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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땅값만 확인했어도 분양가 15%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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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땅값만 확인했어도 분양가 15% 낮췄다"

경실련, 동탄신도시 부풀려진 땅값 규모 공개

2004년 7월 1차 분양으로 시작된 경기도 화성동탄신도시 개발 공사에 참여한 29개 민간 건설업체들이 땅값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2908억 원의 추가 이득을 챙겨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건설업체들이 스스로 공개한 이윤 규모인 2693억 원보다도 큰 규모다.

동탄 신도시 개발 건설사, 2908억 원 땅값 부풀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7일 오전 서울 혜화동 경실련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화성시가 공고한 민간 건설업체들의 원가공개 내역과 토지공사에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토지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토지공사는 29개 민간 건설업체에게 모두 1조4681억 원(평당 362만 원)을 받고 땅을 분양했다. 그러나 화성시장이 공고한 '감리자모집 공고문'에 나타난 건설업체들의 땅 매입 비용은 모두 1조7882억 원(평당 441만 원)으로 나타났다.

즉 토지공사가 판매한 가격과 총 3201억 원, 평당 79만 원의 차이가 있는 셈이다.
▲ ⓒ경실련

경실련의 김성달 부장은 "'감리자모집 공고문'에 첨부되는 총사업비 내역 중 택지비(땅값) 항목에는 땅 매입원가와 금융비용, 제세공과금이 합해져 기입된다"면서 "금융비용과 제세공과금을 합해 추정한 땅값과 토공이 공개한 토지판매가를 비교해도 2908억 원의 차액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는 화성시장이 공고한 건설업체들의 이윤규모보다 넘어선다. 화성시가 '감리자 모집 공고문'을 통해 공개한 29개 건설업체의 이윤 규모는 2693억 원이다. 바꿔말하면 건설업체들은 공개 이윤보다 땅값에서 더 큰 '숨은 이윤'을 가져가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경실련의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결과적으로 사업자들이 땅값에서 거짓 신고해 몰래 가져간 이윤과 화성시장이 공개한 이윤을 합하면 모두 5601억 원의 이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가장 많이 땅값(총액기준)을 부풀린 건설업체는 롯데건설(447억 원), 넥서스건설(307억 원), 현대산업개발(241억 원), 명신건설(185억 원) 등의 순이었다.

"화성시가 땅값만 확인했어도 분양가 15% 낮췄다"

한편 경실련은 건설사들이 땅값을 부풀려 몰래 가져간 이윤은 고스란히 분양가에 반영돼 고분양가 책정의 근거로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즉 분양가는 땅값 매입비에다 건축비, 각종 사업비 등이 합산돼 책정되는데 땅값이 부풀려지면 그만큼 분양가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경실련은 또한 사업승인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이 민간 건설업체가 토지공사로부터 구입한 땅값만 제대로 확인했어도 택지비용에서 약 30%, 분양가격에서 평당 약 100만 원, 즉 15%는 낮출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화성시 지역개발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 6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건설업체가 내는 자료가 실제와 맞는지 하나하나 따져볼 여력도 없다. 사실상 자치단체는 부풀려진 원가를 보면서도 '눈 뜬 장님'과 다를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경실련의 주장대로 토지공사에서 땅을 판매한 가격만 알아봤더라면 건설업체가 땅을 매입한 가격이라고 제출한 자료가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화성시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7일 화성동탄 신도시 아파트 건설에 참여한 민간 건설업체들이 모두 2900억 원의 이익을 몰래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정부, 땅값 부풀린 건설사에 어떤 조치 취할까?

한편 경실련은 조만간 땅값뿐만 아니라 건축비에서도 건설업체들이 얼마만큼의 비용을 부풀려 추가로 이윤을 챙겨갔는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의 김헌동 본부장은 "땅값 부풀리기는 비단 동탄신도시 건설에 참여한 건설업체에 한정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분양가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일단 부당한 방법으로 건설사들이 이윤을 챙겨가는 구조를 끊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6일) 시정연설을 통해 모든 역량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땅값 부풀리기를 통해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키는 건설업체에 대해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이 이제 나서야할 때"

한편 경실련은 조만간 폭리를 취하는 건설업체와 이를 방치한 것으로 보이는 정부를 상대로 시민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이는 각종 자료를 분석해 아파트값 급등 구조를 밝혀 오던 지금까지 방식을 넘어서서 아파트의 소비자인 시민들을 조직해 직접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경실련의 박병옥 사무총장은 "이제 재벌 경제연구소도 공개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거론하고 있을 정도로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됐다"면서 "이제는 대중적인 시민운동을 통해 여전히 미봉책에 불과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는 정부를 압박하는 직접행동을 조직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은 "과거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부동산 투기에 나섰지만, 이제는 돈 없는 서민들까지 덮어놓고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지경이 됐다"면서 "이번이 아니면 폭등하는 아파트값을 잡을 수 없다는 각오로 대중적인 운동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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