬뿍 주는 순대국집들이 매력적입니다.

오후 5시, 떠나기가 아쉽지만, 여주 5일장에서 간단히 장도 보고, 순대에 능서막걸리도 한 잔 걸친 음식문화학교는 이제 서울로 향합니다.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는다면 6시 즈음에는 서울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음식문화학교 4월 참가비는 9만원입니다 (교통비, 식사대, 입장료, 강의비, 운영비 등 포함). 좌석은 접수순으로 지정해 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사이트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으로 해주세요.

김학민 교장선생님은 유명한 음식칼럼니스트로, 음식 칼럼집 <맛에 끌리고, 사람에 취하다>와 술 칼럼집 <태초에 술이 있었네>를 펴냈으며, 네이버 블로그 '김학민이 꿈꾸는 세상'에 음식, 술, 건강, 문화, 시사 관련 글을 활발하게 올리고 있습니다.

김학민 교장선생님은 <음식문화학교를 열며> 이렇게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인간은 요리하는 동물>

최초의 인간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연 상태 그대로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불의 발견을 계기로,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슬기를 발휘하여 서서히, 또한 독특하게 식생활 체계를 세웠으니, 이것이 음식문화입니다. 이로써 인간은 '요리하는 동물'로 진화되어, 각기 살고 있는 곳의 기후와 풍토에 따라 제각각의 음식문화권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음식문화의 자연스런 분화와 발전이 있었으므로, 인류의 보편적 정서와 규범을 흐트러트리지 않는 한, 한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먹든 그것은 그의 자유입니다. 또 특정한 먹을거리를 특별하게 먹게 된 것도 그 공동체 고유의 살아온 환경과 문화, 역사의 소산이므로 자기만의 잣대를 들이밀어 왈가왈부할 일도 아닙니다.

흔히 "모두가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원초적 과제들을 의·식·주로 나누어 그럴 듯하게 분화하였지만, 그건 어느 정도 문명화된 시기의 이야기이고, 사실은 식(食)의 문제, 곧 먹을거리 문제가 인간 실존의 근원입니다.

먹을거리 문제는 질서와 규범 속에서 평화롭게 조절돼 가는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매일 매일의 사회면 기사의 행간을 뜯어보면 그 이면에는 모두 먹는 문제가 개재되어 있고, 국가 사이의 전쟁, 민족 사이의 분쟁도 땅과 자원의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니, 그 끝을 파보면 결국 먹는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맛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먹을거리 문제의 극단에서는 벗어나 있습니다. 그러나 먹을거리의 질과 독점을 둘러싸고는 계속 갈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 거대 식품산업이나 외식사업 등에서 양산되는 각종 인스턴트 식품들이 우리 식탁에 도전해 오고 있고, 세계 각국의 먹을거리들도 그 나라의 문화요소들과 함께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먹을거리의 홍수 속에서 음식문화학교는 우리 전통 먹을거리를 낳게 한 사회문화적 배경, 그리고 특정 먹을거리와 그를 갈무리하는 맛깔스런 음식점, 그리고 그 주인과 공동체에 얽힌 이야기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곧 '먹을거리 이야기'를 넘어 '이야기가 있는 먹을거리'를 찾는 여정이 음식문화학교가 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문화유산 답사의 개척자 유홍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습니다. 유 교수의 어법을 빌려 말한다면, 음식도 아는 만큼 맛있습니다.

<음식문화학교는...>

음식문화학교는 요리법을 가르치는 곳이 아닙니다. 음식문화학교는 문화 속의 음식, 음식 속의 문화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음식문화학교는 음식의 현장을 찾아가 문화를 즐기거나, 문화의 현장을 찾아가 음식을 즐기는 기행의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곧 '금강산과 식후경의 조화'가 저희 음식문화학교의 교훈입니다.

앞으로 김치, 젓갈, 된장, 두부, 등심, 갈비, 불고기, 육회, 토종닭, 홍어, 비빔밥, 산나물, 막걸리 등 숱한 우리 전통 먹을거리의 명품, 명소를 찾는 기행이 쭉 이어집니다. 전문가 또는 교장의 음식문화 강의 후 맛있는 음식을 즐기게 되며, 재래시장 장보기, 산나물 뜯기, 쭈꾸미 잡기, 콩 털기 등의 체험행사도 함께 하며 유명 음식축제 여행으로 변화를 꾀하기도 하겠습니다.

음식문화학교는 월 1회, 셋째 토요일에 여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사정(명절, 연휴, 장날, 음식축제 등)에 따라 날짜를 옮길 수도 있으며, 당분간은 당일 코스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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