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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성소(聖所)...카일라스 순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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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성소(聖所)...카일라스 순례합니다

[알림] 티베트-카일라스-구게왕국 트레킹 참가 안내

소설가 박범신 씨의 명상 에세이 <카일라스 가는 길>(문이당 펴냄)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몇 년 전 나는 어떤 출판사 사장으로부터 한 권의 책을 증정받았다. <티베트의 영혼 카일라스>라는 책이었다. 푸른 표지에 실루엣처럼 어두운 색조로 박혀있는 산의 정수리가 이상하게 내 마음을 끌어당겼다. 그해 겨울에 안나푸르나 일대를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카일라스산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카일라스산은 우주의 중심이며 속세의 축이다."그 책의 첫 문장은 이러했다. 그리고 이어서 "카일라스산이 지구상에서 가장 신비한 곳이고 세계의 아버지 어머니인 시바 신과 우마 신의 거처"라는 문장이 이어졌다...가슴에 아련히 파문이 일었다.내가 절실한 염원을 가지고 찾아가고 싶었던 세계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차례 난관 끝에 드디어 카일라스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썼습니다.

내가 본 것은 한마디로 말해 신의 얼굴이다.거의 직벽으로 솟아오른 카일라스 정수리가 구름 위로 불끈 솟아나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여섯 번 이상 했지만 이처럼 잘 생기고 부드럽고 위엄이 넘치는 봉우리는 본 적이 없을 정도이다. 주봉을 중심으로 그 좌우에 쭉쭉 뻗어 올라간 수많은 봉우리들이 마치 수천의 나한상처럼 주봉을 감싸고 있고, 비단띠처럼 휘돌아져 흐르는 푸른 강 너머 바깥쪽 역시 수천의 기암절벽을 이룬 다른 산들이 정중동의 천군만마 떼처럼 금방이라도 지축을 흔들며 내달릴 기세이다...

카일라스산(Mt. Kailash)은 라싸에서 1,300km 떨어진 서부 티베트에 위치한 높이 6,714m의 성산(聖山)입니다. <티베트의 영혼> <신의 땅> <영혼의 성소>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와 티베트 토착종교인 뵌교 등 4대 종교의 성지이며 아시아를 적시는 인더스강, 갠지스강 등 4대 강의 발원지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산이 불교 우주관에 나오는 수미산(須彌山)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세계의 중심에 있는 산으로, 꼭대기에는 제석천왕(帝釋天王)이, 중턱에는 사천왕(四天王)이 살고 있으며, 북쪽은 황금, 동쪽은 은, 남쪽은 유리, 서쪽은 파리(玻璃)로 되어 있고, 해와 달이 그 주위를 돌며 사방을 비추고 있다고 합니다.

카일라스는 티베트어로 <강 린보체(岡仁波霽), Kang Rimpoche)>인데, <눈(雪)의 보석>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주변의 나지막한 산들이 삥 둘러서서 받들고 있는 형상이기에 더욱 신비하게 느껴지며, 정상은 산세가 워낙 험한데다 종교적 이유로도 등반을 허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 '영혼의 성소' 카일라스산 ⓒ주구바꾸

많은 순례자들이 카일라스를 찾아 산 주위를 돌며 기도합니다. 이를 '코라' 라 하는데, 한 번의 코라(순례)는 이 생에서의 업(業, Karma)을 소멸시킬 수 있고 108번의 코라는 해탈할 수 있다고 합니다. 코라의 길은 53km로 보통 2박 3일 정도가 걸립니다. 카일라스 코라는 산 주위를 도는 아웃 코라(Out Kora, 파콜)와 산 안쪽으로 들어가는 인 코라(Inner Kora, 낭콜),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성산 카일라스 초입에는 두 개의 성스런 호수가 있는데, '마나사로바'와 '락샤스탈' 성호(聖湖)입니다. 마나사로바는 둥근 태양의 모습으로 빛(양)의 힘을 대표하며 락샤스탈은 초승달의 모양으로 어둠(음)의 힘을 대표합니다.

