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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바라보는 중국의 세 가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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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바라보는 중국의 세 가지 시각

[정욱식의 평화만들기] 정전체제 60년, 여러분은 안녕하십니까?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이 첫 조합원 대상 서비스로 6월 28일 뉴스 큐레이팅 서비스 <주간 프레시안 뷰> 준비호 1호를 냈다. 지난 26일로 준비호 5호를 냈다. <주간 프레시안 뷰>는 정치, 경제, 국제, 생태, 한반도 등 각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뽑은 뉴스다.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흐름으로서의 뉴스', '지식으로서의 뉴스'를 추구한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 발행되는 조합원에게 무료로 제공되지만, 일반 독자에게는 유료인 콘텐츠다. <주간 프레시안 뷰>를 보고자 하는 독자는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7월 한달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쳐 8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8월 2일부터는 정식판이 나올 예정이다. 내용이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지난 26일 발행된 <주간 프레시안 뷰>에 실린 글의 일부를 게재한다. <편집자>


안녕하세요. 먼저 개성공단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번 주에 두 차례에 걸친 실무회담이 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5차, 6차 회담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공단 가동 중단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남측은 북측의 책임이라는 점을 명시하려고 했고 북측은 남북 모두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으로 맞섰다고 합니다. 회담이 종료되자 서로 네 탓 공방을 하면서 감정싸움까지 하고 있는데요. 공단 정상화의 작은 불씨마저 꺼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됩니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여섯 차례 회담에도 합의 못낸 남북, 왜?)

여러분, 7월 27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한국전쟁이 멈춘 지 만 60년이 되는 날입니다. 전쟁이 계속되는 것도 아니고 끝난 것도 아닌 상태에서 우리는 60년간 살아온 셈입니다. 세계사적으로도 분명 드문 일입니다.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라고도 볼 수 없겠죠. 이 문제에 대해서는 평화네트워크와 <프레시안>이 함께 진행한 '정전 60주년 기획 인터뷰'를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아울러 한반도 현대사 연구의 대가인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의 인터뷰도 영어 공부 삼아 읽어보세요.

(☞ [정전 60주년 기획 인터뷰] <1> "국정원 사태, 정전 60년 체제의 적나라한 실상")
(☞ [정전 60주년 기획 인터뷰] <2> 우리도 핵무장? 헌법 어기고 한미동맹 깨자는 논리)
(☞ [정전 60주년 기획 인터뷰] <3> "김정은 '병진노선', 김일성 때와 차이는… ")
(☞ [정전 60주년 기획 인터뷰] <4> "노무현, 김정일에게 서해 평화구상을 밝힌 참뜻은…")
(☞ Diplomacy only way to handle N. Korea)

저는 사람들에게 가끔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정전체제 때문에 불편하고 불안하십니까?" 대개 "무슨 말이냐",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지 않았다" 등의 반응이 나옵니다. 같은 질문을 정전체제 당사국들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인들과 중국인들에게 던져보면 어떨까요? 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올 겁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저는 이 속에 한반도 문제의 본질이 숨어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정전체제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교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소련(러시아) 및 중국과도 외교관계를 맺은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가끔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기도 하지만, 뭐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북한에 한바탕 욕을 하거나 미국과 한국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기도 합니다. 그리곤 일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죠.

▲ 북한 김정은(왼쪽)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외톨이 북한은 정전체제가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어떨까요? 냉전시대에는 정전체제라는 게 큰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소련도 있었고 중국도 있었고 또 동유럽에도 많은 우방·동맹국들이 있었으니 말이죠. 그런데 소련과 동구권이 무너지고 중국은 개혁개방에 나서면서 한국과 수교를 했고, 이에 따라 북한은 외톨이와 같은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및 일본과 관계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맙니다.

북한은 세계 최강 미국, 그리고 중견국으로 부상한 한국과 군사적으로 계속 대치하고 경제 상황도 악화하면서 체제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으로까지 몰린 것이죠. 한마디로 정전체제가 크게 불편하고 불안해진 겁니다. 정전체제는 전쟁이 멈춘 상태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남북-북미-북일 적대관계가 응축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저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도 본질적으로 이런 데에서 유래한다고 봅니다. 한편으로는 강력한 군사적 억제력을 갖추고 다른 한편으로는 외교적 카드로 활용하려고 하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으로선 "우린 더 이상 정전체제에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인 거죠.

