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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보이나요?

[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2> 천샛별

사진가 고현주씨는 2008년부터 안양소년원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연재는 그 아이들이 소년원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찍어낸 사진을 고현주씨가 정리한 것입니다. 그는 시소(SEESAW)라는 지원센터를 통해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아이들이 사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편집자>

ⓒ천샛별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나'를 떠오르게 하는 단어를 노트에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세요.
3가지 이상, 10가지라도 상관없어요.
오늘은 노트에 적은 단어를 이미지로 만들어보는 작업을 합니다.

첫 수업시간,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주제인데도,
아이들은 금세 진지해지고, 숙연해졌다.

샛별이는 '외로움'이라고 적었다.
다른 친구들이 대부분 자연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면,
샛별이는 여백을 활용하여 자신의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을 표현했다.
영특하게도 공간과 사람의 비율을 적절히 잘 활용해서 자신이 의도했던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작품이 훌륭하게 완성되었다.

사물을 대상으로 바로 셔터를 누르기 전에,
사물과 나의 관계를 글로 풀어내는 작업을 거친 후
아이들의 사진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눈으로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온몸에 와이파이를 작동시켜 찍기 시작했다.
사물을 보기도 하고 자신의 내면을 보기도 하면서
아이들은 어느새 사진을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색깔로 만들어가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인간의 감성에 다가와 조용한 혁명을 일으키는 사진,
닫혀있는 그들에게도 가장 좋은 마음의 일기장이 되었다.

사진을 보면 그들의 마음이 들리고, 마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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