특히 마나사로바 호수는 '우주의 자궁'이라고 합니다. 힌두의 주신 시바신의 부인이 목욕하곤 했다는 전설도 있고 마야 부인이 여기에서 목욕한 후 부처를 잉태했다는 설도 있을 만큼 성스러운 호수입니다.

▶ 카일라스 가는 길1 Ⓒ히말라야캠프

히말라야캠프(캠프장 채경석. 산악인, 트레킹 전문가)는 오는 6월 <카일라스 순례>를 준비합니다. 모두 17일간으로, 인천공항에서 중국 서안을 거쳐 티베트 라싸→장체→시가체→다르첸에 이르러 카일라스를 순례하고, 이어 카일라스 코라의 보너스로, 특별히 구게왕국도 둘러봅니다. 구게왕국은 인도대륙과 중앙아시아를 티베트와 연결하는 길목에 있어서 번성했던 미스터리 왕국으로, 라다크·캐시미르와 함께 히말라야에 숨겨진 3대 오지 왕국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티베트 샤카→쉐가르→저구라산→장무를 거쳐 네팔의 나갈코트→카트만두에서 자유여행 시간을 갖고 광조우를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이번 일정은 티베트에서 우정공로를 따라 네팔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릅니다. 따라서 라싸, 장체, 시가체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티베트 고도(古都)를 경유하므로 처음 티베트를 가는 분들에겐 티베트 여행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라싸에서 고도 적응을 위한 트레킹을 사전에 함으로써 고도에 쉽게 적응, 카일라스 코라를 더욱 편하게 할 수 있으며, 카일라스 코라는 성호(聖湖) 코라, 카일라스 아웃 코라, 카일라스 인 코라 등 3대 코라를 모두 합니다.

▶ 서울에서 카일라스까지 Ⓒ히말라야캠프

카일라스 순례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일 : 인천→서안]
►아시아나 직항편으로 서안 이동(비행시간 : 약 3시간 10분)
인천→서안 OZ347 10:10/12:10
►서안 도착 후 비림박물관, 장안성을 관람 후 호텔로 이동하여 휴식을 갖습니다.
►다음날 높은 고도와 일정의 강행군을 고려하여 컨디션 조절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휴식이 최고의 대안입니다.
☞진시황릉과 화청지를 보고자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으나, 그러다 보면 몸이 피곤하고 이미 여행을 다녀온 분들도 많을 것으로 보여, 가볍게 옛 고도를 거닐며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일정으로 하고자 합니다.

[제2일 : 서안→라싸 : 트레킹 제1일 / 세라우즈산, 세라사원, 조캉사원 탐방]
►호텔 도시락으로 아침식사 후 서안→라싸행 국내선으로 이동(비행시간 : 약 3시간)/ 07:10/10:50
►라싸 도착 후 세라우즈산으로 이동하여 고도적응 시간을 갖습니다. 차량으로 세라사원으로 이동하여 관람시간도 갖습니다.
※세라우즈산 아래는 천장(天葬)을 하는 사원이 있습니다.
※세라사원은 겔룩파의 6대 사원 중 하나며 질문과 대답을 통한 특이한 수행법으로 유명합니다.
►해질 녘엔 조캉사원 코라, 바코르를 한 바퀴 돌며 산보를 합니다.
☞트레킹 목적 : 강한 호흡을 통해 익숙하지 않은 고도에 몸이 빨리 적응하도록 합니다. 또한 고도를 높였다 낮추면 수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 티베트 개념도 Ⓒ히말라야캠프

[제3일 : 라싸(3,580m)→얌드록쵸(4,480m)→장체(4,040m)→시가체
(3,800m) : 차량 이동 5~6시간/230km]

