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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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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다

[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4>구초롱

사진가 고현주씨는 2008년부터 안양소년원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연재는 그 아이들이 소년원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찍어낸 사진을 고현주씨가 정리한 것입니다. 그는 시소(SEESAW)라는 지원센터를 통해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아이들이 사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편집자>

▲ 초롱이의 자화상 ⓒ구초롱


<쎌카 찍자!> 시간에 만든 작품이다.
한 장은 자신의 실제 모습, 또 한 장은 자신의 스토리가 묻어나는
이미지를 찍는 수업이었다.
제법 아이들이 보이는 것을 찍을 줄 알게 되었다.
이번 주제는 보이지 않는 것을 형상화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과제다. 그만큼 기대도 되었다.

초롱이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 사진 한 가운데 흔적이 있다.

▲ 사진 가운데 껌이 붙었던 자리가 보인다. ⓒ구초롱


"이게 뭐야?"
"벽에 껌 붙어있던 자리예요.
흔적이 제 마음속 상처 같아 보여서 찍었어요."

초롱이는 사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내 기억 속에 초롱이는 굉장히 애틋한 아이였다.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 하며 살며시 다가와 쪽지를 건네주곤 했다.
늘 환한 웃음이 예쁜 아이였다.
아빠 얘기를 하면서 행복해 하는 감성이 풍부한 아이였다.
빨리 나가서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초롱이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 했다.
이곳에는 초롱이 처럼 애틋한 친구들이 많다.
'밥 많이 먹어.'라는 말에 금방 눈물이 맺힌다.
그러다가도 금세 '까르르' 웃는다.
그들의 감성은 극과 극을 달린다.

아이들을 만나러 올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교육시키는 일보다
사랑을 나누는 일, 같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먼저 그들에게 꽃이 되면, 그들은 세상을 향해 더 멋진 꽃이 되겠지.
서로가 서로에게 꽃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
그 마음을 사진이 맺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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