그런데 이게 잘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한때는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하기 위한 평화협상을 정중히 제안하기도 했지만 한국과 미국은 이를 무시했지요. 그러자 올해 들어서는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서울 불바다', '워싱턴 불바다'를 위협하면서 전쟁 위기를 급격히 높이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와 배경이 있겠지만, 제 생각으론 '한국과 미국, 너희도 정전체제가 얼마나 불안한지 느껴봐라'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5월부터는 전 방위적인 대화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이젠 대화로 풀자는 건데요. 이것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우이길 바라지만, 대화로 문제를 못 풀면 북한은 언제든, 더 위협적인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마다 봄과 늦여름에 실시되는 대규모의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빌미로 삼겠죠. 더구나 북한이 최근 핵실험이나 로켓 발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괜찮은 상황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영변 핵시설은 가동되고 있을 것이고 그건 북한의 핵무기가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얘기가 좀 길어졌지만, 저는 한반도 문제의 본질은 현상유지(정전체제)를 선호하는 미국과 현상타파(평화체제)를 시도하는 북한 사이의 갈등에 있다고 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계 최강 미국에 의존하면서 정전체제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까요? 아니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이 과정을 통해 북핵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까요? 정전 60주년을 맞이해 우리 모두에게 던져보고 싶은 질문입니다.

'북한문제'를 바라보는 중국의 세 가지 시각

중국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논쟁도 여전한데요. 중국 내 논쟁을 잘 보여주는 글이 있어 간략히 소개합니다. 푸단대 중국외교정책연구센터의 런샤오 소장은 중국의 학계에는 대북정책을 둘러싼 세 개의 그룹이 있다고 합니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China Debates DPRK Policy)

첫째는 '북한 포기'를 주장하는 그룹입니다. 이들은 북한의 도발적 언행과 벼랑 끝 전술은 미국에 아시아-태평양에서 미사일방어체제(MD)를 비롯한 군사력 증강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국익을 위협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따라 '만약 북한이 계속 중국의 국익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중국도 북·중관계의 악화를 감수하면서 대북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거죠.

두 번째 그룹은 북한에 불만이 있더라도 북한은 중국의 지정학에서 여전히 중요한 완충지대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미국이 한국 및 일본을 도움을 받아 아시아로의 귀환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우호적인 북중관계를 유지하느냐의 여부는 동북아의 전략적 태세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거죠. 한마디로 미워도 함께 가야 한다는 겁니다.

세 번째 그룹은 북중관계를 '정상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북한을 완충지대와 이념적 동맹으로 보는 전통적 시각과 북중관계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는 강경론 모두 문제가 있다며, 양국관계를 필요와 이익에 따라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북한이 중국의 이익을 존중하면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킬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양국관계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런샤오 소장은 이러한 논쟁의 근본적인 질문은 "북한이 완충지대냐, 시한폭탄이냐", 혹은 "전략적 자산이냐 부담이냐"에 있다고 진단합니다. 전략적 자산(완충지대)라면 북한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강해지는데, 예를 들어 대만과의 양안 분쟁 발생 시 북한이 중국의 우방국으로 있으면 미국의 힘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는 거죠. 반면 반대론자들은 "북한을 완충지대로 보는 것은 군사적으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북한은 오히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라고 반박합니다.

최근 한반도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위기에서 대화로의 반전은 기대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남북관계의 마중물이라는 개성공단 사태가 잘 보여주듯, 박근혜 정부의 경직된 태도와 북한의 유연성 부족은 여전합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하고요. 얼마 전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한 일본의 아베 신조도 선거에서 이겼으니 북한과의 대화에 큰 흥미를 못 느낄 겁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중재력도 역부족이고요. 휴가철이 지나면 8월 하순부터 또다시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포커스가디언(UFG)이 실시되는데요. 이 훈련과 북한의 반발이 맞물려 또다시 위기가 도래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언제쯤 신이 나고 즐거운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지 저도 갑갑합니다. 그래도 힘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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