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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스트레스? 교과서 고치고 군대서 요리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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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스트레스? 교과서 고치고 군대서 요리 가르쳐야

[정책쟁점 일문일답] 청년과 주부에게 재앙인 명절, 후진국병 출구는?

1.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추석은 즐거운 명절입니다. 그러나 국민들 중 상당수는 추석이나 설날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주부들과 청년들의 스트레스가 가장 심하겠지요?
⇨ 주부들은 명절 때의 과중한 노동 때문에 고통 받고 있고, 청년층은 친척들의 무분별한 발언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데요. 둘 다 대한민국의 후진성이 낳은 부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먼저 주부들의 과중한 노동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후진성이 낳은 결과라 보는 근거가 있습니까?
⇨ 대한민국에서 남녀 불평등이 가장 적나라하게 표출되는 때가 바로 명절입니다. 결혼한 남자들은 명절을 친척들과 친교의 시기로 인식하고, 또 그렇게 행동합니다. 반면 주부들은 이들을 위해서 너무 많은 희생을 치릅니다. 명절 때 문을 연 주점이나 음식점이 없다 보니 주부들은 남자들의 친교를 위해 많은 음식을 준비해야 하고 또 엄청난 양의 설거지를 해야 합니다. 남녀 불평등이 극도로 심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3.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 유교 문화의 좋은 점은 계승해야겠지만 나쁜 점은 하루빨리 버려야 할 겁니다. 명절 때 남자들이 친척들과 친교를 맺는 것은 좋으나, 자신들이 먹을 음식은 자신들 스스로 만들고 설거지도 스스로 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또 이런 문화가 정착되게 하려면 초중고 교과서부터 다 뜯어고쳐야 합니다. 초중고 교과서를 보면 아버지는 밖에서 일하는 사람, 어머니는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 이렇게 묘사되어 있는데요. 이런 것들은 다 삭제되어야 합니다. 또 군대에서도 일주일 중 하루 정도는 제대 후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에 도움이 되는 시간을 갖게 하고, 그 프로그램 안에 요리 실습을 포함시킬 필요도 있습니다.

4. 청년들에게도 명절은 재앙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친척들의 무분별한 발언이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지요?
⇨ 온라인 취업 포털 '사람인'이 최근 신입 구직자 644명을 대상으로 '추석 때 가장 듣기 싫은 말'을 조사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친척 누구는 대기업 들어갔다더라'가 25.9%로 1위에 올랐습니다. 2위는 '너 아직도 취업 못해서 놀고 있니?'(16.8%)였고, 3위는 '나이가 들어가는데 어떡하려고 그러니?'(13.9%)였습니다. 이외에도 '애인은 있니?(7.1%), '취업 눈높이를 낮춰라'(5.8%), '그래서 결혼은 할 수 있겠니?'(4.5%), '불효 좀 그만하고, 취업해야지'(3.3%)라는 식의 심한 말을 하는 친척들도 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 청년 구직자들 중에는 친척들의 이런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명절 귀성이나 가족 모임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하지요?
⇨ 이 업체에 따르면 청년층 구직자 10명 중 4명이 일부러 명절 귀성이나 가족 모임을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구직자 10명 중 5명(53.6%)은 추석 연휴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대신 취업 준비를 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6. 도를 넘는 친척들의 무분별한 발언,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인데요. 친척들도 이런 발언은 삼가야겠지요?
⇨ 친척들 중에서도 청년 구직자들과 자주 만나고 또 이들에게 애정을 가진 사람들은 그런 무분별한 발언 안 합니다. 반면 자주 만나지도 않고 교류도 없는 친척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제는 친척들도 상대방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말은 자제해야 합니다. 사실 지금의 청년 문제는 40대 이상 기성세대들의 이기심이 낳은 부산물입니다. 선진국들처럼 복지가 잘되어 있다면 청년 문제가 이처럼 심각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에게 스트레스성 발언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7.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에게 스트레스성 발언을 할 자격이 없다? 어떤 면에서 그렇습니까?
⇨ 선진국의 경우는 복지가 잘되어 있어서, 대공황 때 케인즈가 강조한 유효 수요가 복지를 통해 상시적으로 창출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소득 재분배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고 이것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성세대의 이기심 때문에 복지가 취약하다 보니,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작게 나타나고 이를 통한 경제 성장 효과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작게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결국 우리나라 청년층 문제는 여전히 복지에 소극적인 기성세대의 이기심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8.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 고소득층의 이기심 때문에 복지가 취약하고, 복지를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취약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고소득층은 사교육비를 많이 내고 있기 때문에 세금을 많이 내기도 어렵고 또 복지를 확대하기도 어렵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 사교육이야말로 대한민국 후진성의 징표라 할 수 있는데요. 개인들이 지불하는 연간 30조 원의 사교육비를 전부 세금으로 거두어서 공교육비로 지출하면,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전액(12조 원~15조 원) 무료로 함과 동시에 등록금 이상을 생활비로 지급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 1인당 등록금이 평균 600만 원이라면 600만원 등록금 무상으로 하고, 또 대학생 1인당 연간 600만 원 이상의 생활비를 지급할 수 있는 돈이 30조 원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성세대의 이기심 때문에 초중고생들을 사교육 지옥으로 들여보내고 있고 또 대학생들을 빚더미로 몰아넣고 있는 겁니다. 기성세대들이 청년층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일부 고소득층이 사교육비 때문에 세금을 더 못 내겠다고 하는 것은 마약 상습 복용자가 마약 비용 때문에 세금을 더 내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과 유사한 것입니다.

