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급물살을 타고 있는 여권의 정계개편 움직임과 관련해 "간판만 바꾸고 카멜레온처럼 변신한다고 지금까지의 잘못이 사라지느냐"며 "정계개편은 정치 투기꾼들의 도박정치이며 망국적인 지역구도를 되살리려는 구태정치"라고 맹비난했다.
"정계개편…정치 투기꾼의 도박정치"
강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국민들도 또다시 속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계 개편을) 뒷받침하려는 정략적인 선거법 개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이 추진하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위한 선거법 개정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강 대표는 이어 "최고의 정치개혁은 바로 정권교체"라며 "한나라당이 선봉에 서겠다. 당리당략은 던져 버리고, 이를 악물고 기필코 해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강 대표는 또한 "여당 당적을 지닌 사람들은 내각에서 모두 물러나야 한다. 내각은 민생과 공정한 대선관리에 전념해야 한다"며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달 중 관리형 내각 구성을 촉구했다.
"국군포로, 이산가족 등 대북지원과 연계"
강 대표는 이어 "북한은 제재 수위를 낮추고 시간을 벌기 위해 6자회담을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6자회담의 목표는 북핵 폐기다. 북핵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제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대통령은 북핵 사태가 터지고 6자회담 재개가 합의될 때까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며 "참여정부의 포용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강 대표는 "대북정책은 호혜주의를 기초로 투명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 이산가족 상봉, 인권문제 개선 등과 대북지원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대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모든 대북사업은 내역을 관보에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며 "쌀이 군량미로 둔갑하고, 비료가 양귀비 재배에 투입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강 대표는 "한국의 안보는 미국 안보와도 직결된다"며 "남북이 대치하는 특수성에 비춰,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한반도에는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 대표는 "일각에선 북핵에 대한 미국의 정책 목표가 이란의 경우와는 다를 수도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한다"며 "금지선이 '핵 보유 예방'에서 '핵 이전 방지'로 후퇴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현실화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간첩단 사건…친북세력 뿌리 뽑아야"
소위 '간첩단 사건'을 언급하면서 강재섭 대표는 "경제나 교육은 정부가 잘못해도 국민들이 바로잡을 수 있지만, 안보는 다르다"며 "주체사상과 김정일 체제를 숭배하는 냉전수구 친북세력들이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과격 폭력시위의 배후엔 이들이 있었다"며 "감상적인 대북관과 맹목적인 민족우선주의가 기승을 부린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대표는 "조작설이나 색깔론으로 물타기를 해선 안된다"며 "성역 없는 수사로 친북세력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정부, 큰 시장…'국가미래전략처' 설치"
강재섭 대표는 "북핵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핵폭탄을 맞을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선진국들처럼 미래에 대비하는 제대로 된 프로젝트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과거에 매달려 분열과 갈등만 부추겨서는 안된다"며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국가미래전략처' 설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뛰어넘은 나라들의 공통점은 정부 몸집과 세금, 그리고 규제를 줄인 것"이라며 "정치논리로 접근하면 경제는 망가진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최근 정부는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을 들먹인다"며 "역대 정권마다 선거를 앞두곤 재정 확대, 건설경기 부양, 소비 촉진을 추진했지만 카드대란을 비롯한 숱한 부작용만 낳았다"고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대해서도 강 대표는 "폭넓은 공감대를 토대로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 농업을 비롯한 취약분야의 고통을 나누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한미 FTA는 경제 선진화와 함께 한미동맹 강화의 계기"라며 찬성 입장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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