►오전엔 포탈라궁을 관람합니다. 1시간 내 끝내야 하므로 바쁘지만 그래도 꼭 들러야 할 위대한 건축물입니다.
►티베트는 거대한 고원이고 고도가 높으므로 너무 욕심을 내면 안 됩니다. 카일라스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합니다. 3일간을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시가체로 바로 가는 직선길을 택합니다. 그리하면 4시간이면 시가체에 도착해 휴식할 수 있습니다.
►다시 오기 어려운 티베트라서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면 티베트의 보석 얌드럭쵸(호수)를 경유하는 코스를 택할 수도 있습니다. 차를 많이 타지만 호수의 푸르름과 아름다움에 매료됩니다.(차량 7~8시간 소요)
☞캄팔라 패스(4,795m)와 오늘의 가장 높은 지점인 Karo–la(5.045m)에서의 조망을 즐깁니다.
☞시가체는 고도가 3,800m이므로 라싸와 차이가 없어 고산증세가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제4일 : 시가체(3,800m)→라체(3,950m)→샤카(4,390m) : 차량 이동 7시간/450km]
►히말라야 산자락을 타고 티베트 고원으로 들어갑니다. 티베트 고원은 습곡현상으로 형성된 대지여서 남쪽으로 갈수록 대지가 주름져 고개가 많습니다. 고개를 하나, 둘 오르며 다가가다 보면 어느새 히말라야 언저리에 다다릅니다. 이제 방향을 틀어 카일라스로 달려가야 합니다.
☞오늘의 가장 높은 지점은 갼체-라(Gyatso-La 5,220m). 이곳에 오르면 초모랑마(에베레스트), 마카루, 로체 등 8,000m 고봉이 펼치는 파노라마가 맞이합니다.
☞오늘부터는 필요한 보온병 물 등을 챙기는데 신경 써야 합니다. (물은 정해진 시간에만 공급)

[제5일 : 샤카→다르첸(4,560m) : 차량 이동 8시간/477km]
►티베트는 히말라야가 가장 큰 산맥이지만 그 외에도 고원을 동서로 가르는 산맥들이 순차적으로 발달되어 있습니다. 카일라스로 가는 길은 두 거대 산맥이 마주한 계곡을 따라 달립니다. 왼쪽엔 히말라야, 우측엔 강디스산맥입니다. 너무 높은 고도라서 그런지 거대 산맥이 구릉 같이 평범합니다. 넓은 초원을 달리다 보면 치루, 야생당나귀, 여우, 황양, 흑두루미 등 다양한 야생동물과 만납니다. 긴 거리지만 하루가 끝나는 저녁 무렵엔 카일라스 트레킹의 기점인 다르첸에 닿습니다. 숙소는 어설프지만 그래도 천상의 낙원 같이 반갑기만 합니다.
☞괜찮은 숙소가 하나라서 3인이 숙박할 수도 있습니다. 물이 귀해 정해진 시간에만 물이 나오므로 화장실에 쓸 물을 미리 받아놓아야 합니다.