9.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좋은 일자리만큼 간절한 소망도 없을 텐데요.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여 년간 중소기업과 대기업들은 어느 정도의 일자리를 창출했나요?
⇨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3년간(1999~2011년) 300인 이상 대기업은 연평균 4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50~300인 중견기업은 연평균 11만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50인 미만 중소기업은 연평균 2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10. 일부 정치인들은 청년 구직자들이 지나치게 대기업에게만 몰린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임금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에서 청년 구직자만을 탓할 수는 없는데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양극화, 어느 정도로 심각합니까?
⇨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대기업 정규직 임금은 5824만 원(전 연령대 평균, 이하 동일)이었습니다. 반면 5인 미만 소기업 정규직 임금은 2219만 원에 불과했고, 비정규직 임금은 1241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300인 이상 대기업 정규직 임금과 5인 미만 기업 비정규직 임금과의 격차는 무려 4.7배에 달합니다. 이렇게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임금 격차가 크다 보니 대기업 선호 경향이 커진 겁니다.

11.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는 공공기관(공기업 포함)의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 기획재정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공기업 포함) 직원들의 평균 보수는 6185만 원이었습니다. 이것은 전 연령대 평균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평균입니다. 또 공공기관(공기업 포함) 이사의 평균 보수는 1억3380만 원이었습니다.

12. 선진국에서는 임금 격차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요?
⇨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이런 문제를 소득 재분배 정책을 통해 해결합니다. 즉 대다수 선진국에서 개인 간 임금 격차는 중남미 수준으로 크게 나타나지만, 복지 정책을 워낙 잘하다 보니까(소득 재분배 정책을 워낙 잘하다 보니까) 빈부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겁니다.

13. 선진국 수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복지 재원을 마련해야 합니까?
⇨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을 하려면 GDP 대비 복지 지출액 수준을 9%대에서 20% 이상으로 높여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걸 해 내려면 연간 160조 원 이상의 복지 재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에서 단기간에 그것을 이루어낼 수는 없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그것을 늘려가야 합니다.

14. 우리 사회가 양극화를 극복하고 선진국이 되려면 연간 160조 원 이상의 복지 재원이 필요한데요. 우리나라 기성세대에게는 그것을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 선진국에 진입한다는 것은 고도 기술 사회, 고용 없는 성장 사회로 진입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즉 중간층과 서민층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 사회로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가 향후에도 경제 수준에 걸맞은 조세 부담을 하지 않을 경우, 빈부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은 청년 세대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강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무책임한 태도는 중장기적인 국가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기성세대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극단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소득 재분배를 통한 동반 성장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후세대에 대한 올바른 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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