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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사건' 핵심 증인 나왔지만…'가림막 증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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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사건' 핵심 증인 나왔지만…'가림막 증언' 논란

사건 핵심 인물 박원동·민병주 등 과도한 보호로 파행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2차 청문회가 19일 열렸지만, 일부 전현직 국정원 직원의 '가림막 증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국회 청문회장에는 핵심 증인들의 얼굴을 가릴 가림막이 등장했다.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전현직 직원들의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얼굴을 가리고 진술하는 비공개 방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2차 청문회에 소환된 증인 27명 중 국정원의 댓글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루된 전현직 직원은 이종명 전 3차장과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과 이른바 '댓글 여직원'으로 불리는 김하영 씨, 김 씨의 직속 상사인 최형탁 팀장 등 총 5명이다.

이 중 이미 국정원에서 퇴직한 이종명 전 3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이른바 '블라인드(blind) 증언'을 하게 된다.

▲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국정원 전현직 직원이 가림막 뒤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가림막 뒤 가장 오른쪽이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단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여직원 김하영 씨. ⓒ연합뉴스

그러나 민주당이 사실상 퇴직 상태인 박원동 전 국장과 민병주 전 단장의 '공개 증언'을 요구하고 새누리당이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맞서면서 청문회 초반부터 진통이 일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공개 여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면서 청문회 개회 1시간이 지나도록 증인 심문조차 시작하지 못했고, 격론 끝에 한 동안 청문회가 정회되기도 했다.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박원동, 민병주 증인은 현재 국정원에 출근하고 있지 않고 보직도 없는 등 업무를 하고 있지 않은데 급여는 받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전직 직원이나 마찬가지인 두 증인은 장막을 걷고 당장 앞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 역시 "가림막이 완전히 밀폐돼 있어 국정원 증인들이 뒤에서 필담을 나누거나 컴퓨터를 가지고 들어가더라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범죄 혐의자를 두둔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으로서의 본분을 지켜라. 도저히 이 상태로는 청문회를 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박원동 전 국장이 지난 6월 정년 퇴직을 신청했지만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퇴직 처리가 되지 않은 만큼, 현직 직원 신분이라고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명예 퇴직 시키고 자르고 싶어도 자를 수 없다. 민주당은 더 이상 억지를 부리지 말라"며 "민주당이 (청문회) 판을 깨려는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차례 정회 끝에 청문회는 재개됐지만, 여야 간사 간 협의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증인 심문은 오전 내내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원동, 민병주 두 증인의 공개 증언을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에 항의, 청문회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한동안 야당 의원들과 증인들만 참석한 '반쪽 청문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민주, 박원동-권영세 '커넥션 의혹'에 화력 집중…권은희 증언도 관심

민주당이 초반부터 핵심 증인에 대한 '장막 밖 발언'을 강하게 요구하며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은 박원동 전 국장을 새누리당과의 '커넥션 의혹'을 밝힐 핵심 증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은 박근혜 대선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권영세 주중대사와 박원동 전 국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3인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며 "박원동 전 국장과 권영세 상황실장이 경찰의 허위 수사 발표를 전후해 수 차례 통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민주당은 김용판 전 청장이 지난 16일 1차 청문회에 출석해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16일 박원동 전 국장으로부터 일종의 '수사 발표 독촉 전화'를 받은 사실을 시인한 만큼 국정원의 '경찰 압력 의혹'을 집중적으로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난 청문회에 이어 이른바 '국정원 여직원 감금 의혹'과 '매관매직 의혹'을 집중 추궁해 화살을 민주당으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이날 청문회에 문제의 '댓글 여직원'인 김하영 씨와 사건을 민주당에 제보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전직 간부 김상욱 씨, 민주당 전직 보좌관인 유대영 씨가 출석한 만큼 이들을 집중 추궁해 민주당의 '불법 행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이날 청문회엔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사건에 연루된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팀 관계자들과 윗선의 수사 은폐 지시를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이들의 입에서 새로운 증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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