▶ 카일라스 순례도 Ⓒ히말라야캠프

[제6일 : 성호 마나사로바(4,558m) 코라 : 트레킹 제2일 : 고술곰파→치우곰파 / 5시간 소요/12km
►고술곰파(사원)까지 지프차를 타고 달립니다. 1시간 정도 달리면 마나사로바 코라를 하는 마지막 구간의 숙소인 '순례자'의 거쳐 고술곰파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카일라스와 주변의 최고봉 나이모나나(7,694m)는 호수와 더불어 멋진 전경입니다.
►다르첸은 고도가 4,560m이라 고소에 식욕도 없고 두통으로 고통받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움직여야 합니다. 마나사로바 호수 트레킹은 카일라스 코라를 하기 전 필요한 고도적응 과정이며 산보다 가벼운 몸놀림으로 호수를 따라 걷다가 산 능선에 올라 완만한 구릉을 걷는 코스입니다. 4~5시간의 짧지 않은 산행이지만 주변 전경과 호수의 전경이 정말 멋집니다.
※오늘의 트레킹 : 인더스강, 얄룽창포강이 발원하는 성호 마나사로바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코라는 110km(혹은 108km). 따라서 전 구간을 걷기는 어렵습니다. 고술곰파에서 치우곰파에 이르는 거리도 약 35km에 달합니다. 따라서 차량으로 30분 정도 호수를 따라 이동하다 도로로 빠지는 길목에서 내려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 걷기 시작하면 약 12km 평지길이며 5시간 소요됩니다. 일단 시작하면 차량 접근이 어려워 끝까지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평지라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또한 오늘의 고소적응이 카일라스 코라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제7일 : 카일라스 아웃 코라 첫날(서쪽) : 트레킹 제3일 : 다르첸→드라북 사원(4,810m)/11시간 소요/20km]
►카일라스 코라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카일라스 안으로 다가가는 인 코라가 있고 카일라스를 한 바퀴 도는 아웃 코라가 있습니다. 오늘은 아웃 코라의 첫날입니다. 아웃 코라는 시계 방향으로 서쪽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돌아오는 방식을 택합니다.
►라마불교는 언제나 시계 방향으로 돌고 뵌교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돕니다. 난 무엇을 택할 것인가? 생각해보고 마음 속의 방향도 잡아봅니다.
►아웃 코라시 개인 짐은 야크가 옮겨다 줍니다. 그러나 언제든 필요한 보온 의류는 내 배낭에 있어야 합니다. 점심은 행동식으로 제공됩니다. 중간 지점에 티베트 순례자들을 위한 간이천막이 있습니다. 현지 순례자들은 여기서 차도 마시고 라면도 사 먹습니다. 물이 부족하면 여기서 생수와 뜨거운 물을 살 수 있습니다.
►식사는 아주 초라합니다. 요리사가 따라온다고 해서 나아질 게 없습니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성지에서 이 정도면 성찬이지. 고도가 높아 식사를 조금밖에 못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최소의 열량으로 땀이 나지 않을 만큼의 속도로 걷는 길입니다. 못 먹으면 못 먹은 대로, 안 먹으면 안 먹은 대로 모든 게 가능합니다. 몸이 아니라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도리어 조금이라도 과식하면 체하고 토합니다. 물을 많이 먹는 것 외에 평소보다 많이 먹는 건 없습니다. 산소마저도...
※중요한 장비 : 따뜻한 오리털 파카와 귀를 덮는 모자, 그리고 따뜻한 침낭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숙박 : 2인실이나 때로는 다인실이 되기도 합니다.
☞주요 볼거리 : 경번군 사원(스님들의 명상 은거처) 토마봉(<사자의 서>가 발견된 곳)

▶ 카일라스 가는 길2 Ⓒ히말라야캠프

[제8일 : 카일라스 아웃 코라 둘째날(북쪽) : 트레킹 제4일 : 드라북 사원(4,810M)→톨마 라(고개, 5,600m)→쥬틀북 사원(5,210m) / 11시간 소요/20km]
►첫구간 : 드라북 사원(4,810m)→톨마 라(5,600m) : 5~7시간 소요(완만한 계곡길을 지나 고개를 넘어가는 긴 오르막 길)
►둘째구간 : 톨마 라→간식 천막 : 3~4시간(가파른 너덜 지대)
►셋째구간 : 간이 천막→쥬틀북 사원 : 3~5시간(길고 지루한 계곡길)
► 오늘은 코라 중 가장 높은 지점을 통과합니다. 고도가 높은 만큼 코라 일정 중 가장 힘든 날이기도 합니다. 톨마 라(5,600m)는 수미산과 연결된 능선이어서 고개를 넘어야만 반대편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가 톨마 라는 일명 업장고개로 불립니다. 피 한 방울, 머리카락 한 줌으로 자신이 사망했음을 알리는 장소, 자신이 죽었음을 스스로 깨닫는 고개, 고개를 내려가면 나는 바뀌어 있다. 무엇을 더 필요로 할까? 내가 죽었는데...
►계속되는 오르막이어서 천천히 조절하며 걷는 게 중요합니다. 빨리 걷는 것도, 너무 자주 쉬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톨마 라에서 점심을 먹고 너덜지대를 내려가면 간이 천막이 나옵니다. 여기서 라면과 물을 살 수 있습니다. 잠시 휴식 후 다시 걸어야 하는 길이 멀고 지루합니다. 지친 상태이므로 쥬특북 사원까지 가는 길이 녹녹치 않습니다. 지친 사람에겐 너무 힘들고 긴 구간입니다. 말 타기를 권합니다. (거리 8km, 시간 3~5시간, 500원 정도) 말도 충분하지 않으므로 지친 분부터 배려해야 합니다.
☞주요 볼거리 : 타라보살 궁전(상상의 궁전), 자비 호수(몸에 묻은 찌꺼기를 씻어내는 호수)
☞특이사항 : 식량 운반 차량을 빌려 서울에서 가져온 식량으로 맛있는 한 끼니 식사를 하며 다음날을 준비합니다. 저녁은 김치찌개, 다음날 아침은 곰탕 떡국.

