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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한윤수의 '오랑캐꽃']<247>

육이오 전쟁 당시 미군부대 앞에 살았다.
미군들이 귀엽다고 초콜렛을 주었다.
그걸 먹느라고 이가 죄다 빠졌다.
나가 놀면 아이들이 골렸다.
"앞니 빠진 갈가쥐!"
이때 깨달았다.
앞니가 빠지면 나가 놀기 어렵다는 것을!

외국인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앞니가 빠지면 사회생활이 어렵다.
그래서 앞니는 꼭 해넣는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은 대충 넘어간다. 왜?
치과가 여간 비싸야지.
현대기아자동차연구소에서 지역사회 봉사 차원에서 어느 대안학교와 협약을 맺었다. 약간의 돈을 지원해 줄 테니 외국인 노동자의 이를 치료해주라는 내용이다. 그 돈이 쓰여질 곳을 찾다가 발안센터로 넘어왔다.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이 들락거리는 곳이니까.

▲ ⓒ한윤수

치료하러 멀리 갈 것도 없었다.
우리 센터 바로 아래층이 치과이니까.

치료 순서는 이렇다.
1. 환자가 오면 어느 이가 아픈지 보고 치료의뢰서를 떼어준다.
2. 환자는 그 종이를 들고 한 층 아래 치과로 내려간다.
3. 의사가 치료한다.
4. 월말에 간호사가 청구서를 모아 보내면
5. 대안학교에서 결제한다.

무지하게 편하다. 돈을 만질 필요가 없으니까.

5월 23일부터 치료를 시작했는데 6월 5일 현재 열 명이 혜택을 받았다.
희한하게도 환자 열 명 중 아홉이 베트남이다.
어쩜 그렇게 귀신처럼 알고 오는지!
한국말도 전혀 못하는 베트남인이 어느 구석에 박혔는지도 모르는 시골 농장에서 찾아와서 손짓발짓으로 이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보디랭귀지가 말보다 정확하다.
베트남 무섭다.

이에 비해 태국인은 통역 한 사람 빼고는 치료 받은 사람이 없다. 하여간 어둡다! 그래서 태국말로 방문을 써서 붙여놓았다.


"이빨 무료로 치료해 드립니다."

그 이후에는 태국도 온다.
베트남 셋에, 태국 하나는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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