▶ 카일라스 가는 길3 Ⓒ히말라야캠프

[제9일 : 카일라스 아웃 코라 셋째날(동쪽) : 트레킹 제5일]
►오전 : 쥬틀북 사원(5,210m)→마니퇴(5,700m)→다르첸(4,510m)/3시간 소요/8km
►오후 : 다르첸→주차장→세롱사(5,200m)→다르첸/3~6시간 소요/5~8km
►오전 트레킹 : 고승 미라레빠가 수행했다는 쥬틀북 사원에 들릅니다. 티베트불교는 그로부터 나왔고, 그를 모르고는 티베트불교를 논할 수 없어서인지 어딜 가나 그와 관계있는 인연들이 가득합니다. 사원을 지나면 긴 계곡을 따라 긴 평지길이 이어집니다. 마지막 고개를 오르면 눈앞엔 호수가 반짝이고, 그 뒤로 히말라야가 꿈틀거립니다. 마지막 날이고 내리막이라서 발걸음도 가볍고 신납니다. 그렇게 3시간 걸으면 버스가 기다립니다. 다르첸 호텔은 허름하지만 그래도 천국입니다. 때로는 다인실에 묵어야 하지만 그래도 불평은 없습니다. 하늘과 중간지대에 세상의 것이란 원래 없는 것이고, 잠시 빌려온 것뿐이니 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3일간의 카일라스 아웃 코라가 끝나면 수미산은 이제 마음 속에 들어와 앉아 있습니다.
►오후 트레킹 : 이제 수미산으로 들어갑니다. 카일라스 인 코라입니다. 지프차를 타고 산을 넘어 주차장에 닿으면 계곡을 따라 수미산 가까이 갑니다. 산은 다가오는 자를 반기지 않으니 다가갈수록 산자락이 수미산를 가립니다. 1차 목표지점인 세롱사까지 갑니다. 하지만 두 가지가 더 기다립니다. 카일라스를 면전에서 대면하고자 하면 눈앞의 봉우리에 오릅니다. 가파른 길이지만 왕복 3시간이면 족합니다. 다른 하나는 지프차를 타고 장타 사원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은 세롱사에서 시작해 산을 넘어 장타 사원에서 끝나는 순례코스로 수미산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카일라스를 마음 가득 담아봅니다.

▶ 카일라스 가는 길4 Ⓒ히말라야캠프

[제10일 : 다르첸(4,560m)→자다현(4,400m) : 차량 이동 약 6시간 : 자다현→구게왕국 : 차량으로 20분 소요]
►구게왕국은 티베트의 강성왕국이었던 토번이 멸망한 후 한 왕자가 내려와 세운 지방왕국입니다. 너무 외진 오지라 티베트의 중앙은 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구게는 변화 없이 전통과 문화를 유지하며 고요하게 유지된 왕국이었습니다. 라다크, 캐시미르와 함께 인도대륙과 중앙아시아를 티베트와 연결하는 실크로드상의 3대축이어서 라다크의 공격으로 일순간에 사라지기 전까지 오랫동안 번창했습니다. 구게왕국으로 가는 길은 길고도 메마른 대지를 하루 종일 달립니다. 대지의 주름이 독특하고 메마름이 간절함으로 다가오는 멋진 풍경입니다. 자다현에 닿으면 구게왕성터로 달려가 구게왕국의 잊혀진 영화의 뒤안길을 더듬어봅니다.
►자다현은 현지말로는 될링(tholing)이라고도 부릅니다.
►다르첸→자다현 : 230km, 자다현→구게왕국 : 18km
►9세기 토번왕국(吐蕃王國)의 마지막 왕 랑다마(郞達瑪)가 랑모의 화살에 암살된 뒤 내분에 휩싸입니다. 구게왕국은 여기서 밀린 지더니마(吉德尼瑪) 왕자가 라싸를 빠져나와 아리(阿里) 지역으로 도피해 건설한 왕국으로, 그는 후에 아리 지역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아들들에게 나눠 주었는데, 라다크(Ladahk)왕국, 서부 티벳의 푸랑(普蘭)왕국, 그리고 구게(古格)왕국입니다. 후에 3왕국은 분열되어 구게는 라다크에 멸망하고 라다크는 캐시미르 왕국에 의해 멸망합니다.

[제11일 : 자다현→다르첸 : 차량 이동 6시간/230km]
►다시 다르첸으로 달려옵니다. 오가는 길이 인상적이어서 지루하지 않습니다. 다르첸에 돌아오면 정말로 카일라스와 이별해야죠. 늦은 밤에 달이 뜨면 별과 달과 카일라스의 조화를 꼭 맞춰보세요.

▶ 카일라스 가는 길5 Ⓒ히말라야캠프

[제12일 : 다르첸(4,560m)→샤카(4,390m) : 차량 이동 8시간/477km]
►다르첸을 떠나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릅니다. 같은 길이지만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게 자연입니다. 창 밖 풍경은 그 모양 그대로지만 하루 종일 친근하기만 합니다. 황량한 고원평야. 멀리 설산이 있고 그 땅에 초원이 있고, 야생동물이 뛰어놉니다. 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제13일 : 샤카→쉐가르(4,050m) : 차량 이동 8시간/378km]
►오후 늦게야 쉐가르에 닿습니다. 쉐가르는 초모랑마와 초유(세계 5위봉)로 떠나는 기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티베트 고원을 벗어나 네팔로 달려가는 마지막 관문이기도 합니다.
►작은 마을이어서 이 집 저 집을 돌아봐도 1시간이면 족합니다.

[제14일 : 쉐가르→저구라산 전망대(4,700m)→쉐가르(4,020m)→장무(2,300m) : 쉐가르 ~ 저구라산 전망대 ~ 쉐가르 ~ 쉐가르 : 차량 3시간/쉐가르 ~ 장무 : 차량 4~5시간]
►검문소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1시간 30분쯤 오르면 시야가 트인 지점에 닿습니다. 여기서 초모랑마를 위시하여 마칼루, 시샤팡마, 초오유 등 8,000m급 고봉을 한눈에 조망합니다. 저 너머는 네팔, 인도대륙입니다. 세상과 세상을 나누는 장벽으로 히말라야만큼 거친 것도 없지만 인간은 히말라야를 넘어 소통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나도 곧 저 산줄기를 넘을 것이다. 새로운 대지, 새로운 세상을 찾아서.
►쉐가르호텔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장무로 출발합니다. 히말라야의 마지막 고개 라룽 라(5,412m)를 넘으면 티베트에 안녕을 고합니다. 히말라야를 넘으면 고도도 급격히 내려가고 기후도 급격히 바뀝니다. 맑은 하늘은 안개로 덮이고 얼굴이 촉촉해집니다. 그러면 차에서 내려 두 팔을 활개 치며 걷습니다. 멀리 물 떨어지는 폭포수가 우렁찹니다. 메마르고 황량한 티베트와 달리 물 떨어지는 소리만으로도, 얼굴에 부딪치는 습기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하기만 합니다. 비로소 새로운 땅에 다다른 것입니다. 그렇게 1~2km를 걷고 다시 차에 올라 장무로 달려갑니다.
*2011년 새로 도로공사가 끝난,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로 가는 도로가 아주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 카일라스 가는 길6 Ⓒ히말라야캠프

[제15일 : 장무→코라리→나갈코트 : 차량 이동 8시간/350km]
►국경 통과는 하나의 쇼입니다. 짐을 한 켠에 모아두고 네팔에서 건너온 짐꾼들을 모아 짐을 메게 합니다. 그리고 중국 세관을 통과하고, 다리를 건너면 네팔입니다. 까다로운 중국과 달리 네팔은 한가롭습니다. 각자 알아서 출입국사무소를 찾아 수속하면 됩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고, 누구도 안내하지 않습니다. 그냥 주민에게 물어보면 손짓하는 국경...
►카트만두로 돌아가는 길에 히말라야가 보이는 나갈코트 전망대에 묵습니다. 카트만두가 번잡하고 매연이 많다면, 나갈코트는 조용하고 히말라야와 조우하는 전망대입니다. 호텔도 무지무지 좋습니다. 양식 정찬을 먹고 와인을 한 모금하면 지난 모든 고생이 아름다워집니다. 석양의 노을과 아침 여명에 반짝이던 히말라야. 떠날 때도 히말라야는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난 분명 바뀌었습니다.
☞장무~코다리 구간은 걸어서 넘어야 합니다. 그 동안 같이한 티베트 가이드와 차량은 여기서 돌아갑니다. 새로이 네팔 가이드가 다리 건너에서 손을 흔듭니다.

[제16일 : 카트만두 자유여행]
►나만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두세 분이 모여 가이드를 한 사람 고용하면 더욱 좋습니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하루지만 네팔의 한가로움이 행복하게 해줄 것입니다.
►저녁시간에 모여 하루의 경험을 풀어놔 봅니다. 오가며 산 물건들도 펼쳐봅니다. 여행이 한결 재미있어집니다.

▶ 카일라스 가는 길7 Ⓒ히말라야캠프

[제17일 : 카트만두→광조우→인천 : 항공 이동]
►카트만두공항으로 향합니다. 약 2시간 걸리지만 그래도 비행시간에 충분합니다. 시간이 좀 남으면 공항 부근 힌두교 사원인 바슈바디낫을 방문합니다. 골든템플의 지붕이 반짝이고, 링가와 요니의 조형물로 유명한 곳입니다.
공항에서 수속을 하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비행기는 히말라야를 넘어 티베트 고원을 빗겨갑니다. 내가 넘은 저 산줄기, 티베트 고원은 작은 창이지만 하나도 생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잠 자고 일어나면 인천 상공에 있을 것입니다. 아! 카일라스여. 나도 그대의 미소를 닮았을까?

이번 <카일라스 순례>는 전문가인 채경석 캠프장이 직접 안전 위주로 인솔하며 틈틈이 세계의 명산과 순례지에 대한 명강의를 열어주십니다. 또 고소 적응을 위해 서안, 라싸에서 적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르첸에서 하루 동안 호숫가를 걷는 시간을 할애하며, 고소증 치료를 위한 의료용 전문 장비인 가모우백도 가져갑니다. 또 카일라스를 한 바퀴 도는 아웃 코라, 카일라스 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인 코라, 성호(聖湖) 코라를 모두 하며, 구게왕국 탐사와 카트만두 자유여행을 추가합니다.

이번 트레킹은 트레킹 전문인 티앤씨여행사가 진행합니다. 출발일은 6월 3일(월요일), 도착일은 6월 19일(수요일)로 17일간이며, 참가비는 모든 비용을 포함, 16인 이상 450만원, 10∼15인이면 480만원입니다(최소 출발인원 10명). 상세한 내용 문의와 참가신청은 전화 02-774-3752 이메일 trek@tnctour.co.kr 티앤씨여